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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이정웅·정두화 작가가 ‘책으로 만드는 그림’

갤러리작 초대전에서 물감 대신 책으로 그리고 만든 작품 20여 점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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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17.11.03 14:05:21

▲전광영, ‘집합(Aggregation)’. 한지에 혼합 미디어, 163 x 131cm. 2011.

갤러리작(대표 권정화)은 가을 기획전으로 계절과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을 소재로 작업하는  전광영, 이정웅, 정두화 작가를 초대해 ‘책으로 만든 그림전’을 11월 2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물감 대신 책으로 그리고 만든 작가들의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지난 1995년 전광영의 집합 작품이 고서로 처음 발표됐다. 전광영은 어린 시절 큰아버지가 경영한 한약방의 약봉지에서 영감을 얻어, 잘게 자른 삼각뿔을 고서로 하나하나 싸서 작은 보자기 형태로 캔버스에 섬세하게 붙여나갔다. 초창기 작업 때는 누에처럼, 약봉지처럼 주렁주렁 달린 작품들이 주를 이루다, 점차 민족의 뿌리를 현대적 감각으로 찾고자 하는 노력 속 작품세계가 확장되고 깊어졌다.


이번 전시에는 삼각 집합체 속에 인간의 고통, 우리나라가 겪은 전쟁의 상흔 등 희로애락을 가을 빛깔처럼 아름다운 색채로 표현한 작품을 출품했다. 한지에 싸인 삼각 조각은 가장 핵심적인 정보의 기본단위인데 개인, 사회 혹은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캔버스에 붙여나간 조각들이 모여 조화와 갈등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이정웅, ‘겨울 나무(Winter tree)-2’. 책, 혼합 미디어, 90,9 x 72,7cm. 2017.

이정웅은 전북 전주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작업하는 작가다. 16년 전 화실에서 작품구상에 골몰할 무렵, 책장 앞에 쌓여있는 책들을 새롭게 발견하면서 책을 작품의 주재료로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이정웅은 활자화된 시간성, 속도감 등을 시각언어로 표현한다.


이정웅의 작업에는 옛 책과 현재의 책이 혼재한다. 책 한 장 한 장 접착체로 붙여 봉인한 다음 칼로 수직으로 잘라내 캔버스에 필요한 만큼 붙여나간다. 여백은 종이죽 형태로 바른다. 그의 작품 속에는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밑바탕에 깔려 서로 대화를 나누고, 서양의 재료로 동양적이면서 한국적인 정서를 표현한다. 화조와 문인화 형태에서 점차 도시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푸른 하늘과 변하지 않는 소나무의 기상을 담아내기도 한다.


▲정두화, ‘소리’. 책, 나무, 지름 70cm. 2013.

정두화 역시 소재는 책이다. 나무에서 종이로, 그 종이 위에 다양한 이야기가 담긴 책으로 태어난 것을 그는 낱알만한 크기로 수없이 찢고 이어 붙여 책이 갖는 거대한 울림과 공명을 표현한다. 연작시리즈 ‘사유의 숲’은 시공간의 재해석인 셈이다. 평론가 고충환은 “시간의 집인 책을 해체해 또 다른 시간의 집으로 재구성하고 재축조한 것”으로 평했다.


정두화는 지난 2014년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주최한 전시회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줬다. 크리스티 경매에서도 수차례 낙찰돼 최근까지 해외 컬렉터의 주목을 받고 있다.


권정화 대표는 “진리를 탐구하는 매개체인 책을 과감히 해체, 재구성한 세 작가의 작품을 통해 많은 이야기를 새롭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깊어가는 가을을 책 그림으로 만끽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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