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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잊혀진 왕국 日 류큐 보물전]450년 만에 건너온 오키나와 옛 왕국

조선 왕실과 문화교류 활발, 병선 제조·성벽 축조 기술 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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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8호 왕진오 기자⁄ 2014.12.11 08:51:47

▲‘류큐’왕국 보물전에 전시된 ‘계유년고려장인와장조’명인 기와.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왕진오 기자) 16세기 황금시대를 구가했던 일본 류큐(琉球)왕국 유물이 한국을 찾았다. 이름조차 낯선 이 나라는 일본 최남단에 위치한 오키나와 제도에 호족세력 시쇼가 아들 쇼하시와 함께 주잔을  함락시키고 1406년 주잔 왕으로 즉위하면서 450여 년 간 왕조를 영위했다.

1872년 메이지 정부에 의해 류큐왕국은 독립국가의 지위를 상실했다. 류크의 마지막 왕인 쇼타이는 밀사를 청나라로 보내 일본으로의 강제 병합을 막아보려 했으나 실패했고, 1879년 류큐의 이름조차 잃고 오키나와현이 됐다.

조선 왕실과 교류하면서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던 류큐왕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유물 200여 점을 접할 수 있는 자리가 12월 9일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막을 올렸다. 이 전시에는 일본 국보 33점을 비롯해 중요문화재 6점이 함께 한다. 이들이 국외로 반출돼 전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류큐’ 보물전 유물을 국립고궁박물관 박수희 연구사가 설명하고 있다. 사진 = 왕진오 기자


동남아와 동북아를 잇는 해상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이용해 중계무역으로 번성한 류큐왕국은 16세기 초 일본 사쓰마번의 침입을 받았다. 이후 에도막부의 간섭을 받아 중국과 일본 양측에 조공을 바치는 상황에서도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다.

특히 조선의 중앙집권체계와 유교문화는 류큐에 좋은 모델이었다. 양국의 문화교류는 다방면에서 활발히 이뤄졌다. 조선은 불교 서적을 비롯해 산문집, 사서 등의 서적을 다량으로 전해줬고, 희귀한 중국 서적을 받았다.

조선 9대 임금 성종(1470∼1494)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의 인쇄본을 류큐에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조선에서는 사원 건축과 관련된 기술이 전해졌고 병선의 제조기술과 성벽 축조 기술 등이 전래됐다.

이와 같은 근거로 전시장에는 ‘계유년고려장인와장조’명 기와가 공개된다. 오카나와에서 발견된 고려계 기와로 발견된 곳은 류큐 통일 이전의 산잔 시대에 주잔 왕조의 왕성이었던 우라소에 성에서 출토됐다.

▲‘류큐’왕국 보물전에 공개된 일본 국보 누메우스리. 사진 = 왕진오 기자


조선 성종, 류큐왕국에 팔만대장경 인쇄본 선물

계유년(癸酉年)이란 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해석이 있지만 1273년과 1393년 설이 가장 유력하다. 오키나와에서 이런 기와가 다량으로 출토된 것을 통해 류큐 왕국 성립 이전부터 오키나와에 한반도의 문물이 전래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전시에는 류큐 왕실의 상징인 국왕의 왕관과 왕실 복식, 왕실 의례용 기물 등 통치자 쇼씨 왕가의 유물과 왕실에서 사용된 정교한 류큐 칠기가 선을 보인다. 이밖에 조선의 영향을 받아 발달한 도자기, 서적과 회화류, 전통 악기 등 다양한 유물이 선보인다.

오키나와현에 있는 나하시역사박물관과 오키나와현립박물관·미술관, 우라소에시미술관, 슈리성관리센터, 우라소에시교육위원회 등 5개 기관과 도쿄국립박물관, 규슈국립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류큐 왕국 관련 유물들이 대거 한국으로 공수됐다.

전시 유물 중 일본 국보 류큐 국왕의 왕관, 국왕의 의례용 의상, 왕자용 용보주문 빙가타 겹옷과 일명 누메우스리라고 불리는 왕실 의례용 기물은 전시 개막 후 2주간 특별 공개 후 일본으로 돌아간다.

▲일본 국보 ‘국왕의 의례용 의상’ 전시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전시기간 중에는 류큐왕국의 역사와 문화, 조선과의 교류에 관한 관람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특별강연회가 오는 12월 9일과 2015년 1월 22일 두 차례 진행된다.

특히 개막 첫날에는 이번 전시에 유물을 대여해 준 나하시역사박물관장과 우라소에시미술관장이 직접 류큐왕국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강연할 예정이다.

‘류큐왕국의 보물’ 특별전은 1879년 일본에 병합되기 이전까지 동아시아의 독립된 왕국으로서 조선과 비슷한 역사적 경험을 공유했던 오키나와의 옛 왕국 ‘류큐’의 역사와 문화를 입체적으로 소개한다. 우리 문화를 보다 더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것으로 본다. 전시는 2015년 2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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