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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디지털로 구현한 부활 “빛으로 태어나다”

모니터 벗어나 조각·설치 새 영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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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10호 왕진오 기자⁄ 2014.12.24 08:51:25

▲‘다시 태어나는 빛’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이이남 작가. 사진 = 왕진오 기자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왕진오 기자) 디지털 산수화로 미디어아트의 독보적인 위치를 걷고 있던 작가 이이남(45)이 자신을 상징하던 TV모니터가 아닌 조각과 설치 작품을 갖고 12월 16일부터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다시 태어나는 빛’이란 타이틀로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그는 캔버스가 아닌 LED TV를 화폭으로 사용해 유명한 화가들의 익숙한 그림을 움직이는 미디어로 표현한 무빙아트(Moving Art)로 자신만의 영역을 확장해 왔다.

그의 새로운 표현방법은 지난 2007년 서울국제미디어아트 비엔날레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지난해까지 삼성전자 TV 전속협찬작가로서의 유명세를 누렸다.

전시장에 설치된 강세황의 산수화에 크리스마스트리가 등장하고, 배경에 그려진 사람들이 움직인다. 백남준도 나오고 예수도 함께 움직인다.

디지털 애니메이션 기술을 이용해 일상과 자연의 변화를 영상으로 기록하거나 동서양의 명화에 움직임을 부여하고, 조각 및 오브제와 영상을 결합하는 등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왔다.

▲‘빛의 탄생’ 설치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이이남은 인간과 미디어 아트의 공통성에 주목해, 인간의 육체와 영혼을 TV 즉 미디어아트의 육체(프레임)와 빛(콘텐츠)에 비유한다. 육체가 영혼을 담고 있는 그릇이라면, TV는 인류의 사상과 문화, 예술, 사회 전반을 포괄하는 빛이자 영혼·정신의 그릇으로 보는 것이다.

특히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충돌과 대립, 그리고 정치·도덕·문화·예술의 혼돈에서 비롯된 인간성 상실에서 작가는 빛을 잃어버린 시대를 읽어내고 순수한 빛의 출현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작품 속에 표현한다.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낸 빛, 제도 등이 결국은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모습인 것 같습니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부로부터 초자연적인 빛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하기 위해 성서 속 메시아와 빛을 이용하는 미디어 아트 간의 접점을 발견하고 이를 작품과 접목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

이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게 ‘빛의 언어’다. 빛에 대해 풀이한 뜻풀이를 통해 단어가 사람에게 비치는 빛임을 보여준다. ‘밀로의 비너스’ 상에 프로젝트 빔을 투사하고, 인간이 스스로 만든 빛에 갇힘을 ‘자승자박’이라는 이미지로 표현한다.

또한 벨라스케스(1599∼1660)의 ‘마르가리타 테레사’나 베르메르(1632∼1675)의 ‘우유 따르는 하녀‘ 등의 명화를 새롭게 해석한 작품을 통해 미술에 시간 개념까지 담아낸다. 작가는 물과 나무 등의 자연물이나 금속, 플라스틱을 소재로 한 조각 및 오브제에 빛과 영상을 과감하게 결합한다.

전시장 2층에  놓인 ‘리본 라이트(Reborn Light)’는 새로운 작업을 통한 이이남의 의도를 가장 여실히 드러내는 작품이다. 종교적 의미에서 차용해, 방수된 모니터에 축구선수 발로텔리의 강렬한 얼굴이 물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설치 작품이다.

▲‘빛의 언어’ 설치 모습. 사진 = 왕진오 기자


“이 사람은 특정한 인물이라기보다는 강한 이미지를 찾다가 표범 같은 형태의 얼굴을 찾았고, 이 사람이 물속으로 들어가 세례를 받고 나오는 것 같은 행위를 통해 부활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는 설명이다.

또한 “비디오 작업을 하던 내 작업의 연장선상으로 TV를 작품의 주요한 오브제로 사용했다. 물속에 TV를 넣은 것은 TV가 갖고 있는 대중성, 시각적 요소를 드러내기 위함이고, 내가 작업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은 재탄생 즉 부활의 의미다”라고 말했다.

16세기 미켈란젤로가 만든 피에타 상을 그만의 해석으로 풀어놓은 작품도 눈길을 모은다. 기존의 단아한 모습이 아니라 마리아의 품을 떠나 하늘로 승천하는 예수의 형상이 공중에 매달려 있다. ‘부활’이라는 종교적 의미를 그만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작품이다.

그는 “이번 전시의 주제는 빛이고 생명입니다. 예수가 공중으로 떠오르는 것은 어머님 품을 벗어났다는 것을 저만의 시각을 표현한 것이죠. 아날로그보다 디지털이 가진  기술의 빛을 통해서 무한한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을 역설해 봤다”고 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에 대한 작가의 고민과 성찰은 LED TV 등 디지털의 평면성을 넘어서기 위해 종교적 의미의 오브제를 많이 차용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단순히 기독교라는 종교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을 디지털로 표현하려는 의미가 겹쳐진다. 전시는 2015년 2월 8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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