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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훈 큐레이터 다이어리]8년만의 미술시장 활기…한국 갤러리는 괜찮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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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3호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2015.03.26 08:57:32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재훈 선화랑 큐레이터) 요즈음 미술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 경매시장과 해외 아트페어에서 한국의 단색화가 재평가 되고, 그 뜨거운 시장의 열기가 잇따라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흔히 1차 시장이라고 일컫는 갤러리의 상황은 괜찮은 걸까? 이와 같은 시장의 움직임이 미래의 발전 가능성을 비추고 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함이 앞선다. 2007년 호황을 누린 미술 시장과 현재는 무엇이 달라진 걸까?

미술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2007년 뜨거웠던 시장을 기억할 것이다. 당시는 “걸면 팔린다”라는 공식에 따라 인기 작가를 먼저 섭외하기 위한 전쟁 아닌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인테리어 회사와 옷가게마저 갤러리로 업종 변경을 한다는 해프닝까지 일어났었다.

이 같은 분위기에 작품 가격이 배 이상 오르는 현상이 일어났고, 해외 아트페어나 유명 경매회사에서 판매된다는 입소문이 퍼진 작가의 작품은 품귀현상이 일면서 가격이 더욱 치솟았다. 당시 갤러리와 미술품 경매회사는 이 호황을 즐기기만 했다. 그러나 미술품 경매와 중개 중심으로 발전한 2차 미술시장은 짧은 시간의 눈부신 성과로 반짝인 뒤 점점 얼어붙어 갔다.

해외에서 인정받는 작가의 작품은 한국에서 더욱 가치가 올라간다. 그러나 해외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그만큼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단색화 열풍은 국제갤러리와 윤진섭 미술평론가에 의해, 즉 1차 시장인 갤러리가 중심이 돼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외 미술 시장에서 적응력을 갖추고 준비된 갤러리, 그리고 한국의 추상을 서구의 추상과 비교하고 그 차별성을 이론화한 미술평론가가 합작해 이뤄낸 작품이라는 점이, 유행만을 좇던 2007년의 상황과 다르고 볼 수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의 하종현 개인전 전경. 사진 = 왕진오 기자

‘주례사’ 수준 벗어나는 날선 평론 나올 날은 언제?

며칠 전 한 여성이 필자에게 “추구하는 사조가 무엇입니까?”라고 물었다. 일본에서 온 작가라고 자신을 소개한 이 여성의 질문이 당시에는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질문이라고 필자는 느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니 황당하다고 느낀 내 자신이 부끄럽다.

이 일은 “철학적 사고를 하지 않고 있다”라는 자각을 필자에게 줬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이제 우리는 질문을 할 줄 알아야 한다. 현재 갤러리의 상황은 괜찮은지, 미래로 발전 가능성은 있는지 등에 대한 질문들이다. 질문이 있어야 답변이 나올 수 있다.

현재는 갤러리, 미술평론가와 더불어 큐레이터의 역할과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 볼 중요한 시기라고 느껴진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바뀐다. 어떤 신념과 사고를 하고 있는지에 따라 미래는 바뀔 것이라 믿는다.

최근 한국 미술시장의 움직임에 힘입어 앞으로 실험 정신을 갖춘 작가와 미술평론가가 갤러리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활동하는 형태로 이어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더불어 작가의 실험은 이름을 알리려는 방편이 되지 않기를, 그리고 미술평론가의 평론은 전시의 ‘주례사’에 머물지 않고 날선 비판이 오고 가더라도 서로의 부족한 점을 자각하는 발전의 계기가 되기를, 그래서 더욱 성숙한 한국 미술시장이 만들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정리 = 왕진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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