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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진화랑에 놓인 7억대 ‘노란 호박’

예술과 사회의 경계를 넘어 소우주에서 대우주까지 생기를 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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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5호 왕진오⁄ 2013.12.02 11:18:28

서울 통의동을 지나는 이들의 눈을 사로잡는 명물로 통하는 '노란 호박'은 무려 7억 원대를 호가하는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이다. 진화랑 건물 밖에 설치되어 있어 이곳을 상징하는 아이콘처럼 여겨지고 있다. 우리나라에 처음 쿠사마 작품을 소개한 진화랑 설립자 고 유위진 회장은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일 미술교류를 주도했다. 지난 2000년부터 여섯 차례나 쿠사마 전시를 열어 이곳은 명실공이 쿠사마 작품의 메카가 됐다. 쿠사마 작품은 일명 '땡땡이 호박'그림으로 불린다. 원화든 판화든 이 그림 하나쯤은 소장하고 있어야 진정한 컬렉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관심은 폭발적이다. 쿠사마 야요이(84)는 1957년 홀로 미국으로 떠나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확장시킨다. 무한의 거물망을 주제로 한 모노크롬회화나 천이나 가구, 보트 등 표면을 덮어씌운 'Soft Sculpture'의 창시자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1960년대의 인스톨레이션과 퍼포먼스의 선구적 활동에 의해 쿠사마의 이름은 미술계 뿐 아니라 일반인에게 널리 알려졌다.

1977년 일본으로 돌아온 그는 나이 48세부터 현재까지 정신병원에 입원한 상태로 병원에 쿠사마 스튜디오를 만들어 작품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1989년 뉴욕의 국제현대미술센터 개관 기념으로 개인전이 개최됐고 1993년에는 베니스 비엔날레의 일본대표로 선정돼 1998∼99년 대규모 회고전이 개최됐다. 쿠사마는 시종일관 자기 자신의 마음에 끓어오르는 비전을 갖고 예술과 생활 혹은 예술과 사회의 경계를 넘어 소우주에서 대우주까지 모든 것들이 눈부신 생기로 가득찬 세계를 회복하려고 하고 있다. 그 예술은 사회나 환경이 철저하게 세분화 혹은, 제도화 되어 버린 현대에 있어서 절대로 분할될 수 없는 사랑, 생명, 우주라고 하는 것에서도 우리들의 눈을 열게 해준다.

최근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그의 전시에는 33만 명이 찾을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진화랑이 11월 27일부터 내년 1월 30일까지 '쿠사마 야요이를 위한 경이'(Hommage for YAYOI KUSAMA)전을 연다. 쿠사마에 대한 오마주를 드러낸 전시이다. 그의 판화 20여점을 비롯해 국내 작가 박현수와 이승오, 임안나, 임지빈, 지호준 등이 쿠사마의 호박을 주제로 자신들이 해석한 작품을 선보인다. 박현수는 쿠사마의 땡땡이 무늬에 착안해 자신의 작업에 사용하고 있는 조약돌의 이미지를 화면에 등장시켰다. 이승오는 각가지의 종이를 모아 붙이고, 썰고, 다시 붙이면서 소멸과 탄생의 순간을 만나는 찰나를 캔버스에 옮겨 놓는다. 이번 전시에는 진화랑 건물 밖에 놓인 쿠사마의 대형 호박 작품을 종이의 결을 통해 자유로움을 표현했다.

사진가 임안나는 전쟁의 아이러니함에 대한 시리즈와 여성과 전쟁의 아이러니에 주목한 작업에서 모티브를 잡고 패러디 쿠사마의 인물을 자신의 시리즈에 담은 작품으로 그녀에 대한 감성을 드러냈다. 임지빈은 흙으로 작업해서 석고로 틀을 만들고 그 안에 FRP(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를 발라 형태가 나오면 사포질을 하고 색을 칠하는 작업으로 작품을 만든다. 쿠사마 오마주전에는 그의 대표적인 칼라인 붉은색을 테마로 베어브릭과 함께 전시장을 꾸몄다. '쿠사마 야요이를 위한 경이'전은 미국, 유럽 등 세계 각지의 유명미술관에서 회고전이 개최되고, 명품브랜드 루이비통과의 대규모 콜라보레이션 작업으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는 한 작가를 조명하고 그에 창의성에 대한 다양한 의미 해석을 엿볼수 있는 전시로 받아들여진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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