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금영⁄ 2023.02.16 16:22:14
이성수 현 SM대표가 걸그룹 에스파의 컴백 시기가 밀리는 이유가 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때문이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고 있다.
16일 이성수 SM 공동대표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에스파의 컴백이 밀린 이유는 이수만 부동산 사업과 연결된 이상한 욕심, 고집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프로듀싱 탓”이라며 이수만 전 총괄을 향한 공개 저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본래 에스파의 새 앨범 발매는 20일께로 예정돼 있었다”며 “그런데 이수만이 A&R(아티스트 앤드 레퍼토리)팀과 유영진 이사에게 SM에서 나올 모든 주요한 곡에는 가사에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Sustainability·지속가능성),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투영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들여 만든 세계관이 돋보이는 그룹 에스파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나무심기’를 투영한 가사를 넣은 노래를 부를 것을 지시했다”며 “가사 일부에 ‘저스트 서스테이너빌리티’, ‘1도라도 낮출’, ‘상생’, ‘그리니즘(Greenism)’ 같은 단어들이 들어갔다. 특히 초기 단계 가사엔 직접적으로 나무심기 단어까지 등장해 에스파 멤버들이 속상해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대표는 직접적인 ‘나무심기’ 단어만큼은 빼자고 부탁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수만의) 무리한 지시로 누구도 공감할 수 없는 콘텐츠가 나와 에스파를 위해 이번 곡 발매 취소를 결정했다”며 “다만 에스파 멤버들과 모든 제작 부서, AnR팀은 이를 바탕으로 더욱 정성을 다해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조만간 에스파 컴백을 예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스파는 25~26일 데뷔 첫 단독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그러면서 “나무심기, 서스테이너빌리티, ESG를 표방한 메시지, 새로운 시장 개척과 문화 교류를 외치는 이면에는 이수만의 부동산 사업권 관련 욕망이 있다. 실제로 어느 국가에서는 부지의 소유권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사용권으로만 가능해 이를 조율하는 상황도 벌어졌다”며 “이제 저희 SM은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 그것이 ‘SM 3.0’이다. 이제 저희 SM의 음악을 다시 들어달라”고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관련해 네티즌은 다양한 의견들을 내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나무심기가 어때서? 오히려 이수만 칭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흔해빠진 사랑 이야기보다는 메시지 담긴 가사가 좋다”, “이수만 덕분에 SM이 있는 것”, “오히려 그런 독특한 가사 덕분에 SM 아티스트 노래에 개성이 있는 것”, “특히 10대에게 영향력 있는 아이돌 산업에서 환경 메시지를 이야기하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광야에서 나무 심으면 되겠네”, “SM의 광야 세계관을 구축한 이수만의 노력을 무시할 수 없다” 등의 기사 댓글을 달았다.
에스파의 컴백을 손꼽아 기다리던 팬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에스파는 지난해 7월 두 번째 미니앨범 ‘걸스(Girls)’로 컴백했으나, 음악 방송은 고작 4회 출연을 마지막으로 활동을 마무리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준 바 있다.
이후 블랙핑크, 뉴진스, 르세라핌, 아이브 등 지난해 걸그룹 대전이 치열하게 불거질 때도 에스파는 긴 공백기를 가져 국내 팬덤의 원성을 샀다. 이들은 “광야로도 충분히 힘든데 무슨 나무심기냐”, “고작 저 가사로 우리 에스파 컴백이 계속 미뤄졌던 거냐”, “광야=부동산 투자였냐” 등의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올라온 게시물에도 “SM 소속 갓더비트 노래에도 ‘메마른 무채색 대지에 한 그루의 희망을 심는 일’ 가사 있는데 그것도 이것 때문이었나?”, “에스파뿐 아니라 이전 에프엑스 때도 가사는 문제였다”, “에스파는 메타버스가 주 콘셉트인데 갑자기 친환경을 넣으면 어쩌자는 거냐” 등의 댓글들이 달렸다.
SM의 경영권 분쟁으로 에스파가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견들도 있다. 일부 네티즌은 “에스파 이용해서 호소하는 것 같다”, “이제 에스파 하면 나무심기 생각만 날 것 같은데, 에스파 입장에서도 좋은 폭로는 아닌 듯”,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에스파 이미지 소모만 크다” 등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