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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경매시장 가봤더니…]‘전두환 컬렉션’ 100% 낙찰 “침체 미술시장 견인하나?”

경매사상 초유의 기록 갱신…전반적 실적은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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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8호(송년) 왕진오⁄ 2013.12.23 14:23:09

"이 작품 팔리겠습니다. 2억5000만원에서 시작해 3000만원씩 올라갑니다. 6억5000만원 받았습니다. 6억6000만원 부르시는 분께 기회가 넘어 갑니다." “세 번 호가하고 마무리 하겠습니다.” 객석의 웅성거림을 뒤로 하고 “6억6000만원" 경매사가 낙찰을 알리는 망치를 내려쳤다. ‘전두환 컬렉션’의 대표작품으로 꼽히는 이대원 화백의 ‘농원’이 새 주인을 찾는 순간이었다. 12월 18일 오후 세간의 관심을 모은 서울옥션의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경매에서 김현희(31) 경매사의 떨리는 목소리가 장내를 긴장시켰다. 열띤 경합 끝에 당일 경매 최고 낙찰가인 6억6000만원을 기록하며 낙찰률 100%, 낙찰총액 2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 12월 11일 K옥션에서 진행된 ‘전재국 컬렉션’ 경매도 낙찰총액 25억7000만원을 기록하며 두 차례 연속 100% 낙찰이라는 경매사상 초유의 기록을 세웠다. 600여 점의 압수 미술품은 대부분 치열한 경합 끝에 추정가를 뛰어넘는 가격으로 새 주인을 만났다. 서울옥션 이학준 대표는 "예상 낙찰 추정총액은 17억5000만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2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일명 전두환 컬렉션으로 불리는 경매 작품 201점은 53억4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명성에 걸맞게 한해를 마무리 하는 미술계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했다.

올 한해 미술계를 얼어붙게 한 6000만원 이상 미술품 거래시 양도세 부과로 인해 더욱 침체된 시장이 이번 경매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화랑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는 반짝 효과에 불과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저축은행 부실대출사건에 이어 올해에는 대기업 비자금 조성과 전재국 그림거래 관련 대형 화랑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그야말로 세무조사에다 검찰수사까지 받을 수 있다는 말들이 화랑가에 번졌기 때문이다. 전년도 시장실태를 조사해 다음해 연말에 발표하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정재왈)의 '2012년 국내미술시장실태조사'에 따르면 2012년 미술시장 규모는 4405억원으로 2011년 대비 6.7% 감소했다. 화랑은 전년대비 7.1% 감소한 2751억원, 아트페어는 9.5% 감소한 420억원으로 나타났다. 반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인 경매는 전년대비 9.0% 증가한 852억원으로 나타나 시장의 감소폭을 상쇄했다.

서울옥션·K옥션 연간 판매액 44.5% 증가 화랑시장은 2012년 연간 작품판매 실적이 없는 화랑이 124개로 나타나 2011년 대비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2년 신규 화랑이 70여개 증가했지만 폐업하거나 영업을 중단한 화랑이 50여개로 중소규모 화랑의 운영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경매시장은 연간 매출액 50억 원 이상 규모 2개사인 서울옥션과 K옥션의 연간 작품판매금액이 44.5% 증가한 636억원을 기록해 전체 경매시장 증가세 9.9%를 견인했다. 하지만 연 매출 10억원 미만인 9개 소형 경매회사는 2011년 280억원에서 118억원으로, 평균 31억 원에서 13억원으로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규모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한편, 아트페어 시장은 전체적인 감소세 가운데 중저가 작품이 주로 거래돼 성장이 두드러졌다. 2011년 366억원에서 312억원으로(판매 작품 수는 4028점에서 4127점으로 소폭 증가) 감소세를 나타냈다. 이번 결과는 2013년 미술계 실태 조사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화랑가에서 느끼는 실질 경기는 영하의 추위보다도 더 긴 빙하기를 벗어나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다. 화랑가는 요즘 고객의 전화벨이 울리지 않은지 오래되고, 헐값에 사려는 중간상인들만 몰려들고 있어 실질거래 끊겼다. 당분간 큰 손들의 발걸음은 화랑을 떠나 손쉽게 미술품을 구매할 수 있는 경매시장으로 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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