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7호 송행근 중국문화학자⁄ 2014.02.24 11:29:22
아들과 함께 잉글랜드 프로축구(EPL) 경기를 시청했다. 뜬금없이 아들이 “중국의 어떤 부자가 사우스햄튼 구단을 인수한다네요. 중국인이 정말 그렇게 돈이 많아요” 라고 물었다.
지난 1월 중국 최고 갑부인 왕젠린(王健林) 다롄완다(大連萬達)그룹 회장이 1억 7500만 파운드(약 3056억원)에 프리미어리그 중위권팀 사우스햄튼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중인 것을 들은 모양이다.
이런저런 모임에서 중국 부자에 대한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핵심은 중국부자의 수가 우리나라 인구만큼 되고, 그들은 엄청난 돈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다. 이 같은 질문은 중국인들이 제주도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언론보도 이후 부쩍 많아졌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정말 난감하다. 솔직히 말하면 우리가 너무 중국을 모르는 채 중국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 때문이다.
중국에서 얼마를 가져야 부자이고, 그 수는 몇 명일까? 지난해 약 30여명의 대학생들한테 물었다. 그들은 약 100조 원에서 1조 원정도 있어야 중국부자라고 대답했다. 참고로 2012년 4월 조선일보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부자의 기준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도했다. 그 보도에 따르면 부자의 기준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이었다.
어떤 기준으로 중국부자를 규정하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르겠지만 중국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많지 않고 그 돈의 액수도 크지 않다. 중국에서 크게 부자는 600만 위안(약 10억 원)이상을 가진 사람으로 볼 수 있지만, 좁은 의미로는 1000만위안(약 18억 원)이상을 가진 사람을 말한다. 다시 말해 600만 위안 이상을 가진 사람을 ‘고소득층’, 1000만위안 이상을 가진 사람을 ‘부자’라고 말한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에서 600만 위안 이상을 가진 고소득층은 280만 명이고, 1000만위안 이상을 가진 중국부자는 105만 명이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나라 인구만큼 중국부자의 수가 많다거나 적어도 1조 정도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중국에서 부자라고 할 수 있다는 인식은 과장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의 과장은 우리에게 중국부자에 대한 정보가 적고 그들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 부족에서 비롯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한·중수교가 이루어진지 올해로 21년이 된다. 그동안 한국과 중국은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바탕으로 눈부신 발전을 하였다. 양국의 연간 교역액은 3000억 달러에 이르고 연간 항공기가 500여 편 이상이 뜨고 질 정도로 밀착돼 있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는 중국에 대해 모르게는 게 너무 많고 알아야 할 것도 참으로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