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자회사인 미국 ETF 계열사 글로벌 엑스(Global X)와 함께 호주의 ETF 운용사 ETF 시큐리티스(ETF Securities)를 인수했다고 16일 밝혔다.
ETF 시큐리티스 테마형 상품으로 호주 ETF 시장을 선도하는 ETF 전문 운용사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의 ETF 방향과 일맥상통해, 성장성이 높은 호주 ETF 시장에서 ETF 비즈니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에셋의 미국 내 해외법인인 글로벌 엑스도 이번 ETF 시큐리티스 인수에 참여했다. 국내 운용사의 해외 ETF 운용 자회사가 해외 ETF 운용사 인수에 참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엑스의 ETF 운용 규모(AUM)는 50조 원이 넘는다. 글로벌 엑스가 이번 인수에 참여함으로써 미래에셋은 ‘해외 법인 수익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글로벌 금융 그룹으로서의 새로운 모델을 세운 셈이다.
미래에셋은 앞으로 호주 시장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미래에셋은 2013년 호주 시드니 소재 포시즌스 호텔을 3800여억 원에 매입한 바 있으며, 2016년에는 미래에셋자산운용 호주법인을 설립했다.
글로벌 ETF 리서치 업체 ETFGI에 따르면 2022년 4월말 기준 호주 ETF 시장 규모는 약 119조 원으로, 같은 시기 한국 ETF 시장 규모 74조 원의 1.6배가 넘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일본과 중국 다음으로 크다. 이번에 인수한 ETF 시큐리티스 21개 ETF에 약 4조 2400억 원 규모를 운용하는 호주 7위 ETF 운용사다.
2002년 설립된 ETF 시큐리티스 현물로 운용하는 원자재 ETF를 시장에 제공하고 있다. 특히 대표상품인 ‘ETFS Physical Gold(약자 GOLD)’는 2003년 3월 전세계 최초로 상장된 금 현물 ETF로, 순자산이 2조 3600억원에 이른다. ETF 시큐리티스 금 현물 상품을 시작으로, 백금, 은, 팔라듐 현물 상품을 상장했으며, 금-팔라듐-은-백금 네 귀금속 현물 바스켓에 투자하는 상품도 선보이는 등 호주 최대 규모의 귀금속 ETF 플랫폼을 운용하고 있다.
ETF 시큐리티스 다양한 혁신 성장 테마 ETF도 운용하고 있다. 2017년 9월에 상장한 ‘ETFS ROBO Global Robotics and Automation ETF(약자 ROBO)’는 로보틱스, 자동화, AI 등의 혁신 기술을 제조업, 물류 산업, 보안 산업 분야에 접목시킨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며, 순자산은 2000억 원 규모다.
2018년 8월에는 ‘ETFS Battery Tech & Lithium ETF(약자 ACDC)’를 상장했다. 2차전지 관련 기업과 리튬 배터리 제조에 활용되는 금속 채굴 기업에 투자하며, 순자산이 4500억 원 이상이다.
미래에셋의 해외 진출은 2003년 홍콩법인 설립으로 시작됐다. 박현주 회장은 “실패하더라도 한국 자본 시장에 경험은 남는다. 내가 비록 실패하더라도 경험이 후대에 남는다”며 한국 투자 업체가 가 보지 않은 해외 시장에 도전했다.
미래에셋의 해외 ETF 진출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하고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Horizons ETFs) 를 인수하며 시작됐다. 2018년에는 전세계 ETF 시장의 약 70%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에서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글로벌 엑스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 글로벌의 AUM은 10조 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5월 말엔 50조 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미래에셋은 2022년 5월말 기준 전세계 10개 지역에서 429종목, 104조 원 규모로 ETF를 운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