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가에 놓인 친숙한 책들과 차 한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생생한 모습이 가득 담긴 화면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눈에 너무 익어서 마치 사진을 펼쳐놓은듯 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다. 하지만 이 그림들은 김고은(28) 작가가 그려놓은 일기장의 한 페이지같은 여유로움이 가득한 장면들이다.
일상에서 자주 보던 사물들을 그려낸 작품들이 서울 관훈동 더 케이 갤러리에 7월 3일부터 세상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복잡한 세상을 마주하던 관람객들도 작가의 작품을 바라보면, 우리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생활속의 여유를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김고은 작가는 "그냥 지나칠 수도 있는 사소한 것들이지만 빛이 느껴지게 표현함으로 어떠한 공간, 환경에도 빛이 항상 존재하고 공존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전시를 통해 선보이는 책 시리즈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책을 통해 표현한 것이다. 하나의 주제를 정하고 각각의 책들을 모아 화면안에 배치했다.
빛과 공간을 표현하는 작가에게 사물들이 놓여진 위치와 빛에 따라 변화하는 이미지의 형태는 새로운 공간을 만들어내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여기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는 어두운 내부일지라도 창이나 문을 통해 들어오는 빛으로 인해 공간이 밝아지는 자연스러운 이치를 잊고 살았던 우리들에게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느껴보는 시간을 만들어준다. 전시는 7월 9일까지. 왕진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