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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뉴스]김아타 “세상의 이치 담은 도덕경이 솜사탕 됐다”

인달라 시리즈 상징, 6년 만에 개인전 ‘RE-ATTA: Part I - On-Air’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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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1호 왕진오 기자⁄ 2014.01.13 15:00:47

▲김아타 작가


[서울=CNB]왕진오 기자= 2000년 이후 국제무대를 중심으로 활동해온 작가 김아타(58)가 도시를 찍은 ‘8 hours 시리즈’, ‘인달라(Indala)시리즈’, ‘아이스 모놀로그’시리즈를 가지고 1월 9일부터 2월 7일까지 서울 313아트 프로젝트에서 6년 만에 개인전 ‘RE-ATTA: Part I - On-Air’ 을 마련한다.
이번 전시는 독창적이고 진실된 그의 작품세계 전체를 재조명하기 위해 앞으로 2년 동안 3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의 첫 번째 전시이다.
뉴욕을 촬영한 1만 컷의 사진을 중첩해 완성된 최종 이미지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회색 모노톤이다. ‘인달라 시리즈’를 상징하는 이 작품은 ‘온 에어 프로젝트’의 대미다.
‘인달라’는 ‘인드라넷’과 같은 말이며, 우주의 모든 것은 그물처럼 얽혀 관계한다는 말이다. 작가는 인달라 시리즈에서 논어, 도덕경, 반야심경 등 경전의 글자 하나하나, 서양미술사 대가들의 작품 한 점 한 점, 그리고 세계 주요 도시의 모습을 주제로 삼았다.

▲ON-AIR Project 110-9, The New York Series, Park Avenue, eight-hour exposure, 2005, Chromogenic print,188 x 248 cm, ⓒattakim studio 2014.


하지만 그 사진 속에는 물리적으로 1만 컷 사진이 들어가 있으며, 그 도시의 거리와 건물들과 사람들과 사건들이라는 엄청난 정보가 기록되어 있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회색의 이미지 속에 녹아 있는 수많은 사건들과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또, 노자 도덕경의 5290자를 한 자, 한 자, 집자 하여 하나씩 포개어 놓은 이미지 역시 아무 것도 없는 추상화 같다. 작가는 결과물로 나온 이 작품에 대해 “세상의 이치를 다 담고 있다는 도덕경이 솜사탕이 되었다. 나는 비로소 천근 무게의 도덕경에서 해방 되었다”고 말한다. 같은 방법으로 작가는 논어의 1만5817자, 반야심경의 260자를 집자해 하나로 포개는 작업을 했다.

▲ON-AIR Project 153-2, The Monologue of Ice Series, Parthenon, 2008, Chromogenic print,191 x 278 cm, ⓒattakim studio 2014.


작가는 이런 작업을 통해, 수많은 개체가 하나가 되어 소멸해 버리는 듯 하지만 사실은 각각의 정체성을 가진 채 관계하는 것을 보여 주고자 한다. 그래서 더욱더 ‘인달라 시리즈’는 그의 철학이 가장 잘 담겨 있는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그의 또 다른 대표적 시리즈인 ‘아이스 모놀로그’는 ‘영원’을 상징하는 역사적 의미를 가진 조형물들을 얼음조각으로 만들고 그 조각이 녹아 들어가는 과정을 촬영한 것이다. 
작가는 그리스 아테네의 아크로폴리스 언덕에 있는 파르테논 신전을 1/15 크기의 얼음으로 재현했다. 석 달 동안 얼음조각을 만들고, 그 웅장한 조각이 녹아 들어가는 한 달 동안의 과정을 지켜보며 사진으로 담았다.

논어의 1만5817자, 반야심경의 260자 집자 작업 완성
그의 아이스 모놀로그 작품은, 물이 얼음이 되었다가 다시 물이 되는 당연한 과정이 장엄하게 펼쳐질 수 있다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가 본 것은 무엇이고, 남은 것은 무엇인가? 모든 것은 결국 사라진다”와 같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김아타는 “모든 존재는 생멸(生滅)한다. 온 우주에 생멸하는 법을 거스를 존재는 없다”는 주제를 표현한다.
이번 ‘RE-ATTA, Part I: On-Air’에서는 ‘온 에어 프로젝트’시리즈의 대부분을 감상할 수 있다. 전시장에는 대작과 소품을 합해 40여점 정도가 전시된다. 

▲ON-AIR Project 051, Couples, Fifteen Couples, 2004, Chromogenic print, 188 x 233 cm, ⓒattakim studio 2014.


2006년 세계 최고의 사진 미술관인 뉴욕 ICP(Interna tional Center of Photography)에서 동양인 최초로 개인전을 열었고,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 초청 특별전을 가졌다. 국내에서는 2008년 로댕갤러리(현 플라토미술관) 전시 이후 6년 만에 처음 하는 개인전이다. 
‘RE-ATTA’전을 통해 관객들은 지난 6년간 은둔한 채 작업에만 몰두하고 있었던 김아타를 오랜만에 만나고 그의 작품세계를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김아타는 1956년 거제에서 출생했다. 세계적 권위의 사진집전문출판사인 뉴욕의 Aperture Foundation에서 한국인 최초로 2004년에 사진집 ‘The Museum Project’를 발간(2004)했다. 2006년에는 뉴욕의 세계적인 사진미술관인 ICP(International Center for Photography)에서 동양인 최초로 개인전을 하면서 세계 사진의 역사에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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