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 뉴스]‘양 탄 소년’ 되라는 새해맞이 전시들
‘행복을 부르는 양’ ‘12간지 레이스’ 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12간지 레이스’ 전시장 전경.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2015년 새해가 밝았다. 매해가 시작될 때마다 12간지 중 어떤 동물의 해인지도 항상 관심사에 오른다. 올해는 을미년(乙未年)으로 양띠 해를 맞았는데, 신년을 맞아 12간지 동물과 ‘양’ 이야기를 다루는 전시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신년 기분도 만끽하고 전시 또한 즐길 수 있다.
양에 관한 모든 이야기
국립민속박물관 ‘행복을 부르는 양’ 특별전
국립민속박물관은 ‘행복을 부르는 양’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을미년 양띠 해를 맞아 기획된 전시로, 양과 관련된 십이지신도(十二支神圖),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 양석(羊石), 양정(羊鼎)과 근현대 문학작품 등 총 76점의 자료를 선보인다. 우리나라의 양에 대한 인식과 양의 상징성, 관련 민속을 소개하는 자리다.
▲정혜진, 산양, (H)90x80x80cm, FRP, 2007
전시는 ‘1부: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양’, ‘2부: 길상(吉祥)을 담은 양’, ‘3부: 생활 속의 양’으로 구성된다. 현재 양에 대한 일반적인 이미지는 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면양(綿羊)이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전시는 우리 문화에서 가리키는 양은 주로 염소였다고 짚는다. 전시 도입부에서는 면양, 산양, 염소에 대한 개념과 특성을 양 모양 장신구 등의 자료와 함께 살펴본다.
첫 번째 ‘십이지(十二支) 동물의 양’은 시간과 방위의 개념으로서의 십이지와 수호자의 역할을 하는 십이지 동물에 대한 내용이다. 십이지가 새겨진 해시계, 십이지번(十二支幡), 정미기(丁未旗)를 통해 십이지 동물로서의 양의 역할을 알아본다.
▲기양동자도(騎羊童子圖). 동자가 흰 양을 타고 있고 그 주변에 두 마리 양이 함께 가는 모습을 표현했다. 흰 양은 신선과 관련되거나 그림-이야기에서 상서로운 이미지로 나타난다.
두 번째 ‘길상을 담은 양’에서는 양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을 살펴본다. 동자가 흰 양을 타고 있는 기양동자도, 왕실 제사에 사용하는 양정 등 긍정적인 의미를 지닌 양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생활 속의 양’에서는 피천득의 시 작품 ‘양’을 비롯해 근현대 문학작품, 양털 저고리와 각종 생활소품 등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양의 이미지와 쓰임새를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전시는 양에 대한 자료뿐 아니라 ‘양의 탈을 쓴 이리’ 같은 속담과 ‘양두구육(羊頭狗肉)’ 등의 사자성어, 양띠 해에 태어난 인물, 양띠해 주요 사건 소개 등 양에 대한 역사와 문화를 총정리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특별전과 학술강연회는 문화 아이콘으로서의 양을 통해 우리 역사-문화의 다양성과 변화를 탐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국립민속박물관 기획전시실Ⅱ에서 2015년 2월 23일까지.
▲을미월력(乙未月曆). 금융조합(金融組合)에서 홍보용으로 제작한 1955년 을미년 양의 해 달력이다. 1장으로 된 벽보용이며, 왼쪽과 오른쪽에 흰 양과 검은 양이 각각 1마리씩 4마리 그려져 있다.
12간지 동물들을 예술 작품으로 표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12간지 레이스’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12간지 레이스’전을 열고 있다. 십이지(十二支) 동물 소재의 작품을 선정해 모은 전시로, 예술로 승화된 12간지 동물들을 볼 수 있다.
전시는 기존 십이지 이야기와 배경을 일부 각색했다. 초월적 장소인 하늘동산에 십이지 동물이 함께 살던 어느 날 달리기 시합이 열린다. 1등부터 12등까지 도착한 순서대로 각 동물들에게 사람을 수호할 수 있는 권한인 ‘열두 띠 동물’을 부여하고 부상으로 신비한 능력을 받는다는 이야기 구조다.
▲양 장식물(羊 裝飾物). 양 모양의 장식물로 구멍이 있어 꿰어 달 수 있게 했다. 무릎을 꿇는 양의 특성이 잘 나타나 있다.
그냥 눈으로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직접 경주를 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하는 최승준 작가의 인터랙티브 작품을 전시한 게 특징이다. 관람객은 십이지 순서에 따른 관람가이드를 활용해 미술관에 흩어져 있는 열두 동물을 합성하면서 상상의 동물을 만드는 체험을 할 수 있다.
끝으로 ‘만약 열세 번째 새로운 띠가 있다면?’이라는 질문과 함께 안타깝게 포함되지 못한 고양이를 소재로 한 박진우 작가의 ‘묘(猫)한 꼬리 이야기’로 상상력을 자극하며 전시를 마무리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십이지’라는 소재를 활용해 관람객이 직접 작품을 찾아다니며 감상하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현재까지 전해지는 ‘십이지’에 대해 더 자세하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어린이갤러리에서 2015년 2월 8일까지.
김금영 기자 geumyoung@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