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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사진으로 만나는 동·서양 ‘실크로드’

한국과 터키 사진계의 첫 교류, 양국 대표사진가 13인의 전시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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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367호 안창현⁄ 2014.02.24 11:22:01

▲ⓒA.Halim Kulaksiz


2014년 한국과 터키를 대표하는 유명사진가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인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조직위원회는 주한 이스탄불문화원의 후원으로 한국·터키 대표사진가들의 전시 ‘Blooming Silk-Road’를 개최한다. 오는 3월 26일부터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전시를 시작으로 대구, 경주로 이어질 대규모 행사로 기획되었다.

2013년 터키 현지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메인행사 중 하나로 한국 대표사진가전 ‘On Korea-실크로드의 저편’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이어 다시 한국과 터키의 사진가들이 문화적 실크로드의 길을 한국에 펼친다.

2013년 터키 이스탄불 탁심 갤러리에서 개최된 ‘On Korea-실크로드의 저편’은 터키를 비롯해 유럽 사진계의 비상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며 큰 반향을 낳았다. 한국의 대표사진가 8인의 작품을 소개한 전시는 2주의 전시 동안 2만 5000여 명의 관객이 다녀갔다.

▲경주 안압지 ⓒ서헌강


터키의 주요 일간지를 비롯해 많은 매체가 2013년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올해의 가장 뛰어난 전시’로 선정한 ‘On Korea’전은 세계적인 사진축제인 ‘부르사국제사진페스티벌’의 초청 전시에 이어 올해 터키의 수도 앙카라에서 다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이번 ‘Blooming Silk-Road’는 2013년 터키에서의 뜨거운 호응에서 기획된 전시이다. 전시를 주관한 한국사진콘텐츠연구소는 “한국과 터키의 대표사진가들을 한자리에 모은 이번 전시는 ‘Blooming Silk-Road’ 제목 그대로 동·서 실크로드의 양 끝에 위치한 한국과 터키의 풍성한 문화를 한자리에서 꽃피운다는 의미로 지어졌다”고 밝혔다.

전시에서 선보일 작품은 총 130여 점.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명성을 쌓고 있는 한국의 대표사진가 8인의 작품은 공통으로 한국의 문화유산과 자연, 그리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모습을 깊고 세밀하게 담고 있다.

그리고 동양과 서양의 문화가 공존하면서 자아내는 터키 특유의 독특한 분위기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터키의 대표사진가 5인의 작품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터키의 고유한 문화적 색채를 드러내는 웅장하고 신비한 문화유적과 상징물에서부터 자연의 광활함, 또 그곳의 과거와 현재를 사는 터키인들을 담은 사진까지 작품 속에서 터키의 역사와 문화, 터키인들의 일상을 상상하게 한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의 8명 작가들은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들이다. 육명심, 이갑철, 강운구, 구본창, 서헌강, 김중만, 박종우, 오형근 등 8명 작가의 이름들에서 한국의 사진계가 어떤 흐름으로 연결된다고 할 수도 있겠다. 전시 또한 한국에서 산업화가 막 시작된 196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들의 작품 속에 기록한 한국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한다.

▲ⓒErcan Arslan


한국과 터키의 모습 담은 130여 점 선보여

터키의 대표사진가로 소개되는 작가들은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낯선 이름들이고,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한국처럼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한 사계절을 지닌 터키는 이번 전시에서 소개하는 작가 A. Halim Kulaksiz의 사진에서 유난히 도드라진다.

작품 속에 파노라마로 펼쳐진 터키 이스탄불의 풍경은 낯설지만 매력적이다. 작가는 현대적인 도시 풍경과 어우러지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한 장의 사진으로 시각화하고 있다. 누구도 만들 수 없는 자연의 색채와 도시의 어우러짐은 그의 작품 속에서 마치 터키 이스탄불과 마주한 듯한 감흥을 안겨준다.

‘이스탄불의 눈’으로 불릴 정도로 터키를 대표하는 사진가 Ara Guler는 오랜 기간 매그넘 작가로 활동했다. 그는 20세기 중반 이스탄불의 모습을 서정적으로 기록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건국 이후 터키의 모습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터키인을 담은 그의 사진은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마주하는 것처럼 드라마틱하다고 평가된다.

Kamil Firat는 비잔틴 미술의 최고봉이라는 아야소피아 성당, 오스만 제국이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한 후 세웠던 토카피 궁전, 이스탄불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예니 모스크 등 터키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건축물의 돔 천장에 주목하여 작업한다.

▲ⓒAra Guler


마지막으로 소개되는 터키의 작가는 터키의 젊은 사진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Ercan Arslan이다. 터키 이스탄불 내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종교, 문화, 사회적 현장을 찾아다니며 문화유적지 안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을 기록한 그의 작품은 순간을 포착하는 사진 매체의 정수를 느낄 수 있을 만큼 절묘하다.

터키 이스탄불에서 대한민국 경주까지 이어지는 전시는 동양과 서양의 주요 교역로였던 실크로드의 종착지에서 다시금 이어지는 문화교류의 현장이 될 것이다. 터키와 한국의 첫 번째 사진 교류라는 점에 의미를 둘 수도 있다. 이후 한국과 터키 양국이 다른 영역에서도 교류를 확대하는 계기를 만들고, 향후 세계 3대 비엔날레 중 하나인 ‘이스탄불국제비엔날레’와 유럽의 문화예술과 연계될 교두보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터키 사진과의 만남이 그 출발점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안창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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