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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뉴스]화가들은 어떤 디자인을 수집하나?

‘수집이 창조가 될 때’ 등 디자인 전시 3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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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bnews 제424호 김금영 기자⁄ 2015.04.02 09:06:34

▲정환영, 라이트벌브 그리드, 50x50inch, Face Mounted on Plexiglass, 2013.

▲ CNB저널, CNBJOURNAL, 씨앤비저널

(CNB저널 = 김금영 기자) ‘세상을 바꾸는 건 디자인’이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폴더폰이 핸드폰 시장을 점령하고 있을 무렵 등장한 아이폰의 색다른 디자인은 사람들의 폭발적인 관심과 호응을 받았다. 꼭 IT 분야 뿐 아니라 밀라노 컬렉션 등 패션 디자인의 경쟁도 치열하고, 영화 ‘건축학개론’에 등장한 ‘서연의 집’ 디자인도 건축업계에서 관심을 모으는 등 늘 디자인은 화제의 중심에 있다. 미술업계도 마찬가지다. 디자인을 주제로 한 다양한 콘셉트의 전시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작가들의 디자인 수집품엔 과연 어떤 것이?
남서울생활 미술관 ‘수집이 창조가 될 때’전

‘수집이 창조가 될 때’전은 예술가이면서 동시에 수집가인 김희수, 이주용, 허명욱 3인의 독특한 디자인 컬렉션을 볼 수 있는 전시다. 작가 3인은 10~30여 년 모은 오디오, 앤티크 카메라와 사진, 빈티진 디자인 등을 펼쳐놓는다.

남서울생활 미술관 측은 “작가들의 예술 작품과 끊임없이 영향 관계를 주고받는 수집품을 통해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각자의 시각 언어를 공유하고, 이러한 관계들로 한국의 동시대 디자인 담론을 생성하려는 전시”라고 설명했다. 이어 “시간성을 함유하는 역사적 산물인 수집품을 통해 문화적 발자취를 돌아보고, 시대의 화두까지 짚어보는 다각적인 해석을 제안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김희수 작가는 디자인의 역사적 맥락에서 수집한 1950~60년대의 유명 디자이너들의 오디오 제품, 포스터 및 생활 용품을 내놓았다. 오디오를 애지중지 아끼던 아버지의 영향에 이어 그는 미국 유학 당시 우연한 기회에 조지 넬슨의 전축을 수집하게 된 이래로 지금까지 당대 최고 디자이너들이 디자인한 오디오 시스템들을 수집해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디터 람스와 한스 구겔로트, 그리고 베르너 팬톤 등의 디자인 제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허명욱 외 작자미상, 주방기구 및 소품들, 설치 전경, 2015.

1992년부터 시간성을 화두로 홀로그램 작업을 줄곧 진행해 온 이주용 작가는 ‘기억과 기록’이라는 키워드로 수집한 앤티크 카메라와 옛 사진을 조화롭게 선보인다. 그는 빅토리아 시대의 초상화뿐 아니라 다게르 타입의 사진기와 관련 소품 등 독특한 디자인적 감각이 녹아 들어가 있는 소품을 수집해오고 있다.

허명욱 작가는 다양한 시기의 북유럽 빈티지 가구와 식기 컬렉션을, 옻칠 작업으로 제작한 작품과 함께 전시한다. 금속공예를 전공한 작가는 빈티지 스타일의 디자인 오브제들을 만들거나 사물을 근접 촬영해 확대한 이미지에 물감을 올려나가는 방식의 회화 작품들을 한국, 일본, 미국 등에서 선보이고 있다. 빈티지 디자인 제품들의 컬렉션을 병행하며 톨릭스와 댄스크 같은 리빙 디자인 회사의 제품들을 다수 소장하고 있다.

이 3인의 작가들이 수집해온 골동 오디오, 앤틱 카메라, 빈티지 가구 같은 수집품들은 작가 개개인의 취향을 반영하는 자기애적인 사물에 그치지 않는다. 작가들의 작업에 직간접적으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는 창조적 참조물이 되기 때문이다. 근현대기의 생활양식과 취미를 디자인적 감성으로 확인하면서 동시에 작가의 수집이 그들의 창작물과 어떻게 연결되는지까지 보는 이번 전시는 5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예술작품으로 보는 디자인 가구
앤드앤 갤러리 ‘라이프, 일상이 가득한 공간으로의 초대’전

‘라이프, 일상이 가득한 공간으로의 초대’전은 예술작품으로서의 의미를 지닌 디자인 가구들을 보여준다. 앤드앤 갤러리가 가구컬렉터 그룹 GMT95와 공동기획으로,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대니쉬 모던 가구와 북유럽 감성을 미국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놀 인터내셔널의 빈티지 가구를 집중 조명한다. 여기에 미국의 20세기 초상화가 노먼 록웰의 회화가 담긴 리미티드 에디션의 그릇과 빈티지 조명, 캐비닛 등을 함께 선보인다.

놀 인터내셔널은 1938년 미국에서 한스 놀, 미스 반 데어 로에, 이사 무노구치, 프랭크 개리, 마야 린 등이 함께 설립한 디자인 회사다. 감각적인 디자인의 예술성을 인정받아 이들의 작품 중 많은 숫자가 뉴욕의 모마(MoMA), 스미소니언 디자인 뮤지엄 등에 소장돼 있다.

디자인 가구와 함께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이탈리아 작가 루카코서와 한국 사진작가 정환영, 박정표 등이 참여한다. 특히 이번 전시는 덴마크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한스 웨그너의 디자인 작품도 함께 선보여 눈길을 끈다.

▲‘예술작품으로 보는 디자인 가구’를 주제로 열리는 ‘라이프, 일상이 가득한 공간’전에 전시되는 작품.

앤드앤 갤러리 측은 “웨그너의 의자는 기능성과 실용성에 북유럽 특유의 자연과 장인정신이 깃들어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의 정수로 꼽힌다”며 “나무 소재를 이용해 유기적이고 유행을 타지 않는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지향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구의 본질인 기능에도 충실해 예술작품으로서 높게 평가된다”고 밝혔다.

이어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심플하고 자연과 아날로그 감성을 지닌 북유럽 빈티지 가구와 소품들은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일상 속 예술”이라며 “가장 가까운 예술 작품인 빈티지 가구와, 일상의 사물과 풍경을 감각적으로 포착한 드로잉-사진 작품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번 자리는 가구를 예술작품으로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앤드앤 갤러리에서 4월 3~25일.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 강조
DDP ‘함께 36.5 디자인’전


‘함께 36.5 디자인’전은 더 나은 미래와 인간다운 삶을 위한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주제로 한다. 신체적 공평, 사회적 공존, 환경적 공생을 다루는 디자인을 통해 행복한 세상을 꿈꾸자는 콘셉트를 지향하며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한다. 전시는 두 가지 부제로 열린다. ‘36.5° 함께 디자인’은 개인의 더 나은 삶과 이웃, 환경과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디자인을, 그리고 ‘365일 함께 디자인’은 신체와 문화의 차이와 다름이 존중되고 어울림을 이루는 열린 디자인을 이야기한다.

탄생에서 소멸까지 인간의 신체적 한계를 극복케 해주는 신체기능 지원제품 53종, 리메이크 자전거 및 의자 50종, 지속가능한 디자인 제품 6종, 저개발 국가 지원 디자인 제품 80여 종, 생명을 위한 저비용 인큐베이터 같은 인(仁)의 디자인을 주제로 한 설치작품 9종 및 영상을 포함해 모두 210여 종이 전시된다.

DDP 측은 “이번 전시의 주제이기도 한 ‘인(仁)의 디자인’은 사람 중심의 맞춤형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의 실천적 사례들을 함께 나누는 데 의의가 있다”며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소개하면서 차이와 다름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진정한 디자인의 역할과 가치, 우리 삶의 배려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체적 차이를 극복하는 맞춤형 디자인 전시 존에서는 100세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겪을 수 있는 유형별, 단계별 상황에 대응하는 유모차, 보행기, 자전거, 이동보조기구 등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신체적 능력을 확장하는 작품들을 보여준다. 농구용 휠체어, 육상용 의족 등도 있다.

▲인큐베이터, MATT, 베트남, 2014. 생명을 지키기 위한 디자인 프로세스 사례를 보여준다.

다문화 시대에서 다양한 삶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디자인의 필요성을 강조한 작품들도 전시된다. 장애인 신발, 짝발 신발 등 각기 다른 신체의 특성을 담은 발 형틀 600개는 세상의 차이와 다름의 공존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노숙자들의 삶의 희망을 함께 만들어 나간 자전거 리메이크 프로젝트는 다름이 모여 하나의 디자인을 완성하는 삶을 상상케 해준다.

인큐베이터 작품은 서로 다른 환경과 경제적 조건을 극복하고 공생을 만들어 나가는 디자인 실천 사례를 등장시킨다. 따뜻한 체온 유지로 새 생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단돈 25달러짜리 인큐베이터, 폐자동차 부품을 활용한 업사이클 인큐베이터 등 아이들 생명을 구하는 사례를 통해 디자이너의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빅터 파파넥 교수는 ‘인간을 위한 디자인’ 정신을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이밖에 저개발 국가를 돕는 에코 디자인 사례 등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을 소개하는 작품들이 이어진다. 전시는 DDP디자인 전시관에서 5월 24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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