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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 디자인 - S.L.Y 하우스] 멋진 정원을 내부에 감춘 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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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3호 안창현 기자⁄ 2016.03.10 08:59:00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전원주택 ‘S.L.Y 하우스’. 사진 = 신경섭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안창현 기자) 경기도 용인의 한적한 동네에 들어선 전원주택 ‘S.L.Y 하우스’. 이 주택 이름은 가족의 성을 따서 붙여졌다. 부모와 아들 세대가 함께 사는 주택은, 화려하진 않지만 가족을 세심하게 고려했다. 두 세대가 사는 만큼 정원은 공유하면서 1층과 2층을 분리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휠체어를 타는 부모, 영화를 전공한 아내 등 가족 구성원의 아늑한 보금자리가 될 수 있도록 최대한 배려했다. S.L.Y 하우스만의 개성 또한 이런 배려에서 나왔다.

흔히 전원주택은 자연을 향해 열린 구조를 취한다. 주택과 자연 사이의 경계 또한 최대한 희석시켜 담 같은 장애물을 만들지 않는다. 하지만 S.L.Y 하우스는 약간 달랐다.

건축사사무소 어코드의 신훈 소장은 “이 집이 자연과 마주하는 태도는 두 가지다. 하나는 자연을 조망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나만의 자연인 정원을 담는 것이다. 그래서 건물은 정원을 감싸면서 외부 도로를 등지는 형태”라고 전했다.

일반적으로 한국의 주택은 건물이 정원을 향하도록 설계한다. 하지만 정원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원주택의 일반적인 모습과는 다르게, S.L.Y 하우스는 정원이 건물 안쪽으로 숨겨졌다.

▲건물이 정원을 감싸 아늑한 정원 공간을 만들었다. 사진 = 신경섭

▲2층에 따로 주방을 둬 독립적 생활을 보장했다. 사진 = 신경섭

“이런 배치는 집에 들어서는 사람에게 대비의 효과를 준다. 건물의 거대한 외피와 달리 내부에 다른 세계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순간, 그 정원이 더욱 아늑하게 느껴지는 것”이라고 신 소장은 설명했다.

외부에서 들여다보기 힘든 정원은 온전히 가족만을 위한 공간이 됐다. 정원은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기본적인 동선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에 텃밭과 잔디밭을 분리해 배치했다. 텃밭은 정돈된 느낌이 들게끔 낮은 돌망태를 쌓아 구획했고, 정원 한쪽에 가든 키친을 마련해 파티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S.L.Y 하우스는 전체적으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부모가 일상생활에서 최대한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했다. 신 소장은 정원을 포함한 주택의 다양한 장소를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개념을 적용해 설계했다. 배리어 프리는 장애를 가진 사람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물리적 장벽을 허무는 것을 말한다.

나아가 정원 잔디밭에는 영화 감상을 위해 스크린으로 활용할 수 있는 가벽을 세웠다. 영화를 전공한 아내를 배려한 장치다. 이렇게 S.L.Y 하우스의 구석구석은 가족들을 위한 맞춤형 공간이 됐다.

1-2층 구분한 독립형 주거 공간

건축주의 요구사항은 이랬다. “각각의 세대는 독립된 주거 형태를 가지고, 건물은 정남향으로 배치됐으면 한다. 옥상을 사용할 수 있고 태양광을 활용해 관리비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1층은 휠체어를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공간이어야 한다. 또 높은 층고의 거실과 넓은 드레스룸도 갖춰지길 원한다.”

▲좁은 틈을 통해 보이는 외부의 모습은 내부 공간의 풍성함을 더한다. 사진 = 신경섭

건축주의 요구대로 S.L.Y 하우스는 설계됐다. 부모는 1층, 아들 부부는 2층에서 독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2층은 외부 계단을 통해 따로 출입구를 마련했다. 1층에는 특히 넓은 공간을 마련해 휠체어 사용에 최대한 편리하게 했고, 입구를 거실과 주방 사이에 배치해 동선을 최소화했다. 높은 천장으로 실내를 넓게 느끼도록 했다.

2층에도 두 개의 방, 두 개의 욕실을 마련했다. 거실과 주방도 하나씩 별도로 마련해 두 가구가 생활에 불편하지 않도록 했다. 2층이 1층보다는 비교적 입체적인 배치를 가져 생동감 있는 공간이 됐다.

▲2층 공간은 입체적 배치를 통해 1층보다 생동감 있는 공간이 됐다. 사진 = 신경섭

실내 공간에는 환기가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마주보는 벽마다 창을 설치했다. 넓은 정원을 비롯해 자연으로 둘러싸인 주택이기 때문에, 이 창들은 자연 풍경을 집 안으로 한껏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다.

부모님 위한 ‘배리어 프리’ 설계
아늑한 정원에 스크린 설치까지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동선이 편리하길 원했던 건축주의 요구에 따라 주택 내부는 전체적으로 좁고 길게 설계됐다. 대신 곳곳에 나 있는 창, 화이트 톤으로 마감한 벽과 천장은 좁은 통로의 시야를 확장해주는 역할을 한다.

신 소장은 “현관에 들어서면 펼쳐지는 파노라마 같은 공간과 작은 창을 통해 보이는 외부 모습이 공간의 풍성함을 담을 수 있게 했다. 내부의 좁고 긴 공간을 풍부하도록 보이게 만드는 데 이런 대비 효과가 필요했다. 가족 편의를 위한 맞춤형 설계였다”고 말했다. 


- S.L.Y 하우스

설계: 신훈(건축사사무소 어코드)  
대지위치: 경기도 용인시  
지역지구: 자연녹지지역  
용도: 단독주택  
대지면적: 562㎡(170평)  
건축면적: 112.01㎡(33.88평)  
연면적: 251.25㎡(76.00평)  
최고높이: 9.48m  
규모: 지상 3층  
구조: 철근콘크리트구조(내진구조)  
외부마감: 스톤코트(외단열시스템), 씨블랙 버너구이, 데크목  
내부마감: 석고보드 위 실크벽지, 강마루  
사진: 신경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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