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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김현희 서울옥션 수석경매사]우연히 천직을 찾았다, 기절할만큼 정신 집중했다

10년간 미술시장의 활황과 침체기 겪은 베테랑, 신뢰가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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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94호 왕진오 기자⁄ 2014.09.04 09:17:57

▲전두환 전 대통령 추징금 환수를 위한 특별 경매를 진행하고 있는 김현희 수석경매사. 사진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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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왕진오 기자) 경매 응찰을 알리는 패드를 드는 입찰자의 눈빛 하나하나까지 마주보며 응찰을 유도하고 낙찰까지 모든 과정을 진행하는 마에스트로 경매사의 손짓에 따라 경매장을 가득 메운 응찰자들의 탄식과 박수갈채가 이어진다.

경매회사에 자신들이 내놓은 작품이 팔리거나 좋은 가격에 그림을 구하게 된 소장가들이 경매 하면 떠오르는 인물이 한 명 있다. 바로 국내 양대 미술품 경매회사의 하나인 서울옥션의 김현희(33) 수석경매사다.

그는 이 직업이 자신의 천직이라며 밝게 웃었다. 원래는 전시기획을 하고 싶어 미술사를 공부했지만 서울옥션에서 일하게 된 뒤 경매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2006년부터 이 분야에 몸을 담게 됐다.

“좋은 작품이 경합 끝에 가치 있게 팔렸을 때, 원하는 사람에게 작품이 갈 때 가장 희열을 느껴요. 제게는 참 보람찬 일이죠.”

미술품 경매는 작품을 구입하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 사이를 중개해 준다. 경매에 오를 작품들을 선별하고 감정한 뒤 전시를 열어 사람들에게 미리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작가의 무슨 작품이 어떻게 거래되는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보여주기 때문에 미술 시장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경매 현장의 분위기를 읽고 이를 잘 파악해 흐름을 잘 이끌어가는 경매사의 역할이 중요하다.

김현희 수석경매사는 “우연한 기회에 입사를 한 경매회사에서 작품의 수급과 판매, 경매 기획 등의 업무를 진행할 줄 알았습니다. 2005년 회사 내에서 진행한 경매사 선발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됐고, 경매사로 뽑혀서 지금까지 경매 현장에 투입되었다”고 경매사가 된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옥션 메인경매장에서 응찰자가 패드를 들어 구매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경매회사가 미술시장 좌우”

10년 경력의 김 경매사는 국내 미술시장의 활황기와 침체기를 다 겪은 베테랑이다. 시장을 움직이는 요인이 단순히 구매자가 없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안다. 경매에는 해외 동향과 국내 경제, 정치 등 종합적인 요인이 작용한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경매사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의 재산을 가지고 매매를 진행하는 사람으로 신중해야 합니다. 300여명의 시선이 저만 주목하고 있고, 2시간 동안 경매를 진행하다보면, 최종 낙찰 작품이 경매가 된 이후에는 기절할 정도로 정신을 집중해야 합니다.”

김 수석경매사에 따르면 국내 경매 최고가는 45억 2000만 원을 기록한 박수근의 ‘빨래터’다. 2011년 홍콩에서 열린 ‘2011 가을 홍콩 세일’에서 제프 쿤스 유리조각품이 80억원까지 경합을 펼쳤으나 아쉽게도 유찰이 됐다고 했다. 전 직원이 3개월 이상의 시간을 들여 준시한 성적이 경매 당일의 결과에 판가름 나는 게 경매다.

바로 경매사의 움직임과 말 한마디에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지고, 바로 매출이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정확하고 신속한 진행 능력이 경매회사의 신뢰도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는 경매회사가 미술시장을 좌우한다고 믿는다. 이는 아직 저변확대가 되지 않아 누구나 쉽게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가 제대로 키워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국내 경매시장 1년 매출액이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한 프로그램보다도 못한 실정이다. 매출액을 급격히 올리는 것 보다는 경매시장의 저변을 확대해 미래의 고객을 확보하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치열한 미술품 경매현장에서 매의 눈으로 응찰자들과 교감하면서, 좋은 가격에 작품을 낙찰 시키고 있는 김현희 수석경매사는 경매사 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

“경매사는 권위가 있어야 합니다. 미술품의 호가를 사전에 결정할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이죠. 위탁자와 구매자의 신뢰를 쌓아야만 거래를 성사시킬 수 있습니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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