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이 5월 30일 베트남 중앙은행(SBV)으로부터 현지법인 설립 인가 절차의 공식 개시를 알리는 접수증(C/L, Confirmation Letter)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7월 인가 신청 이후 8년 만에 얻어낸 성과로, 외국계 은행이 단독으로 베트남에서 법인 설립 인가 착수를 승인받은 첫 사례다.
SBV가 발급한 접수증은 기업은행이 인가 심사에 필요한 서류를 모두 제출했음을 인정하는 문서로, 이후 본격적인 인가 심사 절차가 시작됨을 의미한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중국, 인도네시아, 미얀마, 설립 중인 폴란드에 이어 다섯 번째 해외 현지법인 설립을 추진하게 됐다.
기업은행은 베트남 법인을 단순한 지점 수준의 거점을 넘어, 아세안 금융벨트의 중심이자 한국 중소기업의 동남아 금융허브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현재 약 1만 개 이상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 있는 베트남은 제조 및 투자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여전히 금융 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다. 기존 하노이·호치민 두 지점을 통해 제공하던 금융 서비스만으로는 국내 기업의 다변화된 금융 수요를 충족하기 어려웠다는 판단에서다.
새롭게 설립될 현지법인은 베트남 주요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확장하며 여신, 외환, 스타트업 금융 등 종합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IBK기업은행이 60년 이상 축적한 중소기업 금융 노하우를 적극 활용하고, 양국 간 전략적 경제 협력의 핵심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성과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주베트남 한국대사관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과 외교적 설득, 그리고 중소기업중앙회 김기문 회장의 지원이 함께 이뤄낸 결과로 평가된다. 김성태 은행장은 직접 베트남 총리, 부총리, 중앙은행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설립 필요성을 피력하며 수차례 현지를 방문해 적극적인 외교전을 펼쳤다고 회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접수증 취득은 단순한 행정절차의 시작이 아닌, IBK기업은행이 아세안 시장에서 본격적인 법인 체계를 구축해 나가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법인 출범을 목표로 신속하게 시스템 구축과 인력 준비를 마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