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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미술관 밖으로 나온 예술, 일상에서 시민과 마주하다

제4회 APAP, 지난 10년 간의 성과 돌아보고 새로운 대안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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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2호 안창현 기자⁄ 2014.03.31 13:30:38

▲배영환, ‘사라져가는 문자들의 정원’, 김중업박물관, 4회 APAP 영구설치작품. 사진 = APAP


국제공공예술축제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이하 APAP)가 올해 4회를 맞는다. 특색 없이 개최되는 국내의 수많은 국제미술행사 중에서 APAP는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꾸준히 개최되는 몇 안되는 미술축제일 것이다.

“이번 4회 APAP는 공공예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진단하고, 이를 드러내 공공예술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여러 전문가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다. 그래서 대형 신규 작품 설치에 주력하기보다 기존의 작품을 재정비하고, 공공예술을 다각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이번 APAP의 백지숙 총감독의 말이다. ‘퍼블릭 스토리(Public Story)’를 주제로 3월 28일 개막해 6월 8일까지 약 2개월간 진행하는 4회 APAP는 기존에 설치된 작품을 리-모델링(re-modeling)하고 리-스토리텔링(re-storytelling)해서 공공재로서 갖는 공공예술의 가치를 회복하는데 중점을 뒀다. 지난 10년간 공공예술에 주력한 축제의 과거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가능성과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려는 의지로 보인다.


APAP의 핵심 장소, 안양파빌리온과 김중업박물관

새로운 작품을 설치하는데 급급한 공공미술행사에서 벗어나 공공예술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사후 관리, 유지 보수, 그리고 시민과 작품 간의 관계 회복 등에 대한 화두는 이번 축제에서 기존 작품을 다시 활용하고 새로운 맥락 안에 위치시키는 노력으로 이어졌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의 공공예술 전문도서관을 개관하고, 공공예술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투어 프로그램 개발 등 공공예술에 대한 다양한 정보와 관점을 관객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해 눈길을 끈다. 특히, 디지털 아카이브는 작품의 정보 전달 수준을 넘어 장소, 제작년도, 주제, 작가, 키워드 등이 구체화되어서 APAP의 역사와 방대한 자료를 인터넷 홈페이지(apap.or.kr)에서 쉽게 만날 수 있게 했고, 자료의 원본이나 실물은 안양파빌리온 내 프로젝트 아카이브에 비치했다.

이번 APAP는 ‘퍼블릭 스토리’라는 큰 주제 아래 ‘모두를 향한 지식’, ‘각자를 위한 이야기’, ‘서로를 통한 듣기’라는 슬로건으로 총 27개 팀의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해 24개의 신작을 포함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대부분의 작품과 프로그램은 공공예술전문센터인 안양파빌리온과 안양예술공원에 새롭게 개관한 김중업박물관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4회 APAP 개막과 동시에 개관하는 김중업박물관은 한국 건축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유유산업 공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이다. 또한 이곳은 안양시(安養寺)의 이름이 유래했다고 전해지는 안양사의 터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하겠다. 김중업박물관은 APAP가 진행되는 동안 참여 작가들의 작품이 설치되고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 등 메인 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안양파빌리온 역시 전시 개막에 맞추어 다양한 창작 워크숍과 APAP 아카이브와 연동되는 전시를 선보여 한층 다변화된 공공예술의 경험을 제공할 예정이다.

▲오노레 도, ‘보물과 역사, 운명으로 통하는 입구와 다리 그리고 비법을 찾아 성스러운 광야를 헤매다’, 4회 APAP 임시설치작품. 사진 = APAP


한편, 공공예술 프로젝트가 왜 전시의 형태로 보여져야 하는지에 대해 백 총감독은 “이번 전시는 지난 APAP가 만들어 온 다양한 형태의 공공예술 활동들을 분류하고 정리해보는 폴더이자, 다른 방식의 공공예술 지평을 실험해 본 4회 APAP에 대한 결과물을 선보이는 쇼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이것은 전시라는 형태의 또 다른 프로젝트이다”고 설명한다.

다양한 국적의 참여 작가들에 의해 이번 축제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작품들 또한 풍성하다. 이들 작품은 안양 곳곳에 포진되어 있는 지역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을 작품의 영감으로 삼음으로써 공공예술이 지닌 본연의 기능과 가능성을 확장하는 것은 물론 현대미술과 공공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되는 에피소드들이 시, SF적 영상, 모션 필름, 퍼포먼스, 드로잉 등으로 다채롭게 펼쳐진다.


폴린 올리베로스, 후지코 나카야 등 세계 거장들의 국내 방문 

이번 APAP에는 ‘존 케이지 상’(2012)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현대음악의 거장 폴린 올리베로스가 이끄는 ‘딥 리스닝(Deep Listening)’ 워크숍을 통해 안양시민들과 일반 참가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공동 소리 창작의 과정이 공개되며, ‘안개조각가’로 유명한 일본의 후지코 나카야가 천년 전의 안양사 터에서 안개로 연출되는 신비로운 작품을 또한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앤소니 맥콜(영국), 그라이즈데일 아츠(영국), 컨플릭트 키친(미국)의 작품이 국내에 처음 소개되며 이 외에도 배영환, 송상희 등 국내 유명 작가들의 신작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APAP를 주최하는 안양문화예술재단의 노재천 대표이사는 “이번 4회 APAP는 지난 APAP를 되돌아 보는 동시에 공공예술이 나아가야 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APAP를 통해 관람객들이 공공예술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예술인들뿐 아니라 공공을 위한 문화 축제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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