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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전시 - 소마미술관 ‘긴 호흡’ 전]쉼없는 창작 행복한 예술

‘긴 호흡’ 부제, 원로작가들 작품세계 재조명…김차섭, 전수천, 한애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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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1-382호 왕진오 기자⁄ 2014.06.05 08:46:02

▲소마미술관 작가재조명_긴 호흡전 참여작가 전수천, 한애규, 김차섭(좌측부터)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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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쉼 없는 창작열과 소신 있는 작업으로 한 평생 걸어온 원로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가 5월 30일부터 7월 27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 공원 내 국민체육진흥공단 소마미술관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수십 년에 걸쳐 끊임없이 작업을 해온 작가 2∼3명을 격년으로 초대하는 콘셉트의 전시로 이번에는 김차섭, 전수천, 한애규 작가가 선정됐다.

‘긴 호흡’이라는 부제는 고단함 끝의 숨 고르기이자 쉼 없는 창작의 시작을 알리는 이중적 의미를 담고 있다.

1974년에 도미, 뉴욕근대미술관을 비롯해 세계 유수 기관에 다수의 작품이 소장되어 있는 작가 김차섭은 연구자의 태도를 견지하며 작업의 총체적 스펙트럼과 깨달음의 과정 추이, 더불어 작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노트와 드로잉들을 최초 공개한다.

▲소마미술관 전시장에 설치된 한애규 작가의 설치 작품. 사진 = 왕진오 기자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선정되어 국내 최초로 특별상을 수상했던 작가 전수천은 시공을 포괄하는 큰 스케일로 문명과 관조와 불변의 진리탐구를 펼쳐놓는 지침 없는 열정을 신작 위주로 선보인다.

국내 대학교수직을 과감히 버리고 80년대에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던 작가 한애규는 깊은 인문학적 통찰력을 배경으로 풀어내는, 흙으로 돌아갈 우리네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국화단의 추상표현주의 혹은 앵포르멜의 약화 이후, 1970년대 초중반에 부상한 단색화의 정착 이전으로 특징 지워지는 시기인 ‘사이에 끼인 시기’에 속한 김차섭은 1967년 파리비엔날레 출품이후, ‘전위작가’라는 호칭을 얻었다.

파리 비엔날레 출품에 이어, 그의 작업은 1970년 제7회 동경판화비엔날레에 이우환, 하종현과 함께 출품됐고, 브라질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기도 했다.

프랫 인스티튜트에서 에칭기술을 배운 그는 ‘자갈밭’과 ‘삼각형’으로 구성된 화면으로 뉴욕화단에서 미술가 김차섭을 알린다.

▲소마미술관 전시장에 설치된 김차섭 작가의 설치 작품. 사진 = 왕진오 기자


기하학적 추상과 도안적 구상으로 앵포르멜과 결별한 작가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80년대 이후 문명, 인류, 지정학적 관심을 작품에 대입시켜 수많은 자화상과 거꾸로 그려진 지도 작품을 만들어낸다.

이번 작가 재조명전에는 70년대 작업한 ‘판지 드로잉’작품을 최초로 공개해 그의 작업의 궤적을 유추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존재의 의미와 아우라에 대한 작업을 펼치고 있는 전수천 작가는 거의 모든 것들이 복제되고, 상상력과 직관 같은 복제불가의 영역은 시야로부터 멀어짐을 이야기 한다.


상업성 연연 않고 독자적인 작품세계 고수

전시장에는 1929년 제작된 빈티지 자동차를 통해 아우라의 소멸 속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정서적 아우라의 독특한 개념을 부각시킨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관람자의 관심사와 취향, 경험과 기억, 가치관과 윤리적 태도에 폭넓게 반응하는 열린 세계로서의 아우라를 실험하는 것이다.

▲소마미술관 전시장에 설치된 전수천 작가의 ‘아우라를 그리는 연습’ 설치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전수천은 과거에 생산된 자동차를 통해 아우라의 소멸 속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하는 정서적 아우라의 개념을 부각시킨다. 그 자동차는 비록 산업기술의 산물로서, 이미 그것만의 독특한 분위기는 부재하는, 유일무이한 것으로서의 원본성과 거리가 먼 공산품들 가운데 하나일 뿐임을 드러낸다.

한애규 작가는 “폐허에서 느끼는 감성, 화려한 세상도 쓰러지고 결국 내가 살고 있는 시대나 터전도 폐허가 되는 것을 생각하겠구나.”라며 ”모든 실존하는 물체는 그림자를 갖고 있고, 순간조차도 그림자가 존재하는 것을 느낀다. “고 말한다.

전시장에는 폐허의 공간을 설치한 ‘기둥들’ 작품이 눈길을 모은다. 커다란 기둥과 돌무더기를 연상시키는 작업은 서있거나 바닥에 누워있다. 작가는 그 폐허를 추억하며 전시장 바닥에 옹관, 넓적하게 바닥에 눕혀진 그림자와 같은 것들을 눕혀 놓았다.

흙으로 빚고 뜨거운 불로 구워낸 테라코타들이다. 그 주위를 거닐면서 생명의 탄생과 죽음의 순환에 대해, 문명과 폐허에 대해 , 수직과 수평에 대해 생각하도록 권한다.

서울올림픽미술관에서 시작해 소마미술관으로 개명한 이래 10주년을 맞은 소마미술관의 작가 재조명전은 회고의 의미보다는 여전한 투지의 힘을 보여주는 것에 의미를 두었다.

향후 집중조명을 통한 연구기능 강화, 공모를 통한 젊은 작가 발굴과 한국 현대 미술사를 종횡으로 훑어 나가는 전시 기획을 통해 소마미술관 만의 전시 역사를 만들어 나감을 지켜봐야 할 시점의 의미 있는 전시로 기록될 전망이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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