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원⁄ 2022.04.19 11:46:37
양현석 씨가 공익 제보자인 한서희 씨에게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라고 협박하며 진술을 번복하도록 요구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전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대표) 등에 대한 3차 공판에서 가수 연습생 출신인 한서희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이와 같은 취지로 증언했다.
한 씨는 지난 2016년 마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아이돌그룹 ‘아이콘’의 전 멤버 비아이(BI, 본명 김한빈)의 마약 투약 의혹에 대해 진술했다가 번복한 바 있다. 그리고 이후 한 씨는 2019년 6월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 양 전 대표로부터 회유 및 협박을 받아 진술을 번복한 것이라고 제보했다.
양 전 대표는 이로 인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협박등)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이고, 비아이는 2016년 4월 A씨를 통해 LSD, 대마초 등의 마약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여러 차례 흡입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해 9월 1심에서 징역 3년의 집행유예 4년 등을 선고받았다.
법정에서 검찰은 “양현석 피고인이 증인에게 ‘나는 진술조서를 다 볼 수 있는 사람이다, 너는 연예계에 있을 텐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니다, 진술을 번복하면 사례비를 주고 변호사도 선임해주겠다’라고 말한 것이 사실인가”라고 질문했고, 한 씨는 “그렇다”라고 답했다.
한 씨는 2016년 8월 YG 사무실에서 양 전 대표를 만나 두 시간가량 면담하면서 협박과 회유하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씨는 당시 상황을 설명하며 “여기서 이 사람(양 전 대표) 말을 안 들으면 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너무 나를 협박하니까 무서웠고, 내가 알던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였다”고 말했다.
양 전 대표 측은 경찰 조사에서 한 씨를 YG사옥에서 만나 대화를 나눈 점을 인정하면서도 진술을 번복하도록 협박했다는 한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일관되게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6일 스타투데이 보도에 의하면, 양 전 대표 측 변호인은 한 씨의 진술 번복에 관해 지난해 12월 열린 2차 공판에서 “증인 기억이 혼재된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한 씨가 검거 당시 약에 취해 있지 않았다는 증언이 있었지만 한 씨가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을 보면 당일 아침에 대마를 했다는 사실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네티즌들은 양 전 대표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네티즌들은 “중형을 선고해야 한다”, “연예계에서 영구 퇴출 시켜야”라며 양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일부 네티즌들은, 양 전 대표가 이번 비아이 관련 사건 외에도 과거 박봄, 지드래곤(본명 권지용), 탑(본명 최승현) 등 YG 소속 연예인들이 관련됐던 다수의 사건에서 돈과 협박 등의 수단으로 법조계에 영향력을 행사해왔을 가능성을 의심하며 “버닝썬 사건도 재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문화경제는 이날 공판 및 논란과 관련해 양현석 씨의 입장을 듣고자 YG엔터테인먼트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 문화경제 윤지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