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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등장한 한혜진 화보에 네티즌 갑론을박…"새로운 시도" vs "국가 품격 떨어져"

22일 공개된 '보그 코리아' 화보에 다양한 의견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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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2.08.23 10:00:06

청와대 영빈관 안에서 찍은 모델 한혜진의 화보. 사진=보그코리아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가 패션 화보 촬영지로 사용됐다. 이에 대해 “새로운 시도”라는 호평과 “국가 품격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22일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엔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 사진이 공개됐다.

해당 화보는 문화재청이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의 하나로 보그 코리아와 협업한 것으로, 촬영엔 모델 한혜진·김원경·김성희·오송화·이애리 등이 참여했다.

총 32장으로 구성된 화보는 청와대 본관, 영빈관, 상춘재, 녹지원 등에서 촬영됐다. ‘새로 공개한 청와대’라는 공간과 패션을 동시에 소개하는 콘셉트로, 모델들은 다양한 한복과 드레스를 입고 파격적인 포즈를 선보였다. 특히 한혜진이 영빈관 안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채 누워 있는 모습의 화보가 화제가 됐다.

보그 코리아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이 전국의 문화유산 75개를 10개 테마로 나눠 소개한다”며 이번 기획에 대해 안내했다.

문화재청는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이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 보그와의 협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일부 네티즌은 “신선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은 “멋진 퍼포먼스”, “권위를 자유롭게 해주는 기분이다”, “진정 국민에게 청와대가 개방된 것 같다”, “국민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청와대가 변모해서 좋다”, “이집트 피라미드나 프랑스 베르사유궁전에서도 화보를 찍듯, 화보나 뮤직비디오 하나가 더 문화적 가치를 높여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22일 패션 잡지 ‘보그 코리아’의 공식 홈페이지엔 ‘청와대 그리고 패션!’이라는 제목의 화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보그코리아

하지만 부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을 통해 “국가의 품격이 떨어졌다”며 탄식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일본이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만든 이유는 식민지 백성들에게 오락거리를 제공하면서, 대한제국의 권위를 떨어뜨리고, 새 권력인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호감을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며 “과연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어떤 이유냐”고 반문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의 청와대 폐쇄는 절차와 과정 그리고 기대 효과 면에서 모두 실패한 결정”이라며 “청와대는 영욕의 공간이다. 그 모든 시대가 아름다웠던 것은 물론 아니다. 지우고 싶고, 가리고 싶고, 숨기고 싶은 역사도 그 안에 있다. 하지만 그 또한 역사다. 미국이 백악관을 영국에게 점령당했었다고 폐쇄하지 않았듯이, 역사는 그러한 치욕까지도 유지하고 보존해 새로운 시대 새로운 권력에게 엄중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역사의식과 인문적 소양이 없는 정치권력이 얼마나 국가의 품격을 떨어뜨릴지 슬프지만 우리는 지속적으로 확인하게 될 것”이라며 “일본이 창경궁을 동물원으로 만들고 사쿠라(벚꽃)를 심고, 벚꽃가지를 흔들며 야간 개장행사를 했듯이 아마도 윤석열 정부는 임기 내내 청와대와 용산 사이에서 엄한 짓들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동조하는 네티즌들은 “국격이 너무 가벼워 보인다”, “국가문화유산을 놀이터로 만들면 쓰나”, “정도가 있는데 이번엔 지나쳤다”, “개념 좀 챙겨라” 등의 목소리를 냈다.

 

IHQ 웹예능 ‘에브리웨어’의 한 장면. 사진 = IHQ

청와대 개방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한 가구 인테리어 업체가 자사의 인기 소파를 청와대에 들여 홍보하는 모습이 방송에 나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논란이 된 영상은 지난 5일 공개된 IHQ의 웹예능 ‘에브리웨어’ 1회다. 해당 가구 인테리어 업체와 협업해 제작된 이 웹예능은 거실이 아닌 의외의 장소에 가구를 뒀을 때 시민의 반응을 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지난 6월 19일 촬영된 첫 에피소드 청와대 편은 청와대 본관 대정원 잔디 위에 소파를 설치하고 시민들의 반응을 살펴보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초 청와대를 방문한 ○○소파’라는 자막이 달리고, ‘이게 바로 구름 소파’, ‘구름처럼 포근한 느낌’ 등의 내용이 더해지며 청와대가 상업 용도로 이용됐다는 논란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당시 문화재청은 “청와대를 배경으로 한 모든 촬영 신청 건에 대해서는 특정 제품이름의 노출 또는 홍보 목적으로 촬영되지 않도록 할 것이며, 최종 결과물은 활용하기 전에 반드시 확인과정을 거치는 조건으로만 허가될 수 있도록 허가 절차를 개선해 보다 면밀하게 살피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한국 근현대사를 상징하는 공간인 청와대는 윤 대통령의 집무실 이전으로 지난 5월 10일 국민에 개방됐다.

상시 개방된 현재 청와대는 평일 1만명, 주말 2만명 이상이 찾으며 16일까지 약 155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21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청와대 주요 건물을 미술관으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본관과 관저는 상설 전시장, 영빈관은 특별 기획 전시장, 녹지원 등은 야외 특별 전시장, 춘추관은 대관 특별 전시장으로 바꾸겠다는 안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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