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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원 - 중국에서 글로벌벤처 창업] 성패가를 中파트너와 진득한 연애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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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59호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2015.12.03 08:55:25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신동원 네오위즈 차이나 지사장) 중국은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산업에 대한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문화, 미디어, 금융, 인터넷 등 자국민에게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산업을 철저하게 규제하고 있다. 규제 방식은 보통 법인 지분 소유에 대한 규제다. 외국인이 해당 산업에서 소유할 수 있는 최대 지분은 50%다. 최근 상하이 자유무역지대(Shanghai Free Trade Zone)에 법인을 설립하면 외국 기업에도 ICP(Internet Contents Provider: 중국 내에서 웹사이트를 열고 상거래를 하기 위한 자격증) 라이선스를 내어 준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이는 아직 빅데이터와 일부 분야에만 한정된 것으로 듣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이 중국에서 인터넷 관련 사업을 하기는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두 팔이 묶인 상태에서 경쟁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그래서 중국의 인터넷은 모조리 중국인들이 휩쓸고 있다. 미국의 내로라하는 인터넷 기업들은 퇴각하거나 아예 서비스가 막혀 있다. 한국의 스타트업들이 중국을 진출할 때 아이템이 플랫폼 사업인 경우, 가장 많은 고민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서 파트너가 중요

그래서 중국에서는 외국인 스스로 뭘 하려는 노력보다는 처음부터 파트너십을 하거나 중국인으로 구성된 팀을 세팅하는 게 중요하다. 많은 벤처들이 가장 원하는 게 바로 파트너를 소개받고자 하는 거다. 막상 청운의 꿈을 가지고 중국에 나왔는데, 막상 말도 안 통하고 돌아가는 사회 모습을 보자니 한계를 많이 느끼게 될 거다. 주변에서 산전수전 공중전 겪은 분들의 조언도 결국은 파트너를 찾으라는 조언이 많다보니 더욱 그러하다. 

그런데 파트너는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가 없고, 쉽게 결정해서도 안 된다. 파트너를 찾는다는 건 결혼을 하는 건데, 그것도 중국인과 국제결혼을 하는 건데, 자꾸 중매를 요청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중매가 아닌 연애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연애 기간이 필요하다. 어떤 벤처는 3개월 혹은 2개월 프로그램 중 파트너를 확정짓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베트남 처녀 속전속결로 데려오기’가 아닌 만큼 매우 위험한 시도다. 우연히 이 기간 중 만난 중국인이 가장 적합한 파트너라는 보장이 없다. 운이 좋아 잘 만날 수도 있지만, 서로의 미래를 위해 상호간에 신중할 필요가 많다.

내 것을 내어주고 상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

흔히 배우자를 찾을 때 나를 위해 신이 준비한 근사한 이성을 기대한다. 그래서 찾기가 힘들고 싱글족도 점점 많아지는 거 같다. 사실은 나를 위해 준비된 이성이란 없는 거 같다. 다 부족한 사람들끼리 만나서 닳고 닳으면서 서로 포기하고 인정하게 되면서, 가정의 평화가 찾아오지 않던가? 비즈니스 파트너도 내 입맛에 맞는 맞춤형 파트너란 없다. 국적이 다르고 살아온 문화가 다른 사람과 파트너십을 맺는다는 게 여간 쉽지 않은 일이다.

▲현대차가 중국 현지화에 성공한 배경에는 좋은 중국 측 파트너와 손을 잡은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상대방에게 뭘 기대하기보다는 내가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꽌시(關係)의 시작이다. 내가 상대방에게 가치가 없는 사람인데 상대가 나에게 관심을 줄 리가 없다. 내가 그에게 의미있는 꽃이 되어야 상대도 자신의 속을 보이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내가 그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은 인고(忍苦)의 과정이기도 하다. 나의 것을 먼저 내어주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내 히든카드를 다 보여주라는 의미가 아니다. 내가 좀 더 손해를 보라는 거다. 작은 것을 과감히 내어주고 더 큰 것으로 받는 것이 파트너십이 아닐까 싶다.

파트너를 찾기 위한 노력

파트너는 소개받을 수도 있지만, 보통은 내가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는 게 빠르다. 해당 산업의 전시회를 다닌다든지, 경쟁사를 방문해 한 수 배우면서, 그 조직의 핵심 인력과 지속적인 교류를 한다면, 언젠가 그가 내 조직원이 될 수도 있다. 경쟁사에게는 내가 경쟁자가 아니라 ‘상대’가 중심이 되고 ‘내’가 협력할 것이라는 명확한 메시지가 필요하다. “내가 한국에서는 한가락 하는 사람인데”라는 거드름 대신, “내가 한국에서는 이 정도 하긴 했지만 난 중국에선 아직 잘 모르니, 당신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라는 겸손 또한 중요하다.

한두 번의 미팅을 통해 뭔가 결론을 내리려는 성급함 대신에, 인간적으로 먼저 친해지고 상대에게 신뢰를 주려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중국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해 온 사람이라면 잘 느끼겠지만 중국인들은 먼저 사람을 검증한다. 이를 위해 처음부터 구체적인 비즈니스 얘기로 바로 들어가기보다는 소위 ‘간’을 먼저 본다. 그 사람이 어떤 배경을 가지고 있고 어떤 실력을 가진 사람인지 보기 원하고, 그래서 식사 제안을 하는 거다. 사실 아무리 복잡해 보이는 비즈니스도 결국엔 하루 저녁식사를 통해 나눈 대화로 결론이 내려지지 않던가? 그 과정까지 지리한 노력이 필요할 뿐.

함께라면 더 멀리 갈 수 있다

상하이 복단대 Fuvic 동아리가 발행하는 일일 뉴스 리포트의 마지막에는 늘 이 문구가 있다. ‘함께하면 더 멀리 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 창업은 정말 힘든 과정이다. 이 길고 험난한 싸움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면 너무 외로울 거 같다. 특히 남의 나라에서 글로벌 창업을 하면서 현지인 없이 뭔가를 진행하기란 녹녹치 않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파트너를 찾는 노력이 다소 많이 필요해도, 함께 갈 수 있는 파트너를 먼저 찾기를 권유한다. 혼자 잘 진행해서 성공한 한국인을 거의 보지 못했다. 지난 11년간 내 주변 사례로는 그랬다. 대부분은 누군가 중국인의 도움을 받았거나 지금도 받고 있고, 아예 중국인이 팀의 핵심인 경우가 많았다. 중국에서 성공한 한국 기업들은 그랬다. 

(정리 = 최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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