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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김덕상 한국골프칼럼니스트협회 명예이사장) 지난 25년간 필자는 영국과 아일랜드에서만 약 80개 골프장에서 플레이를 했다. 런던이나 더블린 근처의 명문 골프장을 포함해 각지의 유명 골프 리조트와 시골의 한적한 골프장까지도 다양하게 섭렵했다. 오랜 세월을 영국 회사에서 근무했을 때 많은 영국 친구들이 안내하는 대로, 어떤 때는 그들의 집 근처나 고향에까지 가서 어울린 덕분이었다. 20~30년 정도 된 비교적 새로운 골프장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100년 전후의 전통을 가진 유서 깊은 명물 클럽이었다.
올해 1월 영국 출장을 갔을 때였다. S P&I 클럽의 언더라이터 Jonathan이 주말에 자기가 회원으로 있는 클럽에서 플레이하길 여러 차례 권한 바 있어 Danham 클럽을 찾았다. 멤버들만 플레이하는 아침 시간을 피해 토요일 11시경 우리는 두 팀 8명이 플레이했다.
시작하기 전에 차 한 잔을 나누고 있는데 클럽의 헤드 프로가 직접 찾아와 인사도 하고, 골프장에 대해 자세히 설명도 해 줬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부분 골프장에 헤드 프로가 없다고 보면 된다. 설사 헤드 프로가 있다손 치더라도 골퍼들에게 이처럼 자상하게 설명해주지도 않고, 아마 경기팀 운영에만 집중할 것이다.
또한 코스 관리가 양호해 윈터 그린을 쓰지는 않았지만, 평평한 목초지에 100여 년 전 자연적으로 만든 골프장이다 보니 한국의 골프장처럼 완벽한 배수 장치가 돼 있지 않아 코스 일부는 질척거리기도 했다. 그럼에도 회원들은 1년에 200만 원 가량의 연회비만 내면 그린피는 언제나 면제되고, 일 년 내내 플레이할 수 있는 운동 시설이다. 더욱이 회원들이 초청하는 게스트들도 그린피가 대폭 할인돼 골프 비용은 아주 저렴했으며, 우리 8명의 그린피는 아마도 30만 원을 넘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도 진짜 컨트리클럽이 생긴다면…
즐거운 라운드를 마치고 클럽하우스에서 조촐하고 이른 저녁 식사를 했다. 함께 플레이는 하지 않았지만, 부근에 사는 부사장 부부가 식사를 호스트 했다. 근처에도 좋은 식당이 꽤 있었지만, 이곳의 골퍼들은 클럽하우스에서 하는 식사를 자기 집에서 차리는 집 밥처럼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골퍼들이 아닌 동네 주민들도 생일이나 약혼 또는 환영, 송별회 등의 파티를 자주 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