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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안윤모 작가]“자폐아 미술 재능 발굴해주고 싶다”

발달장애 아이들과 전시회, 올해는 ‘특별한 동행’ 주제로 2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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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3호 김금영 기자⁄ 2014.11.06 08:54:51

▲자폐성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전시를 여는 ‘맨 투 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안윤모 작가. 사진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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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안윤모 작가를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일상 속에서 겪는 에피소드 또는 사회적 문제를 동물로 의인화 해 풍자적·해학적으로 표현하는 작업으로 유명한 작가는 자신의 작품뿐 아니라 아이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시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작가를 처음 만났을 당시에도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 6명과 전시를 열고 있었다. 올해엔 ‘특별한 동행’이라는 타이틀로 그 중 한 명인 김태영군과 2인전을 연다. 작가의 작품과 태영군이 그린 그림이 벽에 함께 걸려 있는 걸 볼 수 있다.

작가는 2010년부터 2년 동안 발달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전국을 돌며 전시를 가졌다. 이 전시가 지금은 ‘맨 투 맨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다. 태영군을 비롯한 아이들과 2010년 처음 인연을 맺었는데 처음엔 그림을 함께 그리는 수업 수준이었지만, 이들이 지닌 특별한 재능을 세상에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전시를 열게 됐다.

▲안윤모 작가와 김태영군의 작품이 함께 걸려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국내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베레리 굿맨 갤러리, 퀸즈뮤지움, MOMA 뉴욕 등 해외에도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전시했다. 왜 이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는지 물으니 “훌륭한 작품을 소개하고 싶어서”라는 답이 돌아왔다.

“어떻게 그리라고 시키지 않고 하나의 주제를 주면 아이들이 알아서 자유롭게 그림을 그려요. 특히 태영이의 그림은 색채와 구도가 남다르고 스토리텔링이 뛰어나요. 처음 전시를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재료 다룰 줄 아는 능력이 생겨서 많이 발전한 게 눈에 보여요. 제가 주시하고 있는 친구죠. 전 ‘맨 투 맨 프로젝트’에서 아이들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작품이 주목받는 걸 원하지 않아요. 정말 이들은 실력이 있고 앞으로 정말 좋은 작가가 될 가능성도 보여요. 선입견 없이 아이들이 그린 작품을 바라봐줬으면 해요.”

이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는 두 번째 이유는 ‘소통’을 위해서다. 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잘 하지 못해 답답해하는 아이들은 그림으로 마음껏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며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청담동 카라 갤러리 전시에 참여한 (왼쪽부터)김태영군과 안윤모 작가. 사진 = 김금영 기자


그리고 사람들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보면서 ‘이런 마음으로 그렸겠구나’ 생각하며 이해와 소통을 시작하게 된다. 작가는 “그림은 태영이와 같은 아이들이 어엿한 사회 구성원이 돼서 다른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가 된다”고 설명했다.

이날 작가와의 인터뷰에 함께 참여한 태영군과 어머니 최성례씨는 작가의 이 말에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태영군은 다른 말은 잘 하지 못했지만 “그림 그리는 게 좋냐”는 말엔 “좋아요”라고 연신 외치며 웃었다. 자신이 그린 그림 아래에 있는 의자에 앉아 해맑게 웃고 있기도 했다.

최성례씨는 “태영이가 그림을 한 번 그리면 몇 시간씩 빠져서 그리곤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스트레스를 풀고 많이 밝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이렇게 전시까지 여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안윤모 작가의 ‘맨 투 맨 프로젝트’의 일환인 ‘특별한 동행’전에 작품을 출품한 김태영군이 자신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 = 김금영 기자


그림으로 아이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도와

작가가 경계하고 있는 것은 이 프로젝트가 단지 이슈를 끌기 위한 일회성 이벤트로 비춰지는 것이다. 자신의 작업도 계속 이어가면서 이 프로젝트를 끌고 가는 것이 목표다. 그래서 12월에도 다른 아이와 ‘맨 투 맨 프로젝트’ 전시를 열 예정이다.

“‘맨 투 맨 프로젝트’는 작가와 아이가 강제로 맺어지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에요.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하고요. 아이들이 열심히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어머니들도 함께 미술을 공부하고 격려하고 있어요. 이들이 지닌 특별한 미술 재능을 앞으로도 발굴해서 키워주고 싶어요. 스스로 성인이 돼서 독립해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거죠. 뛰어난 작가들이 많이 탄생할 거라 기대됩니다.”

한편 안윤모 작가와 김태영군의 작품이 전시되는 ‘특별한 동행’전은 청담동 카라 갤러리에서 12월 30일까지 열린다. 안윤모 작가의 작품 22점과 김태영군의 작품 8점이 함께 전시된다.

(CNB저널 = 김금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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