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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진 큐레이터 다이어리]러버덕 프로젝트 보람

큐레이터 10년중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 현실 인식하는 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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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09호 구혜진 롯데백화점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큐레이터⁄ 2014.12.15 15:04:04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백화점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직업군 가운데 더 특수하다고 생각되는 공간에서 근무하는 직업군이 있다. 바로 필자의 직업인 백화점 속 갤러리 큐레이터이다.

여느 갤러리보다 이곳은 대중들과 작가들을 연결시키는 다리 역할로서의 큐레이터 업무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어렵고 혹은 쉽게 보이지만 먼저 다가가기에는 어려운 예술 작품을 좀 더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드는 업무가 필자의 일이다. 바로 아티스트와 관람객들과의 소통의 연결고리다.

큐레이터 업무가 과거에는 전시기획자라는 고정된 의미로 불렸던 적이 있었다. TV나 영화 속에 나오는 전시장에서 커피나 와인 잔을 들고 우아한 옷차림의 여성으로 그려져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적이 있었다.

하지만 큐레이터는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하는 매개자로서 끊임없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이야기꾼 역할 뿐 아니라 다양하다. 기획에서 홍보·교육·회계·마케팅·세일즈·보험·디자인· 페인트칠과 못 박는 일까지 만능형 인간이다.

백화점이라는 특수 공간에 마련된 갤러리 큐레이터로서 진행했던 ‘ART Plage’전을 진행하면서 현장의 업무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현대미술을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먼저 보이는 ‘만지지 마시요라는 표지판 때문에 현대미술과 친숙할 수 없게 하는 장치를 보신 분들이 많이 계실 듯하다.

▲러버덕 프로젝트 전시가 열린 에비뉴엘아트홀 전경. 사진 = 에비뉴엘 아트홀


반면, 이번 전시는 오감을 이용해 현대미술을 느껴보는 전시로  “만져보세요 들어보세요 그리고 느껴보세요!”라는 글이 가장먼저 관람객들을 맞는다. 자유롭게 전시를 즐기게 하는 기획의도가 들어있다.

작품이 비싸고 작가가 유명하다고 꼭 좋은 전시가 아니다. 문턱 낮게 대중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는 전시가 가장 좋은 전시라는 생각에는 변화가 없다.

작품 전시를 주요 업무로 하는 갤러리와 백화점이라는 공간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큐레이터는 아주 사소하지만 커다란 차이점이 있다.

일반갤러리는 그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공간이지만 이곳은 미술과는 거리가 먼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특수한 공간에 섬처럼 마치 특별대우를 받는다.

▲롯데백화점 월드점 매장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백화점은 불특정다수의 사람들이 드나드는 곳이기에 전시기획에 있어서도, 특정한 타깃 층을 겨냥하면서도 불특정다수들이 봤을 때도 거부감이 없어야하기에 기획하는데 고민을 많이 해야 한다.

최근 가장 커다란 관심을 받았던 러버덕 프로젝트는 큐레이터로서 일을 하게 된 10년여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기획이라고 자랑하고 싶다.

1년 전 업무 출장으로 홍콩에 가서 러버덕 실물을 보게 됐는데 바로 이거다 싶었다. 힐링의 전도사라는 프로젝트의 의미를 크게 느끼게 됐고, 바로 한국으로 들여올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것이다.

한국에 들어온 노란 오리 러버덕은 다양한 시선과 기사들로 인해 처음에는 마음에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러버덕은 그냥 러버덕이니까요”라는 작가의 말을 되새겼다. 그냥 좋은 작품을 많은 사람이 보고 좋아했으면 좋겠다는 의도만 전달되기를 바랐는데 많은 분들이 기억속에 희망을 품게 되어 뿌듯한 전시로 기억하고 있다.

▲러버덕 프로젝트 전시 기간중 갤러리를 찾은 플로렌타인 호프만. 사진 = 왕진오 기자


매력과 한계 잘 파악한 후 큐레이터 직업 선택을

필자가 생각하는 큐. 레. 이. 터 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많은 이들이 있다는 소식에 이 직업은 분명 매력이 있는 직업이다.

필자에게 큐레이터는 가장 하고 싶고 원하고 바닥부터 차곡차곡 쌓아가야지만 택할 수 있는 명함이다.

자신이 선택해서 행복한 직업이라는 것만으로 그리고 가장 빠르게 가장 높은 곳에서 문화를 이끈다는 점이 큐레이터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가장 큰 매력이라고 확신한다.

앞으로 현장에서 대중과 소통하는 ‘문턱 낮은 전시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큐레이터를 지망하는 예비 지원자들이 꼭 알아야 할 것이 있다. 꿈은 다른 직업에 비해 더욱 많은 조건들을 요구하며, 정작 처우는 열악하다는 현실을 인지하고 미래의 꿈을 펼쳐라.

(CNB저널 = 구혜진 롯데백화점 월드타워 에비뉴엘 아트홀 큐레이터)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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