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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 - 아트 앤 쿡]미술을 담은 그릇, 미술에 담긴 그릇

일상의 용기에서 받은 영감을 시각화한 예술체취 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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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0호 왕진오 기자⁄ 2014.01.06 13:27:11


▲강지연, in the memory prcelain, 150x150x90cm, 150x150x220cm, 150x150x350cm, 2011


[서울=CNB]왕진오 기자 = 사람이 생존하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당연 음식일 것이다. 미술에서 '음식'은 때로는 욕망으로, 때로는 신께 올리는 제물로, 팬시한 장식품으로…. 다양한 시각과 방법으로 존재한다. 음식을 담는 용도가 아닌 그릇, 기물까지 포함하면 더 많은 작가들의 시각을 볼 수 있다.
1월 22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본관 지하 1층에 미술 속에 표현된 음식, 식재료를 이용한 미술작품들이 가득 채워진다. 이들 작품들은 일상에서 늘 마주하던 용기들을 작가들이 어떠한 영감을 받고 어떻게 시각화시켰는지 볼 수 있는 전시다. 중견작가에서부터 신진작가에 이르기까지 음식물을 담는 용기, 음식을 만드는 조리기구들에 대한 재해석을 엿본다.
지난 2006년 '상상레시피', 2011년 '맛있는 미술'에 이어 ART&COOK 세 번째 시리즈인 이번 전시는 음식을 담아내는 용기에 초점을 두었다.

▲강수현, September Still Life 2010 Single Channel video, Loop


'음식을 먹는다'는 표현이 음식이 아닌 다른 행위에 쓰일 때가 있다. 영어단어를 외울 때 사전을 씹어 먹는다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책은 마음의 양식이라고 하기도 하고, 욕을 듣는 것이 아니라 먹는다고 하기도 하고, 등등…. 먹는다의 표현은 참으로 다양하다.
강지연, 이영호, 정연택, 이창화, 양유완, 김현주, 황현승, 신효순, 임선미, 김신혜, 방명주, 노세환, 우주연, 신동원, 주세균, 유의정, 오혜선 등이 참여한 이번 전시는 회화, 도자기, 사진 등 다양한 매체로 표현된 무엇인가 담을 수 있는 그릇과 용기에 대한 이야기이다. 현대미술의 각기 개성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모았지만 거대 담론보다는 작가들의 체취가 느껴지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전시이다.

▲노세환, 자장면집액자, 아카이벌 피그먼트 프린트(사진), 목재와플라스틱그릇(설치), 가변설치, 2013

예로부터 음식을 담아내는 공예품은 예술작품으로 인식되어 왔으며 현재에 이르기까지 전통공예품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있다.
이러한 공예품들은 감상용으로 혹은 투자용으로 인식되어져 왔다. 그러나 주방에 대한 인식이 구성원들의 소통의 공간으로 변화되고 가고 있는 요즘, 많은 공예품들이 미술적인 혹은 디자인적인 요소를 겸비하여 소개되고 있다.
주세균 작가는 '전통'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현재의 불안함과 불완전함이 시간이 지나 미래의 '전통'이 된다면, 불완전함의 테두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간다는 생각으로 검은 흙으로 만들어진 항아리를 흰색 분필로 칠하는 작업을 선보인다.

 

▲주세균, Tracing Drawing 68, 도자기 위에 연필드로잉(pencil drawing on ceramics), 25x25x44.5cm, 2012

공예의 재발견, 모든 것이 미술이다
일상에서 우리가 항상 접하는 주방을 소재로 이를 설치, 회화, 사진, 미디어로 해석하는 공간에는 주방의 모든 것이 미술이 되는 것을 보여준다. 또한 현대인의 소비와 욕망에 대해 은유적 비꼼과 경각심을 함께 일깨워주고 있다.
신동원 작가는 주방에서 음식을 담아내는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그릇들이 고유의 기능과 역할을 잊고 화면 혹은 공간의 주인공이 되는 것에 주목했다.

▲신동원, watering, porcelain, 105 x 185cm, 2009-2013

공간 설치 작업을 통해 생활 오브제들에게 생명력을 부여하고 좀 더 그들이 하는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자 했다. 이를 통해 도자 정물화의 개념을 넘어 서서, 오브제 스스로 끓어 넘치거나 물방울이 흩날리는 것 같은 상상 속에서만 가능한 이야기 구조를 부여해 평면과 입체가 공존하고 조화를 이루는 살아 숨 쉬는 정물 설치작업으로 발전시켰다.
이번 전시는 아트는 좀 낯설게 느껴져도 쿡은 친숙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아트 앤 쿡'에서 재미와 작은 즐거움을 느끼며, 관람객들에게 이 작가의 생각은 이러저러하고 그래서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지 한번 생각해 보라는 물음을 던져준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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