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아웃사이드 씬(Outside Scene)'. 천, 나무, 경첩, 바퀴, 207 × 350 × 3.2cm. 2014. (사진 = 스페이스K 과천)
코오롱의 문화예술 나눔공간 스페이스K 과천은 신진작가 기획전 '코쿤 2016(COCOON 2016)'을 5월 16일~7월 1일 연다. 이번 전시에는 정유미, 지지수, 허보리 작가 세 명이 참여한다.
정유미는 '막(screen)'이 만들어내는 공간의 안과 밖 그리고 그 경계의 개념에 대해 작업한다. 공간을 분할할 때 쓰는 파티션 형상을 한 작품 '아웃사이드 씬(Outside Scene)'은 공간의 분리나 빛의 투과 등 원래의 역할을 불완전하게 수행한다. 또한 이동을 암시하는 바퀴가 달려 명확한 공간 구획은 계속해서 유보된다.
▲지지수, 'Father still life_4'. 캔버스에 유화, 144.5 x 174.5cm. 2015. (사진 = 스페이스K 과천)
지지수는 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변질되는 자전적 경험을 회화와 조각, 영상 작업으로 담아낸다. 덧없는 현세를 주제로 한 서양 정물화 양식인 '바니타스(Vanitas)' 위에 어린이가 남긴 듯한 서툰 낙서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 속 이미지와 실제 이미지의 부조화를 표현한다. 여기에 닮은 꼴을 찍어내는 데칼코마니 기법을 이용해 자신의 근간이 되는 아버지의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드러낸다.
허보리는 양복과 넥타이로 제작한 '무기' 시리즈를 선보인다. 이 시리즈는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감춘 채 양복과 실크 넥타이라는 사회적 가면으로 무장한 생계 현장 속 아버지들의 치열함을 전쟁터에 비유한다. 작가는 남성 또는 가장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소재들로 탱크와 자동소총, 수류탄 등 무기류를 정교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부드러운 소재의 패브릭은 휘어진 총구나 포근한 촉감을 연출하며, 무기의 공격성과 파괴력을 상쇄시킨다.
▲허보리, '부드러운 K1A1, Useless but Necessary 17.5-K1A1'. 중고 양복, 넥타이, 실, 바느질감, 이불솜, 나무 틀, 414 x 153 x 170(h)cm. 2015. (사진 = 스페이스K 과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