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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전시 현장]아트팩토리, 예술작품이 공장으로 간 이유는?

72시간 동안 공장 멈추며 창의적 뿌리 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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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33호 왕진오⁄ 2013.07.01 11:04:22

예술작품이 우아한 ‘화이트 큐브’(전시장)를 벗어나 공장안으로 들어섰다. 더욱이 특별한 이벤트나 인공적인 장식물이 아니라 눈길을 끈다. 아티스트 배동기가 생활용품에 실크스크린 기법을 활용해 미적 요소를 가미시키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는 현장이다. 1995년부터 작품의 모티브를 세상에 펼치려고 만들어 놓은 아트팩토리다.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첫 실험으로 7월 12일부터 사흘에 걸쳐 72시간 동안 인천의 아트포인트 공장 기능을 멈춘다. 여기에 창의적인 발상의 전환을 일으키는 작품들을 가득 채운다. 공장이라는 특수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전시의 특성상 작품들은 주로 공장에서 사용되는 도구나 물품으로 만들어진다. 전시의 콘셉트는 발상의 전환과 대상물이 가진 새로운 가능성이다.

도구들은 뒤집거나 재배열 과정을 거쳐 생산이라는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지만 72시간 후 다시 생산을 위한 본연의 모습을 되찾는다.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들은 도구들을 도구로 보지 않게 된다. 작가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생활 미술과 순수 예술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일까?” 배동기 작가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이 얼마만큼 창의적 풍요로움을 숨기고 있는지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예술이란 특정 집단의 소유물이 아니라 누구나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배 작가의 바람이다.

또한 사람들이 삶 속에서 창의적인 사고와 발견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되면 삶이 조금은 더 정신적으로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배 작가는 “이 공장은 또 다른 나의 모습이며 나의 예술입니다. 공장은 또 다른 자아이며 하나의 예술적 삶의 캔버스죠. 그 속에서 생활하는 나 자신은 하나의 물성이며 덩어리라 생각합니다”고 강조한다. 나의 삶은 나의 예술, 나의 예술은 나의 삶 이어 “나의 행동은 하나의 몸짓이 아닌, 예술적 행위가 되는 것이며 나의 기계들은 나와 함께 숨을 쉬고 땀을 흘리며 또 다른 나를 생산해 냅니다. 심장처럼 뜨겁게 가동되는 기계와 잉크들, 코를 찌르는 신나 냄새와 시간의 축적 속에 쌓여있는 먼지들. 반복적인 일상의 패턴과 행위 또한 나의 살아있는 예술인 것입니다”고 덧붙였다. 현대인의 삶, 그 속에 은폐된 모습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을 펼치고 있는 배 작가 밝힌 자신의 작업관이다.

기존 작업에서 알록달록한 색상으로 드러난 나무 조각 패턴이 만들어 놓은 형상은 마치 컴퓨터그래픽을 통해 그려진 각을 이루로 있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모듈화 된 패턴의 이미지들은 어떤 공간에도 가변적으로 자유롭게 확장과 축소가 가능하고, 입체작품의 평면화를 통해 어떤 물건과도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의 내면을 감춰 위장시킨 채 왜곡된 다른 겉모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인식할 때가 있다. 작가가 바라보는 각도의 은폐란 ‘삶에 있어서 하나의 내면 일 수도 있지만 조작되고 은닉된 거짓의 사건 일 수도 있다’라는 전제가 작품 속에 녹아져 있다. 고정관념의 틀로 제한된 시각 때문에 무심히 지나치는 삶에 예술의 창의적인 즐거움의 가능성은 숨어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배동기 작가는 대중들에게 예술이란 특정 집단들만의 소유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기본 소유물이자 축복임을 말하려 한다.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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