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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신춘수의 새로운 '지킬 앤 하이드'는 성공할까

한국 창작진 중심으로 브로드웨이 팀과 공동 제작 및 월드 투어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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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기자⁄ 2016.11.11 18:11:58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월드 투어 제작 발표회 현장에 (왼쪽부터)브래들리 딘, 린지 블리븐, 다이애나 디가모, 카일 딘 매시, 데이비드 스완 연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가 참석했다.(사진=클립서비스)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신춘수가 그간 조용했다. 오디컴퍼니는 올해 들어 신작 ‘뉴시즈’를 선보이고 대표작 중 하나인 ‘스위니 토드’ 등을 선보였지만 공연장에 얼굴을 비추기 일쑤인 신춘수 대표를 잘 볼 수 없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 ‘지킬 앤 하이드’ 월드 투어로 오랜만에 얼굴을 비췄다. 얼굴을 보기 힘들었던 건 이 월드 투어 일을 진행하기 위해서였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지금의 오디컴퍼니가 있게 한 작품이다. 기존의 공연을 그대로 끌어오는 것이 아닌, 논-레플리카(non-replica: 복제 안 함) 방식을 취했다. 공연의 기본 구조는 가져오되 세부 사항을 한국 관객에 맞춰 변용시킨 것이다. 2004년 초연된 ‘지킬 앤 하이드’는 논-레플리카의 성공 사례로 자리를 잡았고, 10년 넘는 시간 동안 고정팬을 형성하며 관객의 충성도가 높은 공연이 됐다. 어느덧 ‘지킬 앤 하이드’의 논-레플리카 방식이 익숙한 팬들이 많이 생겼다.


그런데 안정화가 된 이 ‘지킬 앤 하이드’를 또 바꾸겠단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과의 공동 제작으로 새 프로덕션을 선보인다. 방식도 다르다. 기존의 합작 공연은 창작진이 브로드웨이 스태프로 구성되고, 한국 관계자들이 서브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번 프로젝트는 한국의 창작진이 주가 되고, 여기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을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워크라이트 프로덕션(대표 스티븐 가브리엘)이 오디컴퍼니의 파트너다. 2013년 ‘아메리칸 이디엇’ 내한 공연을 성사시키며 오디컴퍼니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번 월드 투어에서 워크 라이트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 캐스트와 투어 운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을 맡았고, 오디컴퍼니는 10년 동안 ‘지킬 앤 하이드’를 이뤄 온 한국의 창작진을 제작에 참여시켜 전반적인 기획을 맡았다. 리드 프로듀서는 신춘수 대표다.


배우들을 뽑기 위해 브로드웨이에서 활동하는 배우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진행했다. 양면성을 지닌 지킬/하이드 역에 카일 딘 매시, 브래들리 딘이 캐스팅됐고, ‘아메리칸 아이돌 시즌3’의 준우승자인 다이애나 디가모가 하이드의 사랑을 받으며 고통스러워하는 루시 역을 맡았다. 린지 블리븐은 지킬의 약혼녀 엠마를 연기한다. 이 배우들은 한국의 창작진과 함께 월드 투어를 진행한다.


신춘수 대표의 해외 시장 두드리기는 처음이 아니다. 2009년 ‘드림걸즈’ 협력 연출로 참여하면서 브로드웨이 문을 두드렸고, 2014년 6월 ‘할러 이프 미 야 히어 미’ 책임 프로듀서를 맡으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다. 2015년엔 ‘닥터 지바고’를 브로드웨이에 올리는 등 해외에서 프로듀싱 작업을 꾸준히 이어왔다. 하지만 꾸준한 활동에도 불구하고 아쉬운 흥행 성적을 남겼다. 이 가운데 이번엔 ‘지킬 앤 하이드’ 월드 투어다. 신 대표는 월드 투어를 기획하게 된 계기로 ‘포화된 한국 뮤지컬 시장’을 들었다.


신 대표는 “뮤지컬 시장 포화 상태에서 멀리 보면 세계 시장을 향해 가야 하는 게 맞다. 그간 잘 올려온 ‘지킬 앤 하이드’에 세계적인 정서를 포함시켜 내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며 “이번 한국 공연 완성도와 흥행성 평가 정도를 보고 아시아, 유럽 투어를 계속 진행할 생각이다. 그래서 한국에서의 공연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무대의 주안점에 대해서도 밝혔다. 신 대표는 “이 작품을 선택하는 데 솔직히 부담감이 컸다. 10년 동안 한국 관객들이 많은 사랑을 준만큼 자칫 잘못 만지면 실망이 클 수도 있다는 부담이 컸다”며 “하지만 기존 한국 공연의 장점을 유지하고, 좀 더 보편적인 정서를 보강한다면 국내 관객뿐 아니라 세계 관객이 열광하는 공연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컸다. 지금 집중력을 갖고 작품을 만들어가는 중이다. 한국에서 그간 사랑받은 작품을 제대로 평가받아야 다른 나라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대표와 함께 12년 동안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을 꾸려온 데이비드 스완 연출은 관람 포인트를 밝혔다. 그는 “이 공연은 인간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열정적인 이야기”라며 “다들 남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모습도 있고, 반대로 감추고 싶은 면도 있다. 이 공연은 그 두 가지 측면이 서로 밀고 당기는 팽팽한 과정을 담았다. 내면의 감정으로 갈등하고 엎치락뒤치락 밀고 당기는 감정을 배우들이 세세하게 표현할 예정이다. 의자에 그냥 앉아있는 게 아니라 들썩거리고 일어나고 싶을 정도의 흥미진진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출연 배우들은 기대감을 전했다. 카일 딘 맨시는 “브로드웨이의 열기를 한국에 가져올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고, 다이애나 디가모는 “집에서 이렇게 먼 곳에 혼자 떨어져서 온 게 처음인데, 가장 좋은 공연을 가져온다는 자신감이 있다. 무대 위에서 피, 땀, 눈물을 쏟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지킬 앤 하이드’ 월드 투어의 첫 포문은 올 12월 대구에서 시작된다. 내년엔 3월 서울에서 개막이 예정됐다. 이후 아시아, 미국 등지에서 월드 투어를 이어나간다는 계획이다. 애초부터 해외 시장에서 '맨땅에 헤딩' 식보다는 국내의 반응을 먼저 살피고 차후를 살피는 전략이다. ‘지킬 앤 하이드’ 새롭게 손보기가 대대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기존 팬을 만족시키고 새로운 관객층을 끌어들일 수 있을지, 새로운 ‘지킬 앤 하이드’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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