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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히말라야 설산의 내면과 삶…‘이창수·영원한 찰나’展

700여 일에 걸쳐 8000미터급 14개 설산 담아…AP통신의 20세기 히말라야 역사 사진 함께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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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88호 안창현 기자⁄ 2014.07.24 11:22:55

▲히말라야 14좌 사진전 ‘이창수·영원한 찰나’ 전시 전경. 사진 = 안창현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지리산이든 히말라야든 자연은 평등하고 유기적이다. 그 안의 모든 것은 예외 없이 시간의 변화를 안고 간다. 그곳에서 작은 점이 되어 걸었다. 길을 걷다 보면 앞에 있는 산이, 그 산을 감싸는 구름이, 구름 사이를 비집는 빛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했다.”

히말라야 14좌 사진전 ‘이창수·영원한 찰나’가 8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가 이창수는 700여 일에 걸쳐 8000미터급 14개 봉우리의 베이스캠프를 돌며 히말라야 설산의 내면과 그곳을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에 담았다.

국내 사진작가가 직접 히말라야 14좌를 모두 담은 사진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창수 작가는 2011년 12월 ‘에베레스트 칼라파트라’ 지역의 사전답사를 시작으로 ‘풍요의 여신 안나푸르나’, ‘칸첸중가’, ‘마나슬로’ 등 히말라야의 8000미터급 최고봉 베이스캠프를 찾았다.

▲새벽녘에 초오유 베이스에서 바라본 초오유 정상 등정 모습. 제공 = 밀레문화사업단


700여 일에 걸친 대장정에서 찍은 히말라야 14좌 사진들은 에베레스트나 K2 같은 고봉들의 압도적인 위용을 보여주지 않는다.

작가는 “한 걸음 한 걸음 걸으면서 때때로 거대한 산이 전해주는 어떤 느낌이 가슴으로 밀려오고 나를 압도했을 때 그 순간순간을 사진으로 담았다”고 말했다. 그의 이번 작업은 히말라야의 험준한 고산지대를 생각할 때 일반적으로 기대하게 되는 자연의 절경을 담는 것이 목적이 아니었다.

그는 히말라야를 통해 자신의 내면에 있는 산을 만났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진도 많이 찍고, 남이 갖지 못하는 다양한 모습을 렌즈에 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히말라야에서의 작업 도중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을 경험한 이후로, 그는 ‘의도적으로 사진을 찍기보다는 문득 가슴에 다가오는 장면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다올라기리 가는 길. 제공 = 밀레문화사업단


작가는 “이렇게 욕심을 내려놓는 순간 문득 다가오는 산의 내면을 렌즈에 담는 일이 바로 자기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작가가 가슴으로 찍은 사진들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모두 5부로 나뉘어 히말라야의 선산과 그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보여준다.

1부 ‘한 걸음의 숨결’에서는 거대한 자연에 다가가는 나약한 인간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소개된다. 작가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 꾸준히 자연에 다가가려는 모습에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섹션 ‘한 걸음의 숨결’에서 그 모습을 담고자 했다”고 말했다.

히말라야 고봉들을 날아다니는 새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은 2부 ‘신에게로’에서 선보인다. 히말라야에서 새는 신과 인간을 연결하는 매개체의 의미를 지닌다.

3부 ‘나마스떼, 신의 은총이 당신에게’에는 히말라야 자락에 사는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았다. ‘나마스떼’는 네팔어로 ‘신의 은총이 당신에게’라는 뜻이다. 작가는 ‘어떻게 보면 이들이야말로 신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히말라야 설산에서 만난 아름다운 별 사진들로 구성된 4부 ‘별이 내게로’는 금방이라도 쏟아져 내릴 듯한 밤하늘을 가득 메운 별들을 보여주고, 마지막 5부 ‘히말라야의 역사’에서는 AP통신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자료 속에서 히말라야의 역사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진들로 구성했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사진가 이창수. 사진 = 안창현 기자


자연과 마주해 가슴으로 찍은 사진들

“어느 한 순간의 마음으로 한 장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에는 비록 일부일지라도 대상과 맞닿는 기쁨이 있다. 그 기쁨의 순간이 ‘영원한 찰나’이지 않을까 한다. 사진 찍기는 그렇게 대상을 마음으로 꿰뚫어 보는 것이다.”

이번 사진전은 사진이 가진 ‘사실성’과 작가의 ‘진정성’을 히말라야 14좌의 모습과 아울러 그 고산지대에 사는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전시에는 에베레스트를 비롯해 히말라야 14좌의 풍경을 보고 느낄 수 있는 사진, 동영상 등과 함께 네팔의 민속공예품도 소개하고 있다.

작가는 “내가 이 사진들에서 특별한 무엇을 제시하는 것은 없다. 찍을 때부터 가슴으로 찍은 것들이니까. 그렇다고 사진을 보면서 관객들이 나와 똑같은 느낌을 가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각자 느끼되 가슴으로 느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질 뿐이다”고 덧붙였다.

8월 11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진행한다.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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