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이지리더의 독서경영]시간 정복男의 비결? “시간 가계부 작성”

매일, 매주, 매월, 매년 시간통계 내고 그래프 작성

  •  

cnbnews 제415호 이원종 이지리더 독서경영연구소 대표⁄ 2015.01.29 09:08:36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원종 이지리더 독서경영연구소 대표)

- 오늘 소개해주실 책은?

오늘 CNB저널 독자들께 소개해 드릴 책은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저)’입니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똑같이 공평하게 주어지지만, 그걸 사용하는 사람의 능력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로 나타납니다. 우선 고민해야 할 것은, 이를테면 우리가 종종 하루에 14시간씩 공부를 하기로 결심했다든지, 업무시간이 12시간이라든지 하는 식으로 어떤 일에 엄청난 시간을 투자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요, 실제로 시간 사용을 엄밀히 측정하고 기록해 보면 스스로 생각했던 것보다 더 초라한 시간사용 실태를 확인하게 된다는 겁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는 분이 있다면, 시간관리에 있어서 ‘경영학의 신’이라는 피터 드러커보다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피터 드러커라면 미국의 유명한 경영학자 아닌가요? 그는 어떻게 시간관리를 했나요?

피터 드러커는 모든 경영자들에게 각자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는지 정확히 기록해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작업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에 끝까지 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라는 말을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나는 내 비서에게 9개월마다 한번씩 3주라는 시간 동안 내가 일한 시간을 통계 내달라고 부탁하곤 합니다. 그리고는 그 결과가 어찌되었든 내 비서를 쫓아내지 않겠다는 각서에 사인까지 합니다. 하지만 이미 5~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는 그 결과를 보면 ‘이럴 수가! 내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긴 하지만 설마 이 정도라니! 이건 말도 안 돼!’라며 화를 냅니다. 나보다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정말 궁금하군요.”(책 55쪽)

그 엄청난 피터 드러커조차 이렇게 형편없다고 고백했던 그 일을, 류비셰프라는 위대한 사람은 56년 동안 해왔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다양한 분야에 걸친 70권의 학술서적, 단행본 100권 분량의 연구 논문, 그리고 방대한 분량의 학술자료들을 남겼죠. 그의 업적 중 일부인 곤충표본만 해도, 소련 동물연구소가 소장한 것의 6배에 해당합니다. 더구나 하루에 10시간은 자야 한다는 원칙을 지키면서도 공연, 전시, 여행까지 수시로 즐겼다고 합니다.


- 정말 많은 일들을 했네요. 그런데 류비셰프라는 사람은 무슨 일을 했나요?

구 소련의 곤충학자로 알려진 류비셰프지만, 그가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해 정확히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생물학자라고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역사학자라고도 했지요. 수학자, 철학자, 혁명가, 이단자 등등 그를 표현하는 말들이 모두 달랐답니다. 그만큼 그는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 뛰어난 성과를 남겼다는 거죠.


- 류비셰프는 시간관리를 어떻게 했나요?

그가 26세부터 실천한 특별한 시간관리법이 바로 ‘시간 통계’입니다. 매일 ‘시간 가계부’를 쓰고, 이것을 매주, 매월, 매년 통계를 내고 그래프까지 남겼습니다. “나는 이 방법에 너무도 익숙해져버려서 이제 이 방법 없이는 일을 할 수가 없다네”라고 말할 정도로 습관화 시킨 거죠.


- 그 일 자체에도 상당한 시간을 써야 할 텐데요?

맞습니다. 자신이 사용한 시간을 철저히 분석하는 데 또 시간을 쓰지만,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류비셰프는 시간통계를 통해 자신이 세운 계획들을 놀랍게도 1%의 오차범위 내로 해냈다고 합니다.

대개 사람들은 많은 계획을 세우죠. 그런데 자신이 실제로 이에 투자한 시간을 돌아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류비셰프는 철저하게 자신이 실제 사용한 시간을 적어 놓고 반성했던 겁니다.

“사람들은 보통 하루에 14~15시간을 일한다고 말하곤 한다. 어쩌면 진짜로 그런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솔직히 그렇게 많은 시간을 일한 적은 없다. 하루 동안에 가장 많이 일한 최고 기록이 11시간 30분이다. 보통 나는 하루에 7~8시간만 연구해도 큰 만족을 느낀다. 물론 사람은 잠을 자야 하고 먹어야 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시간이 있다. 이러한 시간을 제외하고 나면 약 12~13시간이 남는다. 바로 이것이 일을 하거나 학문을 연구하거나 인생을 즐기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본문 70~71쪽)

크게 인정받은 사람치고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을 저는 보지 못한 것 같네요. 하루에 몇 시간씩을 일하고 공부했다고 말하기 전에 정말로 자신이 집중해서 보낸 시간을 측정해볼 일이죠. 하지만 그건 정말 두렵고 보통 정신력으로는 해내기 힘든 일입니다.

“자신의 시간을 측정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작업을 하려면 반성하는 마음에 앞서서 우선은 대단한 노력과 용기가 요구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약함과 허점, 실수 등을 스스로 공개하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본문 56쪽)

▲서울 종로 영풍문고 전경. 사진은 기사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사진 = CNB포토뱅크


- 류비셰프의 독서법도 특이하다고 하던데요?

“내가 젊었을 때에는 다른 친구들에 비해 독서량이 적었다. 그들은 대충 훑어보는 식으로 읽었지만, 나는 매우 꼼꼼히 봤기 때문이었다. 책을 대충 읽게 되면 책이 전달하는 다양한 정보를 모두 발견하지 못하고 내용에 대해 금방 잊어버리게 된다. 하지만 나는 매우 꼼꼼히 책을 읽기 때문에 책 내용이 오랫동안 나의 기억 속에 남게 된다. 그래서 시간이 점점 지날수록 내가 가진 지식은 다른 사람에 비해 훨씬 더 풍부해지는 것이다.”(본문 67쪽)

그의 시간통계 형식은 아주 단순한데요. 그저 그날 했던 일과 소요된 시간을 기록하고 그것을 월 단위로, 연 단위로 합산한 겁니다. 다른 사람이 보기엔 단순하고 지루한 작업의 반복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간 통계를 보면 그 진가를 확인할 수 있지요. 그는 주업무 외에도 수영을 43번 다녀오고, 친구, 제자와 151시간을 보내고, 논문 수준의 편지를 수백 통씩 보냈습니다. 한 사람이 1년 동안 얼마나 많은 것을 읽고 보고 알 수 있는가 하는 인간의 잠재력을 증명해주는 통계입니다.

간혹 주변을 돌아보면 별로 할 일이 없는 것처럼, 서두르는 법이 없고 바쁘다는 핑계도 늘어놓지 않지만 다른 누구보다도 많은 일을 해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을 ‘류비셰프류’의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류비셰프가 더 대단한 건, 그가 결코 차가운 기계 같은 과학자가 아니었다는 사실에도 있다고 그의 전기작가 그라닌은 말합니다. 류비셰프는 누구보다 시간을 이해하고 사랑했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거죠.

“참된 의사가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온갖 치료법을 개발하듯 류비셰프는 누군가 자신을 원할 때면 아무 것도 아끼지 않았다. 그토록 소중한 시간조차 충분히 희생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는 다른 모든 것을 제쳐두고 학문에만 매달리는 비인간적인 존재가 아니었다.”(172쪽)

(정리 = 이진우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