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쇄
  • 전송
  • 보관
  • 기사목록

[이문수 건강 칼럼]내 아이의 조울병 체크포인트 9가지

  •  

cnbnews 제439호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2015.07.16 09:05:55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이문수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양극성장애인 조울병은 기분이 지나치게 좋다가 우울해지는 감정이 일정한 주기로 오가는 질환을 말한다. 흔히 성인에게만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 어린이나 청소년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조기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향후 사회생활이 어려워지는 등 심각한 장애를 겪을 가능성이 높아 주의를 요한다. 소아·청소년의 우울증은 약 5~8% 정도, 조울병은 초등학생에서 약 0.3~0.5% 정도였다가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 증가해 성인과 유사한 약 1%에 이른다고 보고됐다.

특히 소아·청소년의 조울병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바뀌면서 1994~2003년 조율병 진단율이 40배가 늘어나는 폭발적 증가세를 보였다.

미국 정신의학회에 따르면, 아동기 조울병의 주요 증상은 과도하게 흥분하거나 예민해져 공격성이 높아지고, 전형적인 아이들의 우쭐거림이 아닌 과대망상적 사고를 하며, 수면 욕구가 감소하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말하거나 성욕이 과다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조울병은 복잡한 질병으로 일부 아이들에게는 여러 주요한 증상이 한꺼번에 나타나기도 하고, 일부는 극도로 과민한 반응만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또한 전형적인 증상이 아닌 비정형 조울병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아이가 4일 이상 동안 쉽게 흥분하고 웃다가 빠르게 과민해지고 우울해지는 조증과 우울증이 혼재하는 증상을 보인다면 조울병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자녀에게 조울병이 있다면, 약물치료와 더불어 우선 아이에 맞춘 치료 계획이 중요하다. 누구에게서 어디서 얼마동안 어떤 치료가 진행되는지는 의사와 함께 논의해 학교나 일상생활에서 현실 가능한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초기 진단을 위해서는 주의 깊은 감시와 추적 관찰이 필수적이다. 그리고 일단 치료를 시작하면 일반적으로 초기에는 2~3주마다 내원해 진료를 받게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성인에게만 나타난다고 알려진 조울병이 어린이나 청소년에게도 100명에 1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 = 부평구

증상이 안정화되기까지 보통 4~6개월가량이 소요되지만 수면장애, 아동청소년의 학교 부적응, 기능의 손상 등 2차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장기적인 유지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다.

100명 중 1명꼴, 진단율 40배로 증가
가족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치료 효과 높여

최근 국내에 조울병 아동청소년들에게 특화된 ‘아동 및 가족 중심 인지행동 치료(child and family focused cognitive behavior therapy, CFF-CBT)’가 새롭게 도입됐다. 아이를 위한 개별적인 치료뿐 아니라 가족들도 심리교육과 대처기술을 배우는 협조적인 치료이다.

주 1회로 총 12개의 세션이 진행되며, 성인기까지 자녀들을 잘 안내하기 위해서 가족들도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위기의 순간에 취해야 하는 행동을 배울 수 있다.

‘무지개 프로그램’이라고도 불리는 가족 중심 인지행동 치료는 미국의 경우 여러 연구를 통해 이미 효과가 입증됐다. 아이들이 기분을 조절하고 안정적인 일상을 가지기 위해서 가족들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치료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약물 부작용, 평상시 나타나는 문제점 등을 공유하는 것이 소아청소년 조울병의 치료 효과를 최대한 높이는 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아동의 단순한 증상 조절만이 아니라 정상적인 기능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아이들에게서 다음과 같은 주요 증상들이 4일 이상 계속해서 나타난다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겠다.


소아청소년 조울병의 주요 증상

① 자녀가 과도하게 흥분하고 아찔하거나 때로 우스꽝스러운 행동을 한다.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과장된’ 것처럼 보입니까?
② 자녀가 아주 예민하고 공격성과 분노가 통제하기 어려워 보이며 다른 아이들과 비교해 보았을 때 지나칠 정도입니까?
③ 자녀가 전형적인 아이들의 우쭐거림 정도를 넘어서 우월감을 가지고 과대망상적인 주장을 하거나 마치 자신이 ‘모든 것을 알고 있거나’ 또는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합니까?
④ 자녀가 잠들거나 수면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며 수면 시간이 부족해도 피곤한 기색이 거의 없어 보입니까?

▲아이들의 조울병 치료에 가족의 적극적인 참여는 중요하다. 최근 국내에 ‘무지개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가족 중심 인지행동 치료법이 소개됐다. 사진 =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⑤ 자녀가 끊임없이 말하고 자신의 마음속에 넘쳐나는 생각들을 멈출 수 없다고 불평합니까?
⑥ 자녀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들을 계획하고, 이 계획들을 실행하는 데 전혀 피곤해 하지 않는 것처럼 보입니까?
⑦ 자녀가 ‘성욕 과다’의 신호들, 가령 은밀한 부분에 대한 관심, 자기 자극 또는 성적 언어들을 조숙하게 알거나 관심을 가지는 것처럼 보입니까?
⑧ 자녀가 다른 아이들과 달리 위험을 무릅쓰면서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행동을 보입니까?
⑨ 자녀가 분명한 이유가 없는데도 한바탕 슬퍼하고, 울고, 흐느끼고, 낙담할 때가 있습니까?

(정리 = 안창현 기자)

관련태그
CNB  씨앤비  시앤비  CNB뉴스  씨앤비뉴스

배너
배너
배너

많이 읽은 기사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