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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출근길 전장연 시위에 일부 네티즌 피로감 호소…“5분 안에 탑승? 1분이 급하다”

전장연, 주말·공휴일 제외 매일 오전 8시 선전전 진행 계획…서울교통공사·경찰 대응 강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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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김금영⁄ 2023.01.02 10:01:14

2023년 계묘년 첫 출근날인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을 지나는 열차가 정상 운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023년 계묘년 첫 출근날인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서울시가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부 네티즌은 오랜 시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2일 서울신문 보도에 따르면, 전장연은 이날 오전 8시 서울 용산구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 보장을 촉구하기 위해 지하철역에 나왔다”며 “21년을 기다려왔다. 장애인도 지역에서 노동하고 이동하고 교육받고 싶다”고 밝혔다.

전장연은 2021년 12월부터 장애인활동지원예산 증액과 장애인 이동권 예산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따른 지하철 혼잡 상황이 이어지자 서울교통공사는 출근길 시위가 심각한 역을 무정차로 통과하고, 전장연은 게릴라 시위로 맞대응하는 등 갈등이 이어져 왔다.

전장연은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의 지하철 탑승시위 휴전에 합의하며 잠시 시위를 멈추기도 했다. 하지만 “기획재정부가 요청한 예산에 0.8%밖에 증액하지 않았다”며 “장애인의 권리 보장을 위해 지하철 행동을 재개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이에 법원은 지난달 19일 열차 운행을 5분 초과해 지연시키는 선전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강제조정을 결정했다. 전장연이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5분을 초과해 지하철 운행을 지연시키면 1회당 500만 원을 공사에 지급하는 조건도 포함됐다. 앞서 서울교통공사가 전장연이 고의로 열차 운행을 지연시켰다며 30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조정이다.

2023년 계묘년 첫 출근날인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4호선 삼각지역을 지나는 열차가 정상 운행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법원 조정안에는 서울교통공사가 서울시 지하철 전체 역사 275개역 중 엘리베이터 동선이 확보되지 않은 19개 역사의 엘리베이터를 내년까지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1일 전장연은 법원 조정안에 “재판부가 조정한 지하철 탑승을 기꺼이 5분 이내로 하겠다”며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오세훈 서울시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부 의사를 밝혔다.

같은 날 MBN 시사스페셜에 출연한 오 시장은 “조정안을 받아들일 경우 5분까지 시위를 허용하는 결과가 된다. 1분만 늦어도 큰일 나는 지하철을 5분이나 지연시킬 수 있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1년간 (열차 지연으로) 손해를 본 것이 6억 원 정도다. 2일부터 지하철을 연착시키면 민·형사적 대응을 모두 동원해 무관용으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시민이다. 특히 무려 1년 넘게 이어져 오는 출근길 대란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들이 많다. 이들은 “새해부터 이게 무슨 일이야”, “처음엔 전장연의 의견을 어느 정도 지지했었는데 이젠 부정적 감정이 크다”, “출근길은 1분이 모두 바쁘다. 5분 안에 탑승하겠다고 하지만, 이는 직장인에게 천금 같은 시간이다”, “이 정도면 시위가 아니라 일반 시민에 대한 폭력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계속할 거냐”, “그냥 법적으로 처리해라”, “출퇴근길은 상식적으로 피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 “남에게 피해주는 시위가 정당화될 것 같냐” 등의 목소리를 냈다.

2023년 계묘년 첫 출근날인 2일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지하철 시위를 재개했다. 사진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달 20일 오전 서울 5호선 광화문역에서 지하철 탑승 시위를 마치고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나마 2일 출근길은 지하철 지연이 심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SNS와 에펨코리아 게시물에는 4호선 삼각지역에 경찰이 출동해 있고, 지하철 내부가 사람들로 혼잡한 모습 등은 보였지만, “무사히 늦지 않고 도착했다”, “큰 지연은 없었다”는 게시물들이 주를 이뤘다.

이는 서울교통공사와 경찰 등의 현장 대응이 지난해 연말보다 강해진 영향으로 보인다. 이날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삼각지역 역장은 “역 시설 등에서의 고성방가 등 소란, 광고물 배포 행위, 연설행위, 철도종사자의 집무상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방해하는 행위는 철도안전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는 내용의 방송을 1분여마다 반복해 전장연 측의 발언을 중단시켰다.

전장연은 오전 9시 10분쯤 지하철 탑승을 시도했는데, 삼각지역장이 ‘경고방송 불응’을 이유로 이들의 탑승을 거부했다. 전장연 측 관계자들은 승강장 문 앞에 대기하며 “오세훈 시장은 법원 조정안 수용해달라”고 반복해 외쳤고,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박 대표에게 “퇴거해달라”며 대치 상황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삼각지역 플랫폼에서는 전장연, 공사 직원들, 경찰, 취재진 등이 뒤엉켜 큰 혼란을 빚었지만, 일반 시민의 승하차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이 정도면 그래도 출근할 만하네”, “그렇게 지하철 오래 지연시키더니, 막상 자신들에게 손해배상 청구한다니까 5분 이내 탑승한다는 게 더 얌체 같다”, “이기적인 시위의 끝판왕”, “어떻게 이렇게 양쪽 다 한 치의 양보가 없지” 등 다양한 의견들이 오갔다.

한편 전장연은 종료 기한을 정해두지 않은 채 주말·공휴일 제외 매일 오전 8시 지하철 선전전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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