세계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16 여명의 한국 작가를 통해 그들의 작품 속에 숨겨진 한국 현대미술의 뛰어난 문화 유전자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된 태광그룹 산하 선화예술문화재단의 '황금 DNA: 한국 현대미술 연속 기획전' 네 번째 무대 '김혜련·전준호'의 2인전이 서울 신문로 흥국생명빌딩 3층에서 6월 21일 막을 올렸다. 이번 전시는 2013년이 한국전쟁 정전협정 60주년이라는 시의성을 고려해 '끝나지 않는 전쟁, 60년'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관람객들을 찾는다.
'동쪽의 나무'를 선보인 김혜련 작가는 독도를 여행한 후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독도를 또 다른 형태의 분단 상처로 보고 이를 그림으로 해석했다. DMZ(비무장지대)를 소재로 한 작품에는 DMZ와 철책선의 을씨년스러운 모습과 이를 치유하고픈 작가의 마음을 동시에 담았다. 남북을 가르는 경계인 철책선은 한국의 분단 상처로 해석, 깊게 패여 화폭 위에 날카로운 칼자국으로 남겼고 다시 작가는 철책선을 한 땀 한 땀 바느질을 해가며 그 상처를 봉합했다.
반면 전준호 작가는 지구상에서 유일한 분단의 상처를 갖고 있는 한국의 상황이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며 그 상처로 여전히 남아 있다는 전제로 작품을 표현한다. 첫 번째 작품 '형제의 상'은 3D애니메이션으로 53초 동안 전쟁기념관에 있는 조형물인 서로 끌어안고 있는 국군과 인민구 형제의 상을 등장시킨다. 하지만 영상에서는 서로 떨어져 있는채 왈츠 음악에 맞춰 각자 춤을 춘다. 60년간 휴전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남과 북 형제들이 서로 만나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을 감성적으로 풀어냈다. 두 번째 작품 'Welcome'은 13분 2초의 디지털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13여 분 동안 작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할리우드 대형 간판처럼 백두산에 WELOCOME이라는 간판을 설치하던 북한의 헬기가 알파벳 배열을 잘못하는 어이없는 실수로 추락하고, 이로인해 주변 풍경이 모두 불타버리는 상황을 보여준다. 폐쇄적인 북한에서 WELOCOME이라는 간판을 설치하는 아이러니한 상황과 작은 실수로 모든 것이 전소되는 허무함으로 현 북한 사회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재단의 채문정 큐레이터는 "분단 국가의 현실을 회화와 영상으로 적절히 표현한 작품들이 선보여진다. 작품을 보면서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다시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전시를 설명했다. 오는 8월 14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일주학술문화재단www.iljufoundation.org과 선화예술문화재단www.seonhwafoundation.org의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