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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용 건강 칼럼] 아침식사만 챙겨도 머리 좋아지고 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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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7호(창간기념호)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2015.11.19 08:5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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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저널 =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많다. 국내 조사에 따르면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시간이 없다’는 응답이 47%로 가장 많았다. ‘아침에는 입맛이 없다’거나 ‘아침을 먹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른 출근 시간과 교통 체증, 야근, 과음, 부족한 수면 시간 등 우리 사회의 단면이 아침 식탁에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성인들은 식사를 한 지 6시간쯤 지나면 위 속의 내용물이 모두 배출돼 버린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배가 고파진다. 속이 텅 빈 것 같아 상복부의 느낌이 편하지 않고, 몸에 힘이 없어진다. 심하면 두통, 식은 땀, 손발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배가 고프다는 것을 표현하고 음식을 찾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르다. 아침에 배가 고픈 것을 아픈 것으로 착각하고 오히려 식사를 하지 않으려는 경우가 제법 있어 부모들이 잘 알아차려야 한다.

노인들의 경우도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아침 식사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본인이 식사를 만들어 먹기가 어려운 경우도 많아 누가 일일이 챙겨주지 않으면 아침 식사를 소홀히 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관절염에 쓰는 소염 진통제나 심장약 등을 복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약제는 식욕을 저하시킨다. 치아 건강이 좋지 않은 것도 식사에 큰 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나이가 많은 노인일수록 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도록 주변 사람들이 신경을 써야 한다. 아침 식사의 효과는 다음과 같이 의학적으로 분명히 설명할 수 있다.

① 뇌의 기능이 활발해진다

음식을 보거나 냄새를 맡으면 대뇌가 자극되는데, 음식을 먹으면 더욱 잘 자극된다. 아침 식사를 챙겨먹으면 대뇌가 일찍 자극을 받아 직장인들의 작업 능률이 오르고, 학생들의 경우 학습 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실제 수험생이나 학생들이 아침 식사를 하게 되면 기억력이 좋아지고 시험을 잘 치를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수학이나 논리학처럼 집중을 요하는 문제를 풀 때 실수가 적다는 등 학습 수행 능력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가 다양하게 나와 있다.

또 아침 식사를 먹은 학생이 학교에서 덜 피곤하고 체력적으로 더욱 빠르게 움직이며, 튼튼한 신체 지구력을 보였다는 보고도 있다. 정신 활동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미치는데, 특히 사회성, 명랑성, 흥미유발 등 감정적 기분 변화에 영향을 준다.

② 소화 기능이 좋아진다

아침 식사를 하면 위산 등 각종 소화 효소와 호르몬이 분비되고 위장관 운동도 좋아진다. 아침 식사는 변비 치료에도 좋다. 변비가 있는 사람들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에 가는 것보다 아침 식사 후 변을 보는 것이 좋다. 아침 식사가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③ 체중 조절 효과가 있다

아침 식사를 먹으면 충동적인 간식 섭취를 줄이게 된다. 또한 점심과 저녁을 적게 먹을 수 있어 체중 조절이 용이하다는 보고도 있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이나 저녁에 폭식할 가능성이 있고, 특히 저녁 식사를 많이 먹고 곧바로 누워 자면 먹은 음식이 다 살로 가게 되는 원리다. 따라서 성공적인 체중 조절을 위해서 세 끼를 비슷하게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울의 일부 초등학교는 ‘좋은 학교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아침 식사를 거르는 아이들에게 ‘사랑의 아침밥’ 제공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서울특별시북부교육지원청

아침 식사를 잘 챙겨 먹으려면 우선 식사를 간단히 준비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고, 아침에 입맛이 돌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 아침 식사가 건강과 일상 활동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어렸을 때부터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다.

매일 아침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사람의 90% 이상이 밥을 먹는 우리나라에선 더욱 그렇다. 시간도 없고 귀찮아서 자연히 아침 식사를 거르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그래서 아침 식사를 간단한 양식으로 하는 것을 시도할 만하다.

시리얼이나 빵, 우유, 주스 등 단순한 메뉴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유를 잘 소화하지 못한다면 콩으로 만든 우유 대용품이나 요구르트 음료를 마시거나 유당을 제거한 우유를 마셔도 된다. 최근 우리나라에도 일본이나 홍콩처럼 직장 근처 음식점에서 아침 식사를 파는 곳이 많다. 식당에서 아침 식사를 먹는다면 이것저것 다양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어 입맛에도 좋을 것이다.

사람들은 흔히 아침에는 점심이나 저녁보다 식사를 적게 하는 것이 좋다고 여긴다. 하지만 아침 식사를 적게 먹어야 할 특별한 이유는 없다. 오히려 저녁 식사를 적게 먹고, 아침 식사를 충분히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루를 여는 아침 식사가 낮 동안 활동을 위해 중요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식사를 하면 입맛도 없고 소화도 안 된다. 가장 적절한 아침 식사 시간은 잠에서 깬 지 30분에서 2시간 사이다. 아침에 일어나 가볍게 운동이나 산책을 한 후 식사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아침은 충분히, 저녁은 적게”
미국은 조찬 급식 정책 시행해

입맛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흡연자들은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담배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아침 식사 전에 흡연을 하면 입맛을 떨어질 수 있으니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들은 아침 식사 대신 케이크, 과자, 탄산음료 등 스낵류 음식을 먹는 습관을 들이지 않도록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 초등학교는 대부분 아이들에게 점심 식사를 급식으로 제공한다. 아침에는 간단히 우유나 빵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 1975년 학교 아침 급식 프로그램을 국가 정책으로 확정해 모든 공립, 비영리 사립학교에 아이들의 아침 식사를 위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다.

이처럼 아침 식사를 먹도록 장려하는 정책은 국민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프로그램을 도입한다면 건강뿐 아니라 아침 식사의 중요성을 알리는 중요한 교육이 될 것이다.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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