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현대에 범람하는 이미지 정보의 대표적인 형태다. ‘광고로 읽는 미술사’는 광고에 나타나는 이미지와 시대를 대표하는 미술품의 접점에서 그 숨은 의미와 역사적 배경을 풀어낸 책이다.
저자인 미술평론가 정창진은 서문에서 “영화나 광고의 이미지는 미술이 아니라는 사람들의 미술 일반에 대한 구태의연한 관념이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임을 밝힌다.
그는 명화를 차용한 현대의 이미지(광고-영화)와 원화의 유사성을 짚어내지 못하는 사람들의 고정된 사고를 지적하며, 광고 안에 미술이 있고, 미술을 알게 되면 광고가 내포하는 사회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순수 예술은 없다”라는 저자의 생각으로부터 비롯된다. 예술은 처음부터 상업적이며 사회적이라는 것이다. 시대별 사회의 특성이 반영되는 광고와 미술의 공통점은 저자가 광고로써 미술사를 돌아볼 수 있게 하는 가장 큰 논리의 축이다.
정창진은 “광고는 언제나 한 시대의 징후이며 기호”라고 이야기하며, 나아가 “광고를 연구 대상으로 취급하지 않는 미술사는 죽은 미술사”라고 주장한다.
이 책은 광고가 활용한 원화들을 고대 이집트부터 현대까지 시대별로 나눠 다룬다. 광고에 가장 많이 활용됐던 르네상스와 19, 20세기의 회화, 조각들, 그리고 20세기 이후의 현대 미술의 역사적 배경과 현 시대에서 그 이미지가 어떤 의미로 변형돼 나타나는지 저자의 직설적이고 군더더기 없는 어법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정창진 지음 / 1만 6천 800원 / 미메시스 펴냄 / 3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