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향후 12개월 간 글로벌 경기 침체를 전망하며 테슬라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16일(현지시간)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머스크는 "올해는 많은 기업들이 파산하는 등 세계 경제가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테슬라도 경기 하강에 예외가 아니라고 밝혔다.
17일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거시 경제 환경이 "적어도 향후 12개월 동안은 어려울 것"이라며 "앞으로 도전적인 12개월이 될 것이고 테슬라도 글로벌 경제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12개월 내에 턴어라운드(기업 회생, 실적 개선 등)가 이뤄지며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좋은 입지를 선점할 것이라며 장기 투자자들을 독려했다.
머스크는 이 밖에도 신차 출시 계획, 전기차 가격 정책, 광고 정책의 변화, 테슬라 CEO직 유지 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특히 몇 차례 출시가 연기됐던 전기 픽업 트럭 '사이버트럭'이 연내 처음으로 고객에게 인도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생산이 시작되면 연간 25만~50만대를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머스크는 앞으로 두 가지 신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이들이 "다른 어떤 제품보다 뛰어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신제품의 이름과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대신 세부적인 내용이 확정되면 출시 이벤트에서 공개할 것이라 말했다.
테슬라는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전기차보다 더 저렴한 차세대 모델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역시 머스크가 역점을 두고 있는 신제품 중 하나다. 머스크는 과거 앞으로 테슬라의 가치 대부분이 로봇에서 창출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머스크는 모델 Y가 올해 전 세계 베스트 셀링카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머스크는 전기차와 내연기관차를 통틀어 "올해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자동차가 될 것으로 믿는다"며 이를 위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4월 테슬라는 올해에만 세 번째 가격 인하를 단행하며 수익성 악화의 우려를 산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4월 7월(현지시간) 테슬라는 모델 S와 모델 X 차량의 미국 내 판매 가격을 각각 5천 달러(약 660만 원) 인하했으며, 모델 3와 모델 Y의 SUV 가격도 각각 1천 달러(약 132만 원)와 2천 달러(약 264만 원) 인하했다. 머스크는 이같은 전기차 가격 정책에 대해 테슬라는 실시간 주문 정보에 따라 가격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머스크는 지금까지 전통적인 광고를 하지 않았던 테슬라의 광고 정책의 변화도 시사했다. 테슬라는 지금까지 인플루언서 마케팅 등 비전통적인 마케팅 방법에 의존해 왔다. 하지만 그는 이날 "광고를 시도해보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곧 CEO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소문"에 대해 묻는 주주의 질문에 대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머스크는 지난해 10월 소셜미디어(SNS) 트위터를 인수하고 최근까지 대표직을 역임하며 경영진 해고 등 각종 논란으로 부침을 겪은바 있다. 이에 테슬라 경영에 충실하지 못한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머스크는 "회사(트위터)를 살리기 위해 심장을 여는 대규모 수술을 해야 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테슬라에 집중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지난 12일 임명된 새 CEO에 린다 야카리노 전 NBC유니버설 광고·파트너십 대표 체제 후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가 테슬라 경영에 더욱 집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테슬라의 공동 창업자이자 전 최고기술책임자(CTO)인 JB 스트로벨이 이사로 선임됐다.
<문화경제 김예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