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김광석 20주기를 맞아 곳곳에서 음악공연, 뮤지컬, 전시 등이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다. 뮤지컬 '그날들'이 8월 개막 예정이고, 대학로 아트센터는 '김광석을 보다'전을 선보였다. 이 가운데 서울디자인재단과 김광석추모사업회는 '내 안의 김광석, wkf tkfwl?(잘 살지)?'전을 연다.
우리네 삶을 노래하는 김광석의 노래는 그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처럼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잘 살지?"라며 안부를 묻는다. 전시 타이틀의 'wkf tkfwl'는 김광석 PC통신 나우누리 팬카페 '둥근소리' 게시판에 김광석이 남긴 마지막 글이다. 이 글을 통해 관람객은 다시금 김광석과 대화를 나누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최훈근 DDP경영단장은 "20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김광석의 노래는 그 깊이를 더해가며 대중의 감성을 위로하고 우리 삶에 희망을 주고 있다. 전시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이번 전시를 통해 DDP를 방문하는 분들이 김광석의 노래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아울러 주변을 보살필 수 있는 원기를 회복하는 시간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시기획 의도를 밝혔다.
전시는 생전 김광석과 가까웠던 친구들(박학기, 한동준, 유준열 등 김광석추모사업회)과 20년이 지나도록 그를 기리고 기억하는 팬들(팬카페 둥근소리 회원 및 사진가 임종진 등), 그로부터 영감을 얻은 아티스트, 그의 궤적을 좇아가는 후배 뮤지션까지 모두 준비하고 참여했다.
또한 시각예술, 공간, 음악 3개 분야의 감독이 함께했다. 시각예술 분야에서는 대안공간 루프의 협력 디렉터로 활동 중인 민병직 씨가 김광석을 대중과 새롭게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자 하는 시도를 보여준다. 민병직 감독은 "어떤 면에서 우리가 알고 있는 김광석은 세상이 인위적으로 직조해놓은 과거 속의 신화화된 모습의 김광석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그는 이미 가고 없고, 그 빈자리를 대신 채우고 있는 정형화된 김광석 대신, 이번 전시에서는 조금은 다른 모습과 의미들, 기억들로 여전히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김광석을 다시금 생각하고, 느껴보면서, 다가서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간 분야에서는 ECM 전시와 이태원 스트라디움의 사운드갤러리 등을 통해 음악전시를 선보인 여진사무소의 임여진 씨가 참여해 DDP 공간 특성과 전시의 내용을 결합한다.
마지막으로 음악 분야에서는 김광석의 오랜 친구이자 '서른 즈음에'의 작사·작곡가인 강승원씨가 김광석의 6개 앨범에 수록된 전체 52곡을 편집·구성해 '듣는 전시'의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아울러 전시 기간에 이루어지는 여러 가지 작은음악회의 기획과 연출을 맡는다. 강승원 음악감독은 "DDP의 둘레길은 마치 굴 속에서처럼 자연스러운 음 반사가 있어서 긴 잔향의 여운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다른 어떤 전시관에서도 경험해 보지 못한 음질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여느 공연장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고 밝혔다.
전시기간 동안 금요일 저녁에 6회의 공연이 전시장에서 펼쳐진다. 공연은 생전 친구들과 기타를 돌려가며 노래하며 흥과 우정을 나누었듯이 한동준, 박학기, 동물원, 김형석 등 '친구들의 추억 공연'과 김광석과 직접적인 교감은 없었지만 음악적 영향을 받은 젊은 후배가수들의 헌정 공연, 김광석 노래 클래식 연주회 및 뮤지컬 갈라쇼 등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자세한 공연 일정 및 출연진은 홈페이지에서 공지할 예정이다.
전시장에 울리는 '김광석의 노래'가 잠시 멈추고 턴테이블을 통해 DJ가 선정한 음악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게릴라 DJ쇼'도 펼쳐진다. DJ와 쇼타임은 하루 전, DDP 페이스북을 통해서 공개할 예정이다.
또한 김광석의 1000회 콘서트 장소이기도 하고 관객과 호흡하고 사랑과 희망을 노래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던 곳인 대학로의 학전 소극장 앞에 설치된 김광석 노래비(브론즈 부조, 안규철, 2008년) 앞에서 매일 저녁 버스킹 공연이 있을 예정이다. 학전의 버스킹 공연은 실시간으로 DDP에서 생중계되며 DDP와 학전을 연결한다.
김광석추모사업회의 김민기 대표는 "이번 DDP 전시가 특별한 것은 '나의 김광석에서 우리의 김광석으로' 확장하는 데 그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전시는 DDP 디자인둘레길 & 둘레길 쉼터에서 9월 11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