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빽다방에선 쓰고, 스타벅스에선 쓰기 힘들 전망이다. 관련해 네티즌의 의견도 다양하게 나오고 있다.
6일 아주경제 보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인 빽다방은 26일부터 대다수 매장에서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확정했다. 당초 빽다방은 새롭게 문을 여는 매장에 한해 애플페이를 우선 도입하기로 계획을 잡았었으나, 다수의 매장에서 동시에 선보이는 쪽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신세계 계열 대형 오프라인매장인 이마트,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등에서는 사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일 전자신문은 이마트와 스타벅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의 멘트를 인용하며, 각 업체가 애플페이 관련 결제 서비스 지원을 위한 업그레이드는 하지 않았고, 내부에서도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페이는 세계 이용자 수가 5억 명을 훌쩍 넘는 글로벌 1위 간편결제 서비스다. 2014년 첫 출시 이후 세계 75개국에서 쓰여 왔고, 국내에는 이달 도입을 앞뒀다.
애플페이의 NFC(근접무선통신) 기술은 유로페이, 마스터, 비자 등 3대 글로벌 신용카드사가 만든 비접촉결제방식(EMV) 국제결제표준을 이용한다. 이에 따로 NFC 기능을 갖춘 단말기가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마그네틱 띠에 담긴 정보를 읽어 결제하는 MST(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과 카드를 꽂아서 결제하는 IC칩 방식의 단말기를 주로 사용해 왔다.
즉, 애플페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NFC 기능을 갖춘 단말기 도입 및 애플페이 연동을 위한 서비스 지원 업그레이드가 필요한데, 신세계 계열 쪽에서 관련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이다.
관련해 ‘의외’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NFC 결제 단말기가 비치돼 있지 않지만, 이마트나 스타벅스에 이미 NFC 결제 단말기가 비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와 애플페이의 국내 첫 파트너사인 현대카드는 신세계와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 오기도 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파트너사인 ‘도메인 갤럭시’로 사업을 함께 해왔고, 제휴를 통해 ‘스타벅스 현대카드’를 선보였으며, ‘정’든 된장라면 밀키트를 공동 개발해 판매했다. 평소에도 서로의 SNS에 사진을 올리며 친분을 드러내온 바 있다.
또, 정용진 부회장은 유명한 ‘아이폰 덕후’다. 정 부회장은 2010년 아이폰 열풍이 불기도 전에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해외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 11월엔 아이폰X가 국내에 출시되기도 전에 해당 제품을 구매해 자신의 SNS에 “왜 이걸 접하면 몸과 마음이 경건해지는 걸까. 참으로 배울 게 많다”는 인증글을 올리기도 했다. 정용진 부회장은 현재도 아이폰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해 ‘범삼성계의 연합’이라는 시선도 있다. 고(故)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을 외할아버지로 둔 정용진 부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외사촌 관계인데다 경복고 동기동창으로 막역한 사이로 전해졌다.
애플페이 국내 도입 이전에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삼성페이가 주름잡아 왔다. 이에 일부 네티즌은 “삼성 형제 도와주기로 했나보다”, “이마트와 스타벅스는 삼성 가족이니 그럴 수 있지”, “함께 애플페이 견제 들어간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반면 “범삼성가라서 애플페이 막는 게 아니라 자사 앱 있어서 그런 거 아닌가?”. “이마트는 SSG페이가 있는데 굳이 애플 도입할 필요 없지”, “스타벅스는 충전금 제도를 더 활용하려는 것 같다”, “용진이형은 아이폰 덕후로도 유명한데 굳이 눈치 보는 건 아닌 듯”, “애플페이 없으면 결제 못하는 것도 아닌데 기업이 뭐가 아쉽다고 돈 쓰겠냐” 등의 반응들도 눈에 띄었다.
또, “애꿎은 소비자만 불편할 듯”, “애플페이가 대중화되면 나중에 도입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아직 애플페이 국내 상륙도 안 했는데 현재는 검토 중이고 나중에 상황 변할 수 있는 것 가인가”, “애플페이나 SSG페이보다 그냥 스타벅스 사이렌오더가 제일 편안하다”, “애플페이 쓸 사람은 사용 가능한 매장으로 가면 된다” 등의 의견들도 있었다.
한편 애플페이 서비스는 이달 중순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가 최초 계약사로서 사실상 애플페이 서비스 우선권을 가졌기에 당분간 현대카드로만 쓸 수 있다. 현대카드 이용자는 카드 상품 종류나 국내 전용·해외 겸용 카드 여부 상관없이 누구나 애플페이에 카드를 등록하고 해당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다.
애플페이 출시를 앞두고 현대카드를 새로 발급받는 카드 소비자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량은 15만 6000장으로 1분기(9만 6000장)보다 60%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네이버파이낸셜과 ‘간편결제 동맹’을 맺으며 견제에 나섰다. 이번 협업에 따라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55만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비롯한 네이버페이 온라인 주문형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를 통한 간편 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나아가 삼성 갤럭시 폰에선 바로 삼성페이를 열어 결제할 수 있는 것처럼, 네이버페이도 앱을 따로 열 필요 없이 바로 진입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문화경제 김금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