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정은 건강 칼럼] 환절기에 피부 관리하는 11가지 습관
(CNB저널=설정은 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피부과 교수)
환절기 꽃가루도 많이 날리고, 황사 현상도 점점 심해지고 있다. 또 일교차가 크기 때문에 면역력도 낮아진다. 피부 질환 역시 환절기에 악화되거나 재발할 수 있어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환절기에 발생할 수 있는 피부 질환으로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과 피부 건조증 등을 특히 주의해야 한다. 우선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은 알레르기 항원이라고 부르는 원인 물질에 의해 피부에 염증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흔한 항원으로 옻나무, 은행나무, 고무, 머리염색약, 금속, 향료, 화장품 등이 있다.
원인 물질에 특별히 민감한 사람이 이런 항원들에 노출되면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정상적인 피부 장벽을 가진 사람에게는 원인 물질에 노출되는 상황에도 쉽게 피부염이 발생하지 않는다.
접촉 피부염은 습진에 준해 항히스타민제, 국소 및 전신 부신피질 스테로이드 등으로 치료한다.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 환자가 한번 발병하면 증상이 매우 오래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항원을 반복적으로 접촉하면 재발을 피하기 힘들기 때문에 원인 물질을 확인해 그 물질을 회피하는 것이 질환의 치료와 예방에 있기 가장 중요하다.
또 피부 건조증은 표피수분장벽이 손상되면 흔히 발생한다. 경피수분소실(각질층의 장벽 기능이 떨어지면 표피에서 수분을 빼앗김)이 증가하는 현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그로 인해 피부가 가려워지는 소양증이 생긴다.
정강이, 팔꿈치, 옆구리나 손등에서 잘 발생하고, 습도가 낮은 환절기나 겨울에도 주의해야 한다. 표피장벽의 회복 능력은 표피 pH(수소이온지수)의 증가로 인해 55세가 지나면서 저하된다. 따라서 피부 건조증은 노년층에서 자주 발생하며, 소양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꽃가루 피하고, 피부 보습 신경 써야
가장 중요한 치료는 가려움증의 예방이다. 피부 건조증을 줄이면 그에 따른 가려움도 감소하므로 목욕 직후 보습제를 바르도록 한다.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하거나 비누를 자주 사용하는 경우, 또 때밀이 목욕을 하는 경우에는 피부 건조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샤워 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해 가볍게 닦아주고, 면 소재의 옷을 입는 것이 좋다. 가습기나 젖은 빨래 등을 이용해 건조하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증상이 심한 경우, 경구 항히스타민제, 국소 및 전신 부신피질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볼 수 있다.
또한 환절기 건조한 공기로 인해 호흡기 점막이 약해진 경우, 호흡기 질환에 걸릴 확률이 높다. 따라서 바이러스 접촉을 줄이고, 손을 자주 씻는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환절기 알레르기성 피부염이나 건조증 등 피부 질환에 주의해야 한다. (사진=인제대학교 부산백병원)
피부 알레르기성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등 호흡기 질환과 연관성을 보일 수 있다. 계절의 급격한 변화 및 꽃가루 등 봄철 알레르기 항원으로 발생하는 알레르기 비염은 항히스타민제 복용, 부신피질호르몬 스프레이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천식의 경우에도 필요시 기관지 확장제, 부신피질호르몬 등 알맞은 치료가 필요하다. 알레르기 비염 혹은 기관지 천식 증상 완화를 위해서는 이불이나 베개 등을 자주 세탁하고 햇볕에 말리는 것이 좋으며, 애완동물의 털이나 담배연기 등을 실내에서 제거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상에서 피부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으로 건강한 피부장벽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피부장벽의 기능은 다음과 같은 인자들을 조절함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다.
① 수분 섭취: 수분이 부족한 피부는 탄력이 떨어지고 거칠어진다. 물은 하루 8컵 정도 마셔야 피부 수분이 충분히 보충된다. 자주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② 담배: 니코틴은 피부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피부에 필요한 영양분과 산소 공급을 방해한다. 흡연자는 이 때문에 피부결이 나빠지고 피부톤도 칙칙해진다. 또 흡연은 비타민C를 파괴하는 주범이다. 비타민C가 부족하면 주름살이 빨리 생기는 등 피부 노화가 빨라진다. 피부 세포의 재생 능력도 떨어져 피부에 작은 생채기가 나도 회복이 더디고 흉이 진다.
③ 술: 술은 몸 속 수분을 빼앗아 피부를 수분 부족 상태로 만든다. 수분이 부족하면 피부 탄력이 떨어지고 노화가 빨라진다.
④ 비타민C: 과일과 채소에 들어 있는 비타민C는 항산화작용으로 피부 노화를 막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비타민C는 잘 파괴되고 흡수가 느려 꾸준한 섭취가 필요하다. 건강한 피부를 위해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필요하다.
⑤ 각질 제거: 각질은 약 1개월 주기로 피부 표면에서 떨어진다. 각질층은 피부의 수분 손실을 막고,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때를 미는 등 인위적으로 너무 자주 각질을 제거하면, 오히려 피부를 예민하게 만들 수 있다.
⑥ 세안: 화장을 지우지 않고 잠자리에 들면, 모공 속에 남아 있는 메이크업 잔여물이 피부를 자극해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다. 피부 관리의 기본은 꼼꼼한 세안이다. 적절한 클렌징 제품으로 메이크업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좋다.
⑦ 운동: 운동은 전신의 혈액 순환이 원활해져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운동할 때 땀이 많이 나면 그만큼 체내 수분이 소실되는 것이므로 피부를 건조하게 만들고 피부 노화를 앞당길 수 있다. 지나치지 않게 자신에 맞는 운동을 하며, 운동 중에도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다.
⑧ 자외선 차단제: 자외선은 피부 노화를 일으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자외선에 의해 기미, 검버섯 등 색소 질환이 생기고, 열 손상에 의한 수분 부족, 콜라겐과 탄력섬유 파괴 등이 일어날 수 있으며, 피부암의 원인이기도 하다. 자외선 차단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효과가 감소하므로 장시간 야외에서 머무를 때는 2~3시간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필요하며 비단 여름뿐 아니라 다른 계절에도 관리해주는 것이 좋다.
⑨ 보습제: 보습제는 정상적으로 형성되는 피부장벽을 도와 외부 이물질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식이를 통한 수분 섭취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피부에 수분을 공급할 수 있다. 피부 주름을 막고 알레르기 항원 등 외부 자극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고 재생을 촉진함으로써 기존 피부병에 대한 치료 효과도 발휘할 수 있다.
⑩ 수면: 피부세포는 숙면을 취하는 동안 재생된다.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 염증성 피부 질환들도 수면 문제로 악화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최소한 자정 이전에 잠자리에 들고, 하루 6~8시간 정도 개인에 맞는 양질의 충분한 수면을 취해야 한다.
⑪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피부 민간요법은 대부분 검증되지 않았다. 그래서 무조건 따라하는 것은 피부 상태나 기존 피부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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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안창현 기자)
안창현 isangahn@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