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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큐레이터 다이어리]국제미술행사, 키아프의 의미

15개국 160여개 갤러리 참가, 젊은 구매층 눈에 띄어 희망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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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50호 박현준⁄ 2013.10.28 11:05:53

키아프(KIAF Korea International Art Fair)는 한국에서 가장 큰 국제미술행사로 코엑스에서 대대적으로 12년에 걸쳐 열리고 있다. 1년에 한 번 보통 6일간 열리는 이 행사를 필자는 2007년부터 현재까지 매년 현장에서 지켜보고 있다. 키아프는 한국 미술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실험적인 작가의 다양한 모습뿐만 아니라 현재의 미술 동향을 한 곳에서 볼 수 있는 점과 매년 다른 주빈국의 동시대 미술 분위기를 현장에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는 독일이 주빈국으로 15개국에서 160여 갤러리가 참여해 국제적인 아트페어로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큰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화랑들은 최소 6개월을 할애한다. 이 기간 동안 작가선정과 분명한 목표를 정하는 것이 특히 중요한 일이다. 인기작가 작품의 경우 또 다른 갤러리에서 출품할 가능성 있어 보다 빠르고 유리한 조건으로 작가를 초대해야 한다. 여러 갤러리에 출품되어 서로 작품성과 형식의 장점을 부각시키며 경쟁하기 때문에 이것은 단순하게 인기작가의 작품 출품만이 중요시될 수 없다. 미술마케팅은 매해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고 빠르게 대응해야 한다. 출품작의 내용과 크기 가격조건을 치밀하게 계획하여 미술애호가들을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갤러리가 주도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각 갤러리의 표정은 행사기간 일정이 지나감에 따라 명암이 엇갈린다. 많은 판매를 주도하고 홍보에 만족한 갤러리는 더욱 여유 있는 표정이 되고, 그 반대로 판매가 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할 경우 행사기간 동안 더욱 힘든 과정을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갤러리에서는 부스비를 포함한 경비가 상당히 많이 들어감에 따라 큰 부담이다. 또한 열심히 작업해서 출품한 작가의 작품이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갤러리로서는 다음 아트페어에 작가선정이 더욱 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일부 고객, 미술품 가격에 불신 많아 아쉬워 최근 키아프에서의 두드러진 변화는 구매자세대의 이동이라고 보인다. 과거 컬렉터들은 구매에 신중함을 보인 반면에 젊은 구매층들이 작품을 적극적으로 구매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기 때문이다. 미술품에 대한 가망고객층이 젊은 세대로의 이동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 중 하나이다.

젊은 세대를 잘 이해하고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것이 앞으로 미술 시장을 주도하는 한 가지 요소로서 중요한 관건이라고 느낀 행사였다. 이러한 모습을 반영했는지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과 즐거움을 남기는 로베로 브리또, 에바 알머슨 같은 명랑한 분위기의 외국작가 작품은 여러 갤러리에서 출품되었다. 또한 차별화된 작가군을 형성하며, 뚜렷한 색감을 보여주는 갤러리가 새롭게 부상하는 구매자들의 눈길을 끌었으리라 생각한다. 이와 반해 기존 몇몇 미술애호가들의 모습에는 미술품의 가격에 대한 불신이 자리 잡고 있었다. 작품가격의 할인을 크게 요구하는 기존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필자는 작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이 좋은 기분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과 구매에 신중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애를 쓰지만, 부족함 때문인지 가격에 대한 불신은 어떠한 처세로도 대응할 수 없었다. 이번에도 가격이 비싸다며 작가를 통해 직접 사들일 수 있다고도 이야기하는 분들이 있었다. 직접 작가와 거래는 시도해 볼 수 있어도 거래가 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그리고 이러한 구매방식이 진행되더라도 작품을 사들인 고객이나 판매한 작가에게 좋지 않은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미술품을 구매는 짧게 취향에 맞는 그림을 사는 활동이지만, 길게는 내가 가진 취향을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도록 작가와 갤러리에 지원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멀리 두고 보면 가격을 할인하는 것은 좋은 구매방법이 될 수 없다. 직접거래에 대한 말을 남기며 떠나는 미술애호가분이 한국미술의 발전을 위해 좀 더 현명하게 대처해주길 바란다. 필자는 키아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행사를 진행하면서 스스로 부족한 점과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그렇지만 큰 행사를 치르고 난 이후 보도된 기사를 보니 판매율이 지난해보다 올랐으며, 관람객도 더 많아졌다니 기분이 한결 가볍다. 그만큼 미술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믿고 싶다. 키아프는 항상 많은 관람객을 모으며 매해 열리고 있고, 단순한 시장형성과 판매가 목적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만, 작가를 소개하면서 반응을 살피며 보완해야 할 점을 생각해 보는 기회의 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번 행사의 판매 결과가 좋지 못하더라도 의기소침해질 필요가 없을 것 같다. 또한 지방과 지방 나아가 국내 외 미술의 교류의 중요한 역할이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기를 바란다. -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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