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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방가르드의 아이콘 앤디 하퍼의 ’더 엔젤 오브 히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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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왕진오⁄ 2013.12.08 15:51:27

"내 삶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있어, 이론적으로 설명하기에는 복잡하다. 심도 있는 소통을 하고 싶어서 머릿속에 담은 것들과 지난 2년간의 시간의 기록을 보여주려 한다." 사진이나 회화를 재해석한 작업을 통해 추상적 작품을 선보이는 영국출신 앤디 하퍼(Andy Harper) 가 무형의 질서 속에 색채와 붓 터치가 얽혀 들어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회화 15점과 영국의 문화 페스티벌인 '2012 래티튜드 어워즈'(Latitude awards) 미술부문 수상 작품을 포함한 설치작품 3점을 서울 서초동 더 페이지 갤러리에서 공개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하퍼의 작품 속에서 보이는 세계는 현실 속에 존재 하지 않는 작가가 창조해낸 심연의 세계이며 인간의 삶이 통제를 벗어난 모습이다. "내 작업은 쉬운 것이 아니다. 지난 작품에 비해 많은 아이디어를 접목시켰다. 추상회화인 작업의 성격 때문에 식물을 연상하기보다는 뭉뚱그려 상상의 여지가 많은 작업으로 관점이 옮겨온 것이다" 하퍼가 지난 2011년 한국에서 전시를 통해 보여준 작업은 기존에 존재했던 이미지들을 재해석한 것들이 많았다. 그의 작업방식은 회화를 창조하는 행위의 본질을 보여주는 직관적인 부분과 세심하게 통제된 기술력을 동시에 선보인다. 명상을 통해 구도를 창작해 내고 독자적인 테크닉으로 그 결과물을 표현하는데, 이는 명상 속의 추상적 세계와 회화 기술을 통해 보이는 구상적 세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그의 손이 지나간 자리는 유기적으로 자라나는 식물처럼 발전해 생명을 얻은 듯 모습을 드러내며, 무한히 증식해 뻗어 나가는 창조력은 작가 스스로 만들어낸 화면 안에 갇혀 시각적 언어로 해석된다. 하퍼가 생각하는 시간의 의미는 작업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각 요소의 연관이 있게 되는 것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작업을 하게 되면 기억이라는 것 때문에 연계성이 존재한다. 각 기록은 다른 시간의 기록이지만, 결국은 연관이 되는 것 아닌가"라는 작가의 말처럼 개인의 감각적 기록이라는 의미를 부여한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카니발'은 작품으로 완성되기까지 5일이 걸렸다고 한다. 하지만 5일 간의 시간을 그린 것이 아니라, 모든 시간이 담기게 된다는 것이다. 자신이 바라본 시간은 현재의 이미지일 뿐 그 존재가 거쳐 온 과거와 당시의 보지 못한 기억들까지 한데 모여 있는 것이라는 의미이다.

앤디 하퍼는 "관객들이 내 그림을 보고 어느 하나에 집중하여 기억하는 것보다, 내가 작업한 기간, 즉 내 영혼이 담긴 것에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며 "어느 한 것도 규정하기 어려운 현대사회에서 현대미술은 더 많고, 다양함이 존재함을 이야기 하려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또 "내 작품에 마치 액체가 흐르듯 다양한 생각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추상화처럼 고착화되기보다는 각 몸체가 분리되어 있지만, 각 몸체에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흐름을 기억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미술명문 골드스미스 대학원의 교수로 재직 중인 앤디 하퍼는 런던 왕립미술대 (Royal Academy of Art)를 졸업하고 인간의 내면 속에 담겨 있는 예술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고 그것을 캔버스 표면 위에 옮기는 작가이다. 특히 회화에 대한 이론적이고 사조적인 이해와 연구는 학자로서의 자질을 보여주며 이를 순수한 회화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는 예술가로서의 천성을 보여준다. 12월 5일부터 2014년 1월 26일까지 서울 서초동 더 페이지갤러리에서 진행되는 ‘The Angel of History'를 통해 작가는 자신이 연구 하는 회화의 본질과 회화의 발전 그리고 그가 표현하는 인간 내면의 세계와 그것을 통해 발현하는 회화의 세상을 선보인다. 자신의 틀 안에 갇히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운 스타일을 추구 하되 자신의 본질을 고스란히 담아낸 이번 신작들은 앤디 하퍼가 안주하기보다 실험정신과 연구에 힘쓰는 예술작가 본연의 모습에 충실함을 보여준다. ☎02-3447-0049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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