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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서승우 고려대학교병원 정형외과 교수) 굽은 허리, 턱에 괸 손, 꼰 다리. 삐뚤어진 자세로 컴퓨터를 하거나 공부를 하는 청소년들의 척추 문제가 해마다 불거지고 있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긴 만큼 상대적으로 운동하는 시간이 부족해 척추를 잡아주는 허리 근육이나 관절이 약해지면서 척추의 이상 현상을 나타내는 학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체적인 모양이 S자 균형을 이루어야 할 척추가 비정상적인 모양으로 휘어지는 ‘척추측만증’이 청소년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정상인의 척추는 정면 혹은 후면에서 보았을 때 곧은 일자 모양이다. 척추를 옆에서 보면 S자 모양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이루지만, 등을 마주 보고 정면에서 보면 일자를 유지해야 한다.
척추측만증은 몸이 한 쪽으로 기울어져 있거나 허리의 중심선이 휘어져 있는 경우, 또는 어깨의 높이가 차이 나거나 골반이 평행하지 않고 기울어져 있을 경우 일차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이차적으로는 몸통의 휘어짐 여부를 판단하는 등심대 검사를 시행하는데, 허리가 휘지 않은 정상에서도 등심대 검사에서 이상한 것처럼 보일 수 있으므로 이상 유무는 엑스레이를 찍어서 확인해야 한다.
먼저 척추측만증에 대한 잘못된 상식부터 알아보자.
앉은 자세가 나쁘면 척추측만증에 걸린다?
자세가 잘못되어서 척추측만증이 생기는 것이 아니고 척추측만증이 있기 때문에 자세가 바르지 않게 보이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에 걸리면 키가 자라지 않는다?
척추측만증이 있다고 키가 안 자라지는 않는다. 척추측만증이 있으면 허리가 옆으로 휘어져 있기 때문에 키가 작아 보이는 것이지 키의 성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가방을 한쪽으로 메면 척추측만증이 발생한다?
가방을 한쪽으로 멘다고 척추측만증이 발생하지는 않는다.
칼슘이 부족하면 허리가 휜다?
노인층에서는 칼슘이 부족하면 골다공증에 의해 척추뼈가 약해져 허리가 휠 수 있으나, 자라나는 사춘기 나이의 청소년에게는 발생하지 않는다. 즉, 칼슘의 부족은 척추측만증의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허리가 휘면 요통이 심하다?
아직 논란이 있으나, 척추측만증과 요통은 관계가 없다고 알려져 있다. 척추측만증으로 인해 정상인보다 허리가 더 아플 가능성은 적다. 참고로 허리가 휘지 않은 사람들에서도 요통은 80% 정도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보통 척추측만증의 치료 목적은 심하지 않은 만곡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도록 하고, 심한 만곡인 경우 변형을 교정하고 유지시켜 신체의 균형을 얻는 것이다.
척추측만증의 치료는 크게 정기적인 관찰, 보조기 착용, 수술의 3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치료를 시작할 때에는 환자의 성별, 만곡의 발생 연령, 성장의 완숙도, 발견 당시 만곡의 각도, 만곡의 유형, 척추체 모양의 변형 등을 모두 참고로 해야 한다.
특발성 측만증은 대부분 척추의 성장이 끝나는 시기인 남자 17세, 여자 15세가 되면 만곡의 진행이 정지된다. 따라서 성장이 끝난 후나 성장이 거의 끝난 청소년기에 발견되는 비교적 크지 않은 만곡은 향후 많이 진행되지 않으리라 예상할 수 있다.
문제는 성장이 종료하지 않은 경우다. 청소년기에는 1~2년 사이 급격히 키가 자랄 수 있기 때문에 성장 종료까지 수년이 남아 있는 아이의 경우 만곡이 더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성장이 끝난 후에도 척추의 퇴행성 변화 등의 원인으로 만곡이 아주 느리게 진행할 수 있으며, 특히 만곡의 각도가 35~40도 이상이거나 허리 부분에 만곡이 있는 경우에 잘 일어날 수 있으므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측만 각도가 20도 이하일 때는 운동을 하면서 3~6개월마다 관찰, 유연성을 유지해 주면 교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측만 각도가 40~50도가 넘어 성장에 지장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거나 심장이나 폐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면 수술을 해야 한다.
특히 50도 이상 과도하게 휘어진 경우에는 성장이 끝나고 어른이 되어서도 계속해서 허리가 휠 수 있기 때문에 수술로 휘어진 척추를 교정해 주어야 한다.
(정리 = 안창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