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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전시 - 오르세미술관展]서울서 만끽하는 파리의 삶과 예술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과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명작들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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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79호 왕진오 기자⁄ 2014.05.22 08:50:56

▲오르세미술관전에 전시된 카롤루스 뒤랑의 ‘앙포르티 후작 부인’ 초상을 관람객이 감상하고 있다. 사진= 왕진오 기자


(CNB=왕진오 기자) 인상주의 이후 새롭게 등장한 미술가들의 대표적 작품 175점이 5월 3일 한국 관객들을 찾았다.

클로드 모네의 후기 작품에서부터 폴 고갱, 빈센트 반 고흐, 폴 세잔과 같은 후기 인상주의 화가들과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들은 개성 넘치는 화가들의 내면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을 볼 수 있는 ‘근대 도시 파리의 삶과 예술, 오르세미술관展‘은 인상주의에서 태동하거나 혹은 그 반동으로부터 일어난 예술사의 새로운 움직임을 집중 조명하는 전시다.

1886년에 열렸던 인상주의 화가들의 마지막 전시는 서로 다른 이상을 품고 있었던 화가들이 제각기 다른 길을 걷게 되었던 양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자리가 됐다.

이 전시에 참여했던 조르주 쇠라의 작품은 회화에 있어서 새로운 도전이었다. 새롭게 등장한 화가들은 풍경에 대한 자연스러운 표현을 거부하고 이를 더 신비롭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그 해 폴 고갱은 야생과 원시를 찾아 처음으로 퐁타방으로 향하고, 빈센트 반 고흐는 파리로 왔으며, 폴 세잔은 1879년부터 엑상프로방스에 머물며 작업을 했다.

이들은 사실주의든, 자연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거부했다. 새 시대에 맞는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겠다는 열망으로 뭉친 피에르 보나르와 에두아르 뷔야르를 비롯한 동료들은 ‘예언자’라는 뜻의 ‘나비(Nabis)’파로 불렸으며, 전통적 원근법에 의문을 던지고, ‘원시적인 감각’을 추구하고자 노력했다.

오딜롱 르동과 상징주의자들은 작가 기욤 아플리네르가 주축이 되었던 새로운 예술적 움직임에 동참해 꿈과 무의식에 주목하고 전에 없던 전혀 다른 세계를 만들어 냈다. 앙리 루소는 독특한 상상력을 작품으로 표현했는데, 이국적인 주제를 담아낸 그만의 대담한 표현 방식은 20세기 예술의 흐름을 이끌어내는 하나의 바탕이 됐다. 그로 인해 그 역시 예술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앙리 루소의 작품 ‘뱀을 부리는 여인’ 은 이번 전시의 백미 중의 하나이다. 오르세미술관이 해외 반출을 금하는 목록에 있던 작품을 한국 전시를 위해서 공수한 것이다.

화가 로베르 들로내의 어머니를 위해 그린 ‘뱀을 부리는 여인’은 인도를 다녀온 한 사업가의 이야기로부터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소박한 세관원으로서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루소만의 독특한 개성은 이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림 왼편에 보이는 물가는 숲에서 나타나는 무질서와 대조되어 지평선상의 안정적인 분위기를 발산하고 있다. 물, 공기, 땅, 불꽃과 같은 형태의 산세베리아가 한가운데로 모이는 지점에 여인이 서 있다.

▲오르세미술관전 전시품을 살펴보고 있는 카롤린 마티유 수석학예실장. 사진= 왕진오 기자


그녀는 플롯을 연주하며 숲 속의 새와 파충류를 유인한다. 흑인 여성으로서 그녀는 최초의 예술가, 즉 그리스의 오르페우스 신화를 전복시키고 있다.

미신을 가까이했던 루소는 벨 에포크 시절, 의식의 원시적 상태에 근접하려는 근대적 수단으로 개발되어 그 당시 유행했던 최면술에 민감했던 것으로 보인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인상주의 이후의 예술사적 변화와 함께 19세기 예술의 중심지였던 파리의 도시문화를 집중 조명한다. 회화와 조각, 사진, 드로잉, 공예 등 175점에 이르는 전시작품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오르세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대표적인 명작들이 대거 선보인다.

클로드 모네의 후기작품에서부터 광학적 시각을 반영한 신인상주의, 도시와 문명을 떠나 원시적 삶을 찾아 나선 폴 고갱과 퐁타방파, 독자적 세계를 찾아 나선 빈센트 반 고흐와 폴 세잔을 비롯해 세기말적 시각을 반영한 상징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개성 넘치는 많은 화가들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다.


‘뱀을 부리는 여인’ 백미

인상주의를 넘어, 강렬한 색채와 평면적인 화면으로 자연의 구조와 원시적 삶, 꿈과 무의식의 세계를 그린 이들의 작품은 근대미술에서 현대미술로 미술사적 흐름을 일목요연하게 보여준다.

또한 19세기 근대 도시 파리로의 시간여행을 위해 건축 드로잉, 사진 등 파리의 모습을 보여주는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에 제작된 초상화와 드로잉, 아르누보 공예품들을 통해 이 시기 파리인의 삶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이외에도 화폭에 담긴 파리인 들의 거리의 삶, 근대성의 상징으로서 에펠탑이 지닌 다양한 모습을 포착한 작품들을 통해 근대 도시 파리로의 다양한 모습들을 느낄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오르세미술관 소장의 친숙한 명작들과 동시대 근대 도시 파리에서 찬란하게 꽃 피운 도시문화를 체험하는 귀중한 자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세기로의 전환기를 수놓았던 화가들의 숨결과 동시 예술의 수도이자 근대 도시로 파리의 공간을 생생히 살아있는 이번 전시는 8월 31일까지 서울 이촌동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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