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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종 공공미술 이야기]공공미술 숨쉬는 도시재생, 커뮤니티 결속력 강화하자

도시재생은 물리적 공간과 환경, 콘텐츠와 프로그램 등을 모두 포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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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2호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2014.03.31 13:37:57

서울시는 창신·숭인지역 도시재생 선도구역 신청을 위한 주민공청회를 3월13일 오후3시 종로구 지봉로5길 종로구민회관(옛 종로구 창신동 222-8번지) 2층 대강당에서 개최했다. 신청 대상지는 창신·숭인 뉴타운 해제지 중 종로 북측으로 옛 창신1동 북측과 창신2·3동, 숭인1동 일대다.

이번 주민공청회는 시가 창신·숭인지역을 국가지원의 도시재생 선도구역(근린재생형)으로 국토교통부에 신청하기에 앞서 형식적으로 주민과 전문가의 의견청취를 듣는 자리였다. 도시재생 선도구역이 되면 근린재생형 사업의 경우 1개 지역당 200억원 (국비 100억, 시비 100억)이 지원된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4년간이다.

국토부는 전국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도시재생이 시급한 지역 11곳(도시경제기반형 2곳, 근린재생형 9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선정되더라도 건축허가 제한 등 재산상 규제사항은 없다.

지금까지 문래동과 통의동, 누하동, 이태원동, 창신동 등 최근 3∼4년 동안 많은 도시재생 프로그램들이 이뤄졌다. 정보디자인과 공익광고, 마을 미술, 마을 축제, 다원 미술, 공공미술들의 이름으로 다양한 기관의 후원과 기업의 협찬으로 예술가와 건축가, 그리고 다양한 업자들에 의해 시행되어왔다.

근래 들어 뉴타운 개발의 연쇄 무산으로 지금 서울시는 급속한 도시재생의 광풍에 휩싸였다. 건설과 건축, 조경, 디자인, 미술업계는 모두 도시재생의 패러다임에 휩싸였다. 굴지의 상업 갤러리들도 서브컬처 잡지를 헐값에 인수해 다른 이름으로 지역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형식으로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슬며시 진입하고 있다. 

너도나도 도심 재생과 공공미술 전문가를 자처하며 정부와 기업을 상대로 화려한 재기를 꿈꾼다. 그러나 과연 도시 재생의 핵심인 일상의 고찰과 현장 조사를 얼마나 심도 있게 연구해왔는지는 며느리도 모를 것이다.

도시는 물리적 공간 환경과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문화적으로 형성되는 고유성, 역사성, 정체성, 그리고 다중성을 띤 지리적 실체이다. 그렇기에 도시를 재생한다는 것은 물리적 공간과 환경, 콘텐츠와 프로그램, 사람과 커뮤니티 기획을 모두 포괄한다.

도시 재생은 도시공간을 사람들의 정신과 기억이 담긴 곳으로 만들어 감으로써,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닌 정서적, 정보적 문화공간을 건설해 도시의 장소성과 커뮤니티를 강화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도시 재생은 개인의 삶과 우리의 일상 그리고 현대 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고 기존의 사회 시스템과 인프라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다르다. 도시문화를 발전시키는 실천적, 생성적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고 건전한 도시문화를 파괴하는 퇴행적 패러다임이 될 수도 있다.

사실 우리는 인생이란 긴 여행에서 길을 잃어버리고 우연한 만남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생성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한다. 따라서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람과 환경이 우연한 만남을 갖는 것이 바로 도시의 순기능이고 그 만남을 통한 불가능한 교환 자체가 우리의 삶 그 자체이다.

‘공공 공간’에서 개개인의 존재와 그들의 목소리를 인정하는 것은 시민으로써 갖추어야할 덕목이면서 민주주의 체제 아래서 시민의 권리를 행사하는 근본 개념일 것이다. 사실 ‘공공 공간’은 자발적 방향 상실에서 많은 것을 교환 할 수 있는 장소이다. 시민들이 그곳을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고 누구에게나 열려있어 접근 가능한 공간으로 형성하는 것이 바로 공공미술이다.  

현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도시재생이라는 공허한 약속(Hollow Promise)이 아니라 공공미술을 통해 도시를 새롭게 발견하고 커뮤니티의 결속력을 강화하며 개인의 소외를 극복할 수 있는 도시 재생의 분명한 아젠더와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탈 중심적이고 네트워크화 된 세상에서 벌어질 질 수 있는 새로운 사회 운동이다.


창신·숭인지역 도시재생 선도구역 ‘눈길’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도시 재생의 실천 양태가 복합적인 공공미술의 양상으로 구조화되고 사회적인 합의로 의미화 될 수 있는 제도적 토대와 그것을 만들어내기 위한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우선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민관을 넘어 한국에서 벌어지는 사업은 즉각적이고 가시적 성과를 요구한다. 그러나 지속가능하고 도시 재생과 효과적인 공공미술의 기획은 그 실행과정보다 많은 프로세스와 노력 그리고 시간이 요구된다. 

사업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 주도 선도사업이 아니라 정책을 조율하고 제도를 개선함과 동시에 재야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전문가를 물색해야 한다. 단순한 사업 예산 집행은 악질적인 토건업자가 지역 커뮤니티나 도시 재생 전문가로 둔갑해 도시와 지역 그리고 문화 생태계를 멸종시키는 결과 초래한다. 

현재 건축과 디자인, 미디어 아트, HCI 학회 등 다양한 전문 분야와 서울대와 숭실대, 연세대 등 다양한 학교 기관의 교수진과 학생들 그리고 다양한 민간 연구소와 연구자들이 열약한 환경에서 묵묵히 도시 재생의 다각화된 전략과 공공미술의 방법들을 연구 실천 중에 있다.

현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양태를 조사하고 분석하는 연구자와 다양한 갈등과 충돌을 중재하는 전문가를 발굴 육성해야 한다. 도시재생과 공공미술 정책과 제도를 전문가와 시민들이 자생적으로 실천 가능하게 해야 한다. 아울러 지속가능하게 유지 관리할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하는 플랫폼 서비스의 개념으로 개선해야 한다.

- 장수종 MeTa Space Media Lab 연구소장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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