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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경매 라이벌: 서울옥션 vs K옥션 ④] K옥션, 시작은 선발주자 따라하기…이후 신기록 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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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5호 왕진오 기자⁄ 2015.04.06 14:33:07

▲K옥션 사옥. 사진 = K옥션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왕진오 기자) 서울옥션 단일 체제로 운영되던 미술품 경매시장에 2005년 K옥션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경쟁 시대가 시작됐다. K옥션의 초대 수장으로는 서울옥션 대표 출신의 김순응 대표가 자리를 옮겨 앉았다.

김 대표는 하나은행 자금본부장 출신으로, 2005년 이중섭·박수근 위작 사건 발생 전후 서울옥션을 떠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11년 2대 조정열 대표가 취임했고, 2012년 이상규 현 대표가 K옥션의 3번째 전문경영인이 됐다.

이상규 대표는 김순응 전 대표는 모두 하나은행 출신에, 서울옥션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으며 미술계에 입문한 점이 똑같다.

K옥션 설립의 주역은 갤러리현대(회장 박명자), 학고재(대표 우찬규), 하나은행 등이었다. 국내 대형 화랑과 금융회사가 연합해 만든 것도 선발주자 서울옥션의 데칼코마니 같은 행보였다.

물론 다른 점도 있었다. 은행이 미술품 관련 업무를 취급하는 이른바 ‘아트 뱅킹’ 진출을 염두에 두고 설립됐다는 점은 기존 서울옥션과의 차별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과정에 김승유 전 하나은행장의 권유가 지배적이었다고 전해진다. 당시 김순응 전 대표는 “미술품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아트 펀드는, 큰돈이 드는 블루칩 미술품들을 일반인들이 직접 살 수는 없지만 아트펀드를 통해 간접투자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미술품 투자의 대중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설립 이후 K옥션은 프리미엄급 작품을 경매에 선보이며 한국 경매시장을 업그레이드 하는 공격적인 행보를 펼쳤다. 설립년도인 2005년 11월 첫 경매에서 국내 단일 경매 최고가 낙찰액인 48억 7000만 원을 기록하며 기염을 토했다.

이어 K옥션은 다양한 기획 경매를 통해 신규 고객 확충에 나선다. 2006년 종이 작품만 모은 ‘종이와 판화 작업’ 경매, 첫 번째 온라인 경매, 현대백화점과 협업 경매 등이었다.

▲K옥션의 주니어 아티스트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 K옥션

국내에서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많은 미술품을 온라인 경매로 거래한 K옥션은 오랜 노하우를 통해 안정적이고 신뢰할만한 온라인 경매 시스템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2008년에는 국내 경매사 최초로 해외 미술품 부분의 최고가 낙찰 작품인 반 고흐의 ‘누워 있는 소’를 29억 5000만 원에 낙찰시키며 이름값을 올렸다. 같은 해 11월엔 아시아 경매업체들과의 연합 경매에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경매사로의 도약을 모색했다. 당시 K옥션은 아시아 연합 경매(UAA, United Asian Auctioneers)에 참여하며 홍콩 경매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홍콩 미술시장은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주도하는 가운데 세계 매출 규모 3, 4위의 베이징 폴리옥션과 차이나 가디언이 나란히 진출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K옥션으로선 중국 부자들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단독 경매보다는 연합 경매로 현지 공략에 나선 셈이다.

은행 출신 전문경영인이 경영이어가
“신뢰와 정직 모토로 공격적 행보”

2009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빈티지 시계 경매와 부산 지역 경매를 진행하며 저변 확대 및 경매문화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자평이다.

K옥션의 경매 품목 중 주목할 만한 것은 고미술품이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고미술품을 주요 아이템으로 선정해 다양한 작품을 경매에 내놓으며 고객 확보에 전력을 기울였다. 2012년 국내 경매 사상 최초로 시장에 나온 지정문화재 보물 585호 ‘퇴우이선생진적첩(退尤二先生眞蹟帖)’이 고미술 부문 최고가 34억 원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했다.

이 작품 거래를 통해 K옥션은 한국 근현대 부문뿐 아니라 고미술 부문에서도 최고가 거래 기록을 경신하면서 서울옥션을 잇는 양대 경매사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K옥션은 최근의 고미술품 인기에 따라 다양한 경매 물품 발굴을 하고 있지만 이상규 대표는 “외국에서 한국의 고미술품이나 공예품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문화재 반출을 금하는 문화재보호법 때문에 해외에서 경매를 할 수 없다”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2014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추징금 환수를 위한 ‘전재국 컬렉션’의 경매에서 2회 연속 낙찰률 100%를 달성하며 국내 경매 역사상 최초로 경매 낙찰률 100%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올해 3월에는 아트바젤 홍콩, 크리스티 경매, 소더비 홍콩, 아트센트럴 등 세계 미술계의 주요 행사가 몰린 홍콩에서 첫 단독 경매를 진행했다. 세계 3대 미술시장으로 떠오른 홍콩에서 K옥션은 낙찰률 89%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안착이란 기록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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