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은 도시 환경이 비만과 만성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이혜진·조비룡 교수팀은 서울대학교 건축학과 강현미·박소현 교수팀과 함께 도시 환경에 따른 신체 활동과 건강의 상관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도시 환경이 다른 두 지역을 선정했다. 두 지역은 모두 도심에 위치했으며 지역 내에 공원과 쇼핑몰이 있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A지역은 평균 8도 이상의 경사를 가진 길이 대부분인 반면, B지역은 평평하고 잘 정돈된 길이 놓여 있었다.
연구팀은 두 지역에 2년 이상 거주한 주민 1만 6178명의 2009년 국민건강보험공단 국가검진 결과를 비교했다. 그 결과, B지역 주민은 A지역 주민보다 ‘하루 30분 주 5회 이상’ 걷는 비율이 9%, 동일한 기준으로 신체활동을 하는 비율이 31% 높았다.
B지역 주민은 A지역 주민보다 복부 비만 비율이 17%, 고혈압, 당뇨 등 비만과 관련된 만성질환의 비율도 각각 12%, 14% 낮았다.
이혜진 교수는 “한국인의 30% 이상은 심뇌혈관계질환으로 사망한다. 심뇌혈관계질환의 가장 큰 원인은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비만과 관련된 만성질환이다. 걷기 좋은 도심에 사는 사람들은 생활습관과 건강 상태가 좋았다”며 “심뇌혈관계질환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건강 친화적인 도시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비룡 교수는 “거주지의 도시환경은 지역주민의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에 대한 연구가 충분치 않았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도시환경, 특히 걷기 좋은 환경이 비만과 만성질환의 위험도를 낮춰 지역 주민의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침을 밝혔다”며 “단 본 연구는 관찰 연구이기 때문에 걷기 좋은 도시환경이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든 것인지, 건강한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들이 걷기 좋은 도시 환경으로 이주한 것인지 확실치 않다”고 덧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공중보건(Public Health)’지(誌) 최신호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