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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화 건강 칼럼] 두통 진단 받기 전 ‘두통 설문지’ 미리 작성하면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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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78호 서정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2016.04.14 09:01:21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서정화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신경과 교수) 두통은 기원전 3000년경 바빌론과 이집트 문서에 기록이 있을 정도로 오래되고 흔한 증상이며 질병이다. 또 두통은 매우 주관적인 증상으로 겉으로 나타나는 징후가 없는 경우도 많다.

두통이 있는 본인만이 통증 혹은 불편감을 느끼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이해하지 못할 수 있다. 그래서 “몸이나 머리에 심각한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막연한 불안감에 병원을 찾게 된다.

더욱이 인터넷 등에서 접하는 수없이 다양한 의료 정보 때문에 두통을 잘못 이해하거나 진단해 불안감이 더 커지는 경우가 많다. 결국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불필요한 검사를 받거나 잘못된 자가 혹은 민간 치료로 질환을 더 악화시키는 경우가 드물지 않다.

‘현대인의 질병’ 두통은 왜 생기나?

대부분 두통 환자들은 두통을 ‘뇌가 아픈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사람의 뇌는 통증을 느끼지 못한다. 사람의 머리에서 통증을 느끼는 부분은 뇌 자체가 아닌 이를 둘러싼 뇌막이나 혈관, 근육, 신경분지들이다.

이런 뇌 주변 혹은 바깥쪽의 조직들이 다양한 이유로 당겨지거나, 눌리거나 혹은 수축, 확장되는 자극이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뇌를 둘러싼 조직들이 어떻게 자극을 받게 될까?

몇 가지 예를 들면, 가장 흔한 두통의 종류로 긴장형 두통이 있다. 흔히 머리가 쪼인다, 띵하다, 멍하다고 표현하는 가벼운 두통이다. 이 두통은 잘못된 자세나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목과 목 주변, 머리 근육의 지속적인 긴장과 수축으로 근육 사이로 지나가는 혈관과 말초신경이 눌리거나 자극을 받아 발생한다.

편측의 박동성이 심한 두통인 편두통도 여러 기전에 의해 뇌혈관이 비정상적으로 팽창과 수축을 반복해 혈관을 둘러싼 신경 다발이 자극 받아 두통을 느끼는 것이다.

▲두통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부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병원에서 세밀한 진찰로 진단이 가능하다. 사진 =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많은 사람이 걱정하는 뇌졸중, 뇌종양에서는 어떻게 두통이 발생할까? 뇌는 두개골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 때문에 두개 내 공간은 한정돼 있고, 정상적으로 일정한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 그런데 갑작스러운 출혈이 또는 뇌종양 크기가 커지면서 두개 내의 압력, 즉 뇌압이 상승해 뇌 주변의 혈관이나 뇌막이 당겨져 심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두통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머리와 목의 근육부터 뇌막, 혈관, 신경분지를 자극할 수 있는 원인들은 모두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차성 두통인 긴장형 두통, 편두통 등에서부터 수막염, 뇌종양, 혈관염, 뇌졸중, 또 머리와 목 주변의 염증이나 외상 등으로 두통이 발생할 수 있다.

민간요법 및 자가 치료 주의해야

일차성 두통이라면 진통제나 혈관수축제, 신경안정제를 이용한 약물 치료, 정신적 스트레스를 낮추기 위한 정신 치료, 인지행동 치료, 바이오피드백 등으로 치료할 수 있다. 뇌혈관 질환이나 뇌수막염, 뇌종양 등으로 인한 이차성 두통은 각 원인에 따라 치료가 정해진다.

그런데 두통이 흔한 증상이다 보니 민간요법이나 자가 치료 등으로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그 효과 여부를 떠나 중요한 질환의 첫 증상일 수 있는 두통의 적절한 진단과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뇌혈관 질환, 뇌수막염, 뇌종양 등의 질환과 관련한 두통이라면 이러한 자가 치료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두통의 원인이 다양하지만, 대부분은 악성의 특별한 원인이 아니라 심리적인 원인이 크게 작용한다. 그리고 환자와의 면담과 문진, 신경학적 진찰로 80% 이상을 진단할 수 있다. 그래서 환자의 걱정과 달리 머리와 목 등에 전산단층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과 같은 영상 검사, 특별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면 두통 진료에서 어떻게 면담하고 문진할까? 진료실에서 많은 두통 환자가 본인의 두통 증상을 잘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머리가 아프고, 많이 힘들고, 걱정 된다…” 정도로 말하는 환자들이 많다.

두통은 워낙 주관적인 증상이고, 표현하기 애매한 느낌이 동반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의사 앞에서 머뭇거리고 충분히 표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진료에 앞서 본인의 두통을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거나 두통 설문지 등을 작성하는 것이 두통을 빠르고 정확하게 진단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심각한 질환 있는 두통 증상은 미리 체크

앞서 두통의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대부분 악성이 아니고, 세밀한 진찰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두통에 대해 안심할 수도 없다. 조심해야 할 증상, 즉 심각한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있는 두통도 있기 때문이다.

두통을 동반할 수 있는 심각한 질환으로 뇌졸중과 뇌종양, 뇌수막염, 뇌농양, 뇌혈관연축이나 뇌혈관염 등이 있다. 만약 위 증상 중 하나 이상이 있다면, 빠른 시간 내에 신경과에서 진료가 필요하다. 


전문적인 두통 진료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상황들

① 갑작스런 한쪽 팔다리의 마비, 언어 장애 등이 동반된 두통
② 이전에 없었던 찌르는 듯한, 터질 듯한 매우 심한 두통
③ 고열과 구역, 구토를 동반한 두통
④ 머리를 앞으로 숙이거나 힘을 주면 평소보다 더 심하게 아픈 두통
⑤ 평소 두통과 달리 더 심하게 아픈 두통
⑥ 최근 머리나 목 부위를 다친 이후의 두통
⑦ 잠을 자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깬 경우의 두통
⑧ 경련, 의식 장애, 심한 어지럼증, 사물이 두개로 보이거나 시야 장애가 동반된 두통
⑨ 평소 두통이 없다가 50세 이후로 새로 발생한 두통
⑩ 진통제를 복용함에도 호전이 없는 두통
⑪ 머리에 벼락 치듯 갑자기 심하게 아픈 두통

(정리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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