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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가 - 가나문화재단 출범]장남도 눈치 못 채…치밀하게 전격 발표

“상업화랑과 공공미술관이 못하는 다양한 미술문화 사업 펼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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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1-382호 왕진오 기자⁄ 2014.06.05 08:44:51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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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서울 인사동 모퉁이 작은 공간에서 출발한 가나아트가 작가들을 위한 문화재단을 설립한다.

26세에 친구 따라 고려화랑에서 일하던 이호재(60) 가나아트 회장이 ‘가나’라는 화랑 간판을 내걸며 첫 걸음을 뗀지 30년 만이다.

그동안 모아온 미술 자산을 공익화 하겠다는 이 회장의 발표는 전격적이었다. 가나아트 갤러리 대표로 이달 초 선임된 장남 이정용도 서울옥션 홍콩경매로 출국중인 아버지의 사업 구상에 대해 자세한 내용을 모를 정도였다. 그 만큼 치밀했다는 얘기다.

재단 설립 발표 이전에 이호재 회장을 만난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현업에 있고 자선사업부터 먼저 하려고 하느냐. 세월이 간 다음에 하자고 했더니 개인의 이름으로 되어있는 것을 공익화하고 싶다고 하더라. 나중에는 흔들릴 것 같다면서 상속문제도 해결이 쉬워질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가나아트 30주년을 맞아 이호재 회장은 “미술에 대해 사회적으로 책임질 부분이 있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가나문화재단 설립이 화랑가에서 주목을 받는 이유는 또 있다. 5월 30일 서울옥션 주주총회를 거쳐 동생 이옥경 가나아트갤러리 대표가 서울옥션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고, 장남인 이정용 가나아트 상무가 가나아트 사장 취임을 앞둔 시점에 나온 발표이기 때문이다.

▲가나아트 이호재 회장. 사진 = 왕진오 기자


27일 (재)가나문화재단 김형국 이사장(전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진행된 가나문화재단 발족 기자간담회를 통해 “가나아트갤러리·서울옥션 설립자인 이호재 회장의 뜻에 따라 가나아트갤러리가 축적한 미술자산, 경영 경험 등을 공익화 하기 위해 가나문화재단이 출범했다”며 “상업화랑과 공공미술관이 하지 못하는 다양한 미술문화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재단 자본금은 민법상 재단설립에 필요한 최소 금액인 3억 원을 이 회장 개인돈으로 출자했다. 향후 근·현대 주요미술품 200여 점을 전시를 통해 공익자산화 할 계획이다.


입주 작가들에 임대료 관리비 지원

김 이사장은 “재단은 기부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재정기획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 지정도 받은 상태”라며 “이 회장의 사재와 뜻있는 분들의 기부 협찬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수익구조를 만들어 운영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재단은 앞으로 프랑스 파리 시테르 데자르(연 5건)와 국내 장흥 아틀리에(연 2건)에서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를 맡으며 그동안 운영하던 관행과 달리 입주 작가들에게 임대료와 관리비를 무상 지원할 계획도 세웠다.

김 이사장은 “작가들 중에는 값이 많이 나가는 분들은 문제가 없지만, 무명작가는 작품을 여러 점을 내야 비용을 갚을 수 있는 불합리가 있었다.”며 “재단 소속이 되면 관리비를 재단에서 감당하겠다.”고 말했다.

가나아트는 프랑스와 서울 평창동 그리고 경기도 장흥 등에 70여 곳의 아틀리에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작가들에게 임대료와 관리비 명목으로 작품을 받아왔다.

▲(재)가나문화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있는 김형국 이사장(우측)과 윤범모 이사. 사진 = 왕진오 기자


올해 말에는 재단 주최 전시회도 기획되고 있다. 민중작가 오윤, 월북 작가 정종여 등 미공개 미술자료 발굴과 가나아트 소장품을 공개하는 가나아트컬렉션전이 그것이다. 가나아트 소장품을 통해 3년 이내에 ‘가나현대미술관’(가칭)을 설립한다는 구상도 전했다.

재단 이사인 윤범모 미술평론가는 “미술사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전시나 여러 사업에 관심을 가졌다.”며 “월북 화가 등 미술계에서 아직 조명을 받지 못하고 있는 작품 등을 공개하고, 미술사를 새롭게 정리할 수 있는 사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례 사업으로는 민화채색화 해외전시용 도록 제작 지원, 신진 유망작가 해외진출용 도록 제작 1건, 동산방 화랑 주인 등 제작 1건과 미술이론분야 출판지원 사업도 펼친다.

(재)가나문화재단 이사장에는 김형국(전 서울대환경대학원장, 전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위원장) 이사진에는 고영훈(화가), 박영남(화가), 윤범모(미술평론가), 이진학(딜로이트코리아부회장), 이호재(가나아트 회장), 임옥상(조형예술가), 정병국(국회의원)이 맡았다. 또 감사는 배동만(제일기획 고문), 송인선(세무사)이다.

재단은 앞서 지난 2월 14일 서울시에서 비영리법인으로 설립 허가를 받았고 3월 31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로 지정됐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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