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미 등 11인 지음 / 자유문고 펴냄 / 312쪽 / 2만 2000원
작년 3월에 출간된 ‘영화, 차를 말하다’의 인기에 따라 속편이 나왔다. 작년 3월이라면 아직도 인류가 코로나19라는 고약한 병을 이겨내느라 고생할 때였지만, 그 역병을 극복해내고 나니 이제 어려운 경제 속에 각국이 옆 나라를 괴롭혀 자신이 살아남고자 하는 이른바 옆 나라 거지 만들기(beggar-thy-neighbor) 정책을 펴면서 ‘외교’가 최고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옆 나라 죽이기에 골몰하느라 곧 동북아에 전쟁이라도 터질 듯 흉흉한 이 시대에 이웃 나라 사람들을 만나 차 한 잔이라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에서는 잡기 힘든 이런 기회를 책 속에서는 쉽게 잡을 수 있다. 새로 나온 ‘영화, 차를 말하다 2’는 그런 기회를 제공한다.
흔히 ‘커피는 흥분시키고, 차는 진정시킨다’고 한다. 한국, 중국, 일본, 영국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차(녹차, 홍차) 이야기를 11명의 차 전문가가 쓴 이 책을 읽으면 한중일 3국의 각축전, 그리고 2차대전의 아수라장 속에서 피어난 ‘차 한 잔의 여유’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중국 영화로는 ‘화양연화’ ‘인생’ ‘무인 곽원갑’ ‘적벽대전’ 속의 녹차, 중국차가 등장하며, 일본 영화는 ‘너의 이름은’, ‘차의 맛’이 선택됐다.
한국 영화로는 일제강점기 서울을 그린 ‘해어화’가 꼽혔으며, 영국의 홍차 이야기는 ‘덩케르크’ ‘미스 포터’ ‘센스 앤 센서빌리티’가 선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